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의 힘은 총칼 보다 세다

▲ 황상운 그림
" 박중빈! 간척사업 자금 출처를 대지 못할까?"
" 조합원들의 피 땀으로 만든 순수 우리 자본이오."
" 하 하, 뭐라? 순수 우리자본이라고?"
" 안 되겠다. 이 자를 다시 조여라."
" 으으음"

" 이래도 순수자본이라고 할 것인가? 독립단체와 연관이 있다는 증거가 있는데 그래도 거짓말을 할 것인가? "
" 나의 말은 변함없는 진실이오."
" 이 자에게 더욱 심한 고문을 하여라."
" 으으으음"

박중빈의 고통을 이기는 신음소리가 취조실 밖에까지 크게 들린다.
박중빈은 심한 취조와 고문을 이겨내고 일주일 만에 풀려난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는 오히려 광채가 솟아오르고 있다.

영광 경찰서는 기미년 3·1만세운동 이후에도 영산방언공사를 진행하는 박중빈의 저축조합에 칼날을 세우고 감시와 압박을 한다. 그런데 독립 만세운동은 3월29일에는 영광읍에서 일어났고, 3월30일에는 법성포에서 계속 만세시위가 벌어짐으로 눈에 쌍심지를 켠다.

"스승님!"
"어찌 부르는가?"
"법성포에서 만세운동이 있습니다. 온 나라가 독립만세 운동이 벌어지는 이때, 우리 저축 조합도 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무엇입니까?"

제자들도 들끓는 의기를 참지 못하여 주먹을 불끈 쥔다.
"제자들이 나라를 사랑하고 지키려는 마음은 참으로 옳은 생각이오. 그러나 그들은 그 들의 일을 하고,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할 따름이오."

"그렇지만, 천도교 손병희, 기독교 이승훈, 불교계의 한용운 등 종교계와 민족지도자 33인이 독립선언서를 발표한 3.1독립만세 운동이 아닙니까?"
박중빈과 제자들 사이에 독립만세운동에 가담여부를 놓고 진지한 의견들이 오간다.

"우리들이 조선의 독립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만세운동에 당연 참여해야 하지요. 우리는 당연히 주권을 찾아야 하오. 그런데 문제는 독립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오. 우리는 크게 생각하고 크게 죽을 줄 알아야 하오."

"크게 생각하고 크게 죽는다함은 무슨 뜻입니까?"
"그대들은 총칼의 힘보다 더욱 강한 것이 도덕의 힘이란 것을 알아야 하오."
"도덕의 힘이…."
제자들은 박중빈이 강조하는 '도덕의 힘'이 얼마나 큰가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한다.

"우리는 저 일본 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크게 바라보아야 하오. 진정으로 세상을 다스릴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도덕이란 말이오. 이 진리는 하나요. 영원히 변치 않을 것이오.

"스승님! 그 가르침, 변치 않고 영원히 받들겠습니다."
제자들은 박중빈의 가르침에 고개 숙여 인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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