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58: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를 내는 태풍도 천지의 은혜라고 할 수 있습니까?

답: 언뜻보면 태풍은 은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 태풍의 피해가 컸던 사례가 많습니다. 1959년 태풍'사라'는 약 2,500억원의 재산피해와 사망 실종 849명의 인명 피해를 내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역대 가장 큰 재산 손실을 기록한 태풍은 2003년 태풍'매미'로 약4조 7천810억원의 피해를 준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최악의 인명피해를 기록한 태풍은 1936년 8월 발생한 태풍입니다. 당시엔 태풍에 이름을 붙이지 않아서 이름은 없지만 사망실종 1,231명, 부상 1,646명의 인명피해를 낸 것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최대 강수량을 기록한 태풍은 2002년 8월31일 우리나라를 관통한 '루사'로 강릉지역에 하루 870.5 mm의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 붓고 갔습니다.

그러나 원불교 〈정전〉에서 천지 피은(被恩)의 강령 편에 보면 '우리가 천지에서 입은 은혜를 가장 쉽게 알고자 할진대 먼저 마땅히 천지가 없어도 이 존재를 보전하여 살 수 있을 것인가 하고 생각해 볼 것이니, 그런다면 아무리 천치(天痴)요 하우자(下愚者)라도 천지 없어서는 살지 못할 것을 다 인증할 것이다. 없어서는 살지 못할 관계가 있다면 그 같이 큰 은혜가 또 어디 있으리요'라고 말씀 하신바와 같이 우리가 만일 태풍이 없다고 하면 우리가 살 수 있을 것인가 하고 생각하면 태풍의 은혜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연중 강우량의 70~80%가 7, 8, 9월에 집중되는 데 이러한 비를 몰고 오는 것이 태풍이라고 생각하면 태풍의 은혜를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태풍이 없다고 하면 그 가뭄의 피해는 헤아리기 어려울 것입니다.

최근에 국립 기상연구소에서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6년간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17개의 태풍을 조사한 결과 태풍이 가져다 준 순기능의 경제적 가치는 무려 8,00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를 세분하면 가뭄해소 등 수자원 확보에 7,100억원, 대기중의 오염물질 제거에 918억원, 바닷물을 뒤섞어 적조현상을 제거하고 어족자원을 풍부하게 한 것이 31억원에 이르며 정부가 기후변화에 따른 태풍의 대응(인명, 재산 피해 최소화)과 수자원 정책을 강화한다면 이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겉으로는 해로운 것 같은 천지의 작용은 항상 인간에게 은혜로운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한양대·중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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