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도 교도
    여의도교당(논설위원)
8월 15일, 광복절! 우리 사회에 화두(話頭) 하나가 던져졌다. '공정(公正)한 사회!'라는 가치이다. '공정한 사회'란 출발과 과정에서 공평한 기회를 주되,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지는 사회라고 경축사에서 정의되었다.

공정한 사회가 되면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을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 정치가 견인차 역할을 하자고 제안하였다. 대결정치와 지역주의를 해소하여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삶의 정치'로써 공정한 사회를 이루자고 하였다.

그러나, 정치란 권력을 잡기 위해 대결을 중요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속성이 있어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견인차 역할에 한계가 있을 것 같다. 또한 정치집단에는 다양한 정치인들이 있어 그들의 생각을 모아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데 집중할 수 있는지 의문이 간다는 의견이 많다. 따라서, 집단으로 움직이는 정치인에게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목표를 맡기기 보다는 개인 스스로의 변화를 통하여 이루는 것이 훨씬 빠르다고 생각한다. 국민 개개인이 공정한 마음으로 공정한 행동을 한다면 공정한 사회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공정이라는 용어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구호처럼 사용이 되고 있지만, 구호로만 그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국민 개개인의 마음에 '공정해야겠다!'는 마음이 가득하여 발현될 때 공정한 사회가 될 것이다.

공정의 의미를 살펴보면 사전적으로는 '공평하고 올바름'이다. 원불교적 해석으로는 '한 편에 치우치거나 삿됨이 없이 공평하고 정당한 것'이다.

원불교에서는 공평하되 '삿됨이 없는 공평함'을 중요시 하였다. '삿됨이 없다'는 것은 사심이 없어 개인의 이익을 앞세우지 않고 취사를 한다는 의미이다. 〈정전〉 동포 보은의 조목에서 '~할 때에 항상 공정한 자리에서 자리이타(自利利他)로써 할 것이요'라고 명확히 밝혀 주신 것은 세상살이에서 삿됨 없이 판단하고 행동하라는 가르침일 것이다.

이렇듯 공정에 기반한 원불교 교법을 실천하여 공정한 사회 형성에 기여하고 이를 활용한 교화대불공의 실천법을 제안해 본다.

먼저,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는 마음을 기르자. 이를 위해 마음공부, 성리공부로 지은대로 받는 인과의 법칙을 깨닫자. 과정에서 공평한 기회를 부여받았으나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화를 내거나 불만을 가지지 않고 겸허히 결과를 수용하는 자세를 가지자. 남녀노소, 빈부에 상관없이 삼학으로 마음의 힘을 기르고, 사요로써 세상 살아가는 도리를 깨닫자.

둘째, 영원한 강자와 영원한 약자가 없다는 것을 알자. 이를 위해 최초법어의 강자 약자 진화상의 요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하자. 음양상승의 현묘한 진리를 깨달아 강자는 약자를 무시하면서 거만해지지 않게 하고, 약자는 강자를 시기하거나 질투하여 스스로 진급할 기회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자. 진정한 강자는 진급으로 영생의 기쁨을 누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자. 부자가 3대를 넘어 영원한 부자로 남고, 가난한 자는 여유와 풍요의 심법으로 부자가 될 수 있음을 깨닫자.

셋째, 상생의 삶을 살아가도록 후원하자. 이를 위해 세상은 네가지 큰 은혜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것에 대해 보답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삶인지를 이해하자. 사회봉사 활동을 하는 단체들의 활동반경을 넓혀 더불어 사는 의미와 보람을 느끼게 하자. 또한 영원한 내 것은 돈, 부, 명예 등이 아니라 맑은 정신과 음덕이라는 것을 깨닫고 실천토록 성리공부를 지구별로 개설을 하여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하자. 대산종사께서 "앞으로의 세상은 상생(相生)의 이치가 주장되는 세계다. 그러므로 도덕가나 정치가나 오직 상생의 진리에 바탕해야 성공하고 설 수 있다"고 하신 말씀을 마음깊이 아로새겨 많은 상생전도사를 양성하면 거기가 용화회상, 낙원세상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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