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57: 원불교의 교리도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답: 대종사께서는 처음 교리도를 그려놓으시고 "참 좋다. 꼭 거북이같이 생겼다. 오래 오래 전해 갈 만고의 대법이다. 내 법의 진수가 모두 여기에 들어 있다. 이대로만 수행한다면 빈부귀천, 유무식,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성불 못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라 하셨습니다.

여기서 거북이는 우리 한국인들의 전통적인 정신세계와 아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거북이는 중국 고대로부터 용과 봉황새, 기린과 더불어 사령(四靈)으로 일컬어졌듯이 영험스런 동물로 여겨왔습니다.

교리도는 대종사님께서 1943년 1월 열반하던 해에 마지막 심혈을 기울여 제정, 발표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교리를 완벽하게 요약 정리하시고 열반에 드신 것입니다. 교리도는 대체로 3단계의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습니다. 첫번째 교리도는 1932년판 〈육대요령(六大要領〉에, 두번째 교리도는 1943년판 〈불교정전〉에, 세번째 교리도는 1962년판 〈원불교교전〉에 있습니다. 현재 널리 쓰이는 것은 세번째 교리도로 게송을 넣어 일원종지(一圓宗旨)의 성격을 밝힌 것이 특징입니다. 교리도는 크게 나누어 일원종지, 신앙문, 수행문, 사대강령으로 요약됩니다. 맨 위 즉 거북이 머리에 해당되는 부분에 일원상(一圓相)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그 밑 척추 부분에 일원상의 진리와 게송을 배치하였습니다. 거북이의 네 다리에 해당하는 모서리에는 사대강령인 지은보은, 정각정행, 무아봉공, 불법활용을 각각 배치하였습니다.

일원상의 진리 왼쪽에는 사은사요(四恩四要)의 신앙문을 배치하고 오른쪽에는 삼학팔조(三學八條)의 수행문을 배치했습니다.

원불교는 법신불 일원상을 최고의 종지(宗旨)로 삼는데, 일원상의 신앙은 처처불상 사사불공(處處佛像 事事佛供)을 목표로, 어느 곳 어느 때나 신앙심을 지켜 천지·부모·동포·법률의 사은(四恩)에 보답하는 것을 불공으로 삼고, 자력양성·지자본위·타자녀교육·공도자숭배의 사요(四要)를 실천함으로써 복락의 길을 닦자는 것입니다.

일원상의 수행이념은 무시선·무처선을 표준으로 하여, 언제어디서나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정신수양·사리연구·작업취사의 삼학(三學)을 수행하여 신·분·의·성의 진행사조(추진할 4가지)로써 불신·탐욕·나·우의 사연사조(버려야 할 4가지)를 제거하는 8조의 실행에 의하여 원만한 인격을 양성한다는 것입니다.

<한양대·중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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