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같은 분위기 조성에 전 직원들 최선 다해요"

▲ 포항원광보은의집 전경.
▲ 김용은 원장과 직원들.
포항시 북구 우현동 소티재를 넘어서면 포항원광보은의집 4층 건물이 보인다. 사방을 둘러싼 푸른 소나무 숲속에 자리 잡고 있어 주변 자연경관과 어울린다. 이로인해 입주어르신 76명은 상쾌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노후를 보내고 있다. 특히 이곳은 개방형으로 면회, 외출, 외박이 자유롭다.

3대 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용은 교무는 "일반요양원이 아닌 전문요양원인 관계로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생활하고 있다. 시내에 인접해 접근성이 좋아 가족들이 효도를 할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가질 수 있다"며 "40명의 직원들도 어르신들을 대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같은 분위기

포항원광보은의집 입소자는 신체적·정신적 요인 등으로 인해 수발을 필요로 하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이다. 입소 어르신 70%는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밝다. 건강을 회복하는 어르신들도 적지 않다.

남영숙 간호과장은 "처음 입소할 때는 건강이 좋지 않은 어른들이 많았으나 차츰 호전되고 있다"며 "병원 촉탁의사들의 치료와 건강 상담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요인에는 간호서비스와 물리치료 서비스 뿐 아니라 일상생활 지원 서비스와 영양 급식서비스를 비롯 여가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간호 및 물리치료 서비스는 병원진료, 투약관리, 물리치료, 작업치료 등 운동요법으로 건강을 증진시키고 있다. 일상생활 지원서비스는 세면, 구강관리, 이·미용, 목욕, 신변처리, 신체기능 유지 증진 등 일상생활지원으로 건강한 청결상태를 유지시킨다. 급식서비스는 1일 3식, 간식, 특별식, 영양식으로 영양을 관리하고 있다. 여가 지원 및 사회성 증진 지원프로그램은 생신잔치, 미술치료, 서예, 다도, 한글교실, 민요교실, 영화 감상, 나들이, 견학, 지역사회 행사 참여 등으로 정신적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

황경숙 요양과장은 "부모님들도 여기 계시는 어르신 나이에 포함된다"며 "몸과 마음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부모님과 같이 생각하고 모시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원광보은의집은 어르신들의 건강관리를 위한 서비스 뿐 아니라 쾌적한 환경조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침구, 린넨(아마의 섬유로 만든 직물: 침대 시트, 식탁보, 베갯잇 등) 교환은 물론 침대주변 정리정돈, 실내 환기, 온도 조절, 세면대 소독, 세탁물 관리, 실내 정원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김계주 행정지원 과장은 "시설관리와 어르신들의 안전한 노후 생활을 위해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며 "어르신들이 편안한 마무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한 것이 보람된다"고 말했다.

원광보은의집은 이외에도 지역사회 자원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자원봉사자 개발을 하고 있다. 지역사회내 자원봉사자들을 활동케 함으로써 시설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인식시키고 어르신들과 유대관계를 형성시키고 있다. 자원봉사는 주말에 기업체에서 많이 오고 있다. 코스코 본사와 계열회사를 비롯 현대자동차, 남포항 라이온스클럽, 우체국 봉사단, 유강한의원, 우리은행, 포항대학 신바람 풍물단, 백약회 등 다양하다. 대부분 실내청소와 식사·주방·세탁·산책보조, 어르신 말벗을 하고 있으나 수지침과 다도로 자원봉사를 하기도 한다.

김영이 사무국장은 "처음 개원할때는 자원봉사자가 없어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제는 시내권 자원봉사자들이 시설에 비해 많다. 모든 면에서 좋게 인식되고 있다"며 "포항교당 무료 세탁봉사를 하시던 분이 지금까지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이러한 분위기속에서 어르신들을 모실 수 있어 보람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유치원에서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생,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며 "봉사자들이 어르신들의 손만 잡아주고 말벗만 돼도 자원봉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일부 노인돌보미들이 모처럼 자리를 함께 했다.

노인 돌봄 기본 서비스

포광원광보은의집은 독거노인 돌봄 기본 서비스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노인돌보미 75명이 포항 전지역 27곳 읍·면·동을 관리하고 있다. 노인돌보미들의 연령은 40대 후반에서 60대 중반이다.

