혼자라서 벅차지만 교도들과 희망 가꾸는 교화

▲ 종재식을 겸한 일반법회를 마치고 차량운행을 기다리는 교도들이 문장교당 발전을 염원하며 파이팅을 외쳤다.
▲ 상무대에서 진행 중인 군예회.
문장교당 법당에 서서 창 밖을 바라보면 들녘에는 황금빛이 넘실댄다. 알곡이 익어간다. 결실의 계절임을 말하는 자연의 언어가 곡식 한 알에도 가득하다.

송원근 교무도 이런 풍성한 가을처럼 교화 활성화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군 교화와 관련된 상무대 예회와 일반법회도 마을별로 더 챙기고 싶어 한다. 청소년법회도 개설할 계획이다.

송 교무는 "이 세가지 법회를 혼자 힘으로 이끌어 가기에는 도저히 역부족임을 실감한다"고 속내를 드러낸다. 한 교당의 주임교무가 되면 책임감이란 무게가 있기 마련이다. 그 책임감 속에는 '교당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함께한다. 송 교무는 "교화 여건이 어렵지만 최선을 다 하다보면 사은님의 호념이 함께 할 것이라는 믿음뿐이다"고 말했다.

토요일엔 일반법회

문장교당은 일반법회를 토요일에 진행한다. 일요일에는 상무대 예회를 본다.
9월11일 일반법회는 고(故) 김용재 교도의 종재식과 아울러 진행됐다. 영가와 인연있는 사람들이 종재식에 참석해 평소보다 많은 교도들이 법당에 가득하다.

종재가 시작되고 상주 고사가 진행되는 동안 '퍽' 소리 내며 전기가 나갔다. 비가 오는 날씨에 1층과 2층에서 전기를 일시에 사용하니 휴즈는 법회도중 몇 번이고 절전을 외쳤다. 그러나 교도들은 그러한 상황에 아랑곳 하지 않고 차분하게 법회에 임했다. 마치 잘 수양된 사람들이 경계에 의연히 대처하는 모양새를 띤다.

교도 평균나이 70대

문장교당은 일반과 청소년 법회에 출석교도가 각각 50명 되는 것이 목표이다. 그리고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열린 교당을 지향한다.

교당 초창기부터 법회에 참석 해 온 정윤칠(78) 교도회장은 "고령화 사회로 농촌 교화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며 "특히 문장은 이웃종교의 교세로 교도 한 사람 만들기가 어렵다"고 지역 상황을 말했다. 이처럼 교도들은 '세월이 약'이라 생각한다. 나이 든 사람들이 교당을 지키고 있다 보면 새 교도들이 한 명 두 명 인연따라 오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요즘엔 교도 불리기보다는 공부에 더 열심히 정진한다.

정 교도회장은 "우리 교도들은 거의 나이가 70세인 사람들이지만 모두 '나라도 교당을 지켜야 한다'는 심정으로 법회에 빠지지 않는다"고 말한 후 "송 교무님이 오시고 우리가 공부할 기회를 만난 것 같다"며 "새 시대라서 우리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공부에 눈을 뜨게 해 주고 있다"고 기뻐했다.

교도들도 "착심놓는 공부, 신근을 세우는 공부, 영생토록 이 공부하는 불자 되겠다는 표준으로 기도와 법회를 빠지지 않는다"고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정성심(72) 교도부회장은 "공부하면서도 늘 마음에 걸리는 것은 '일원가족'이 안 되는 것이다"며 "일원가족인 교도들을 보면 참 좋아 보인다"고 편치 않는 마음을 전했다. 정 교도의 이런 겸손한 말을 부인하기라도 하듯 이보성화(72) 봉공회장은 "우리 교당은 월야 서촌마을에서 10여 명의 교도들이 오는데 모두 부회장이 마을에서 주인 역할을 해 감동을 받고 오는 사람이 많다"고 칭찬했다. 서촌마을 역시 이웃종교가 교세를 불리고 있지만 정 교도의 주인정신과 표준있는 생활, 공부하는 모습에 신의가 두텁다는 칭찬이다.

정 교도부회장은 "교무님이 마을까지 차량 운행을 해 줘서 그나마 우리들이 편하게 교당에 올 수 있다"며 "바쁜 일요일 아침에 차량 운행 후 법회를 보려면 얼마나 부담이 되겠느냐"고 교무 심정을 헤아렸다. 송 교무의 정성심에 마을 사람들이 더욱 더 법회를 빠질 수 없다는 것이다.
▲ 원불교100년기념성업기도를 진행중이다.
▲ 교도들이 교화단법회로 마음공부를 하고있다.


일요일 상무대 예회

상무대는 장성군에 위치해 광주전남교구 소속이지만 영광교구인 문장교당에서 예회를 보고 있다. 문장교당에서 상무대 예회를 주관한 지 3년. 현재 예회에 나오는 장병은 50여 명이다. 상무대 내에는 5개의 학교가 있다. 그 중 보병학교 학생들이 주로 예회에 나오고 있다.

송 교무는 "상무대 예회 초기에는 4~6주간 머무는 훈련병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기간병으로 2년간 머문다"며 "예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유리한 조건이다"고 말했다.

문장교당에서 상무대까지는 20여분 소요된다. 송 교무는 아침 8시40분 교당을 출발, 9시에 상무대에 도착한다. 예회 전에 1시간 정도 영화를 상영한 후, 10시부터 예회를 진행한다. 송 교무 혼자서 영화 준비, 예회 PPT자료 준비, 간식 준비 등 벅차다.

송 교무는 "사실 상무대 교화를 지속적으로 하려면 학교장이 호의적일 때 법당 마련을 해야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상무대예회 시 현재는 법당이 없어 강의실에서 예회를 보는 상황이다. 그래서 안정감이 없다. 열악한 군종교구의 상황에서 법당 마련의 꿈은 요원하기만 하다. 그러나 최근 학교장이 교체되면서 법당 신축의사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송 교무는 "지금 당장 수요일에 장교들을 대상으로 예회를 개설해야 한다"며 "장교들이 다 이곳에 와서 특기병 훈련 받고, 육·해·공군 장교들이 다 다녀가는 곳이다"고 말했다. 상무대의 활발한 예회 진행을 위해 인력지원과 법당 설립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군예회를 보면서도 예회에 다양한 변화를 주지 못해 늘 아쉽다는 송 교무.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할 지원병이 그에게도 필요하다.
요즘 송 교무는 "교도들이 안 아팠으면 좋겠다"는 염원이 간절하다.

인구 유입이 없이 한 명 두 명 열반하면 교도도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문장교당의 막내 교도가 62세인 점을 감안한다면 고민이 안 될 수가 없다.

송 교무는 여력이 없어 청소년교화는 크게 신경을 못 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 교무와 교도들은 원기100년에 교화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교무의 교화활동을 전적으로 응원하는 교도들이 함께 하기에 가끔 비오고 바람 불어도 교화농사는 끝내 알찬 결실을 맺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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