이현정 서비스 관리자는 "대상 어르신들을 주 1회 이상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한편 안부 전화 2회를 통해 안전을 확인하고 어르신들이 필요한 정보 제공과 율동 등 생활체조를 시키고 있다"며 "안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해피폰 사업에 따른 주 2회 이상 전화와 도배, 장판, 가스레인지 등 주거개선사업을 비롯 각 기관 단체에서 생필품과 밑반찬을 후원받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처럼 상담실에 모인 관리자들은 포항시청 홈페이지에 '이런 모습 좋아요'란에 소개된 내용들을 자신들의 이야기인양 기뻐했다. 안부전화와 관련된 내용이다.

'이른 아침 6시20분경 전화벨 소리가 울려 받아보니 낯선 아주머니 목소리라 동네주민으로 생각하고 어머니께 전화를 바꿔 드렸다. 마당에서 짐을 챙기고 있는데 대화내용상으로 봐서 모녀간의 대화같이 다정스런 분위기였다. 통화를 다 마친 어머니께서 읍내에 계시는 노인돌보미선생님이라고 하셨다. 아마도 아침 일찍 논밭으로 나가실까 싶어서 안부전화를 했으리라 생각한다. 정말 오늘 아침에 보여준 배려와 친절함에 고개가 숙여진다' 이러한 활동과 관련해 이승란(59·용흥동) 어사모(어른을 사랑하는 모임) 회장은 "관리하는 어르신 한분이 전화를 계속받지 않아 병원에 가셨는가 생각했다. 그 이튿날 아침에도 전화를 계속받지 않아 그 어르신 아파트를 찾아갔다. 문을 두드려도 소식이 없었다. 119를 불러 문을 따고 들어가니 저혈당으로 쓰러져 있었다. 병원으로 모시고 갔다가 모시고 온 일이 있었다"고 사례담을 소개했다.

돌보미들의 사례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07년 노인돌보미 사업을 수탁한 이래 4년째를 맞고 있어 지역에서 일어나는 사례는 다양하다.

정명자(54·동해면) 돌보미는 "공단동에 사시는 어르신으로 부터 오후 9시에 발등을 다쳤다고 해피폰으로 전화가 왔다. 텔레비전이 들어있는 유리문을 열다 다쳤다는 것이었다. 갈수 있는 거리가 먼 관계로 119 안전센터에 연락해 어르신댁을 갈수 있도록 조치했다. 병원에서 보호자분과 만나니 해피폰이 이렇게 편리할 줄 몰랐다고 말하며 너무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며 해피폰의 편리성에 대해 설명했다. 한 돌보미는 해피폰이 효과를 발한다고 기뻐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처럼 해피폰은 독거노인들의 안전확인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김영철(65·청하면)팀장은 "어르신들이 아픈 일이 있어도 자식들에게는 미안해서 연락을 안해도 우리들에게 연락을 한다"며 "연락이 오면 밤중에라도 이송하는 조치를 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면사무소에서 쌀을 지원받아 후원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모습이 보고 싶어졌다. 박옥련(56·흥해면)팀장에게 부탁하여 흥해면 대련리에 거주하는 김순자(70)어르신의 집을 방문했다. 열악한 환경이 그대로 드러났다. 교통사고 합의금으로 받아 구입한 콘테이너 박스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건강 역시 온전하지 못했다. 고혈압, 당뇨, 만성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상태다. 박 팀장은 가지고 온 요구르트를 전달하며 방에 들어섰다. 건강과 생활 상태를 점검했다.

김순자 어르신은 "1주일에 두 번씩 와서 보살펴 주니 좋아요. 내가 너무 애를 먹이는 것 같다"며 미안해 했다. 박 팀장은 "의사선생님 시킨대로 약 잘드시라"고 말한뒤 어르신의 모습을 보며 아쉬워했다. 이러한 관리사들의 활동으로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 박옥련 노인돌보미(왼쪽).


특별한 프로그램

포항원광보은의집은 대각개교절 행사의 일환으로 포항교당 교도, 노인돌보미, 원광보은원과 특별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2008년부터 최경도 초대원장의 주관으로 실시된 원광가족 한마음 운동회다. 서로간의 친목과 유대관계 형성을 위해서다.

김영이 사무국장은 "원광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하나된 마음을 뭉치자는 의미로 진행되고 있다"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린다"고 말했다.

취재를 마친 후 보은의집 현관에서 일부 노인돌보미들과 직원들의 사진을 찍으며 '편안하고 품위있게 밝고 훈훈하게'란 원훈이 되새겨 진다. 한줄기 따스한 햇살이 이들의 얼굴에 내려 앉는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