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59: 한생으로 보면 부모관계가 영생으로 보면 바뀌는데 부모은이 존재합니까?

답: 맞습니다. 원불교의 윤회하는 일원의 세계인 영생에서 보면 금생에서는 부모 관계이지만 다음 생에서는 부모가 자식이 되고 자식이 부모가 될 수도 있는 것 같이 영원한 부모도 영원한 자식도 없는 데 부모은이라는 것이 있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당연한 질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효도하면 유교를 연상하게 되는데 불가에서의 효도에 대한 사상은 보다 깊고 넓은 의미를 갖는 원융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부모의 은혜에 대한 불교 경전으로는 〈부모은중경〉, 〈목건련경〉, 〈우란분경〉이 대표적인 경전입니다. 재가신도나 출가 수행자를 막론하고, 자신이 효도를 실천할 때만 그는 참다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 수 있다는 게 이런 효경(孝經)을 뒷받침하는 사상입니다.

〈목건련경〉과 〈우란분경〉은 출가수행자인 목건련이 자신의 어머니가 생전의 악업으로 인해 모진 지옥고에서 구원 하려는 비원(悲願)에 대해 부처님은, 음력7월15월 우란분 법식을 갖추어 공양하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란분 공양을 올리면 현세의 부모와 칠세(七世)의 모든 조상들의 혼백이 지옥고를 벗어나 평안하리라는 믿음과 약속이 이 경전에 밝혀져 있습니다.

〈부모은중경〉에서는 부처님께서 어느 때 사위국의 왕사성 기수급고독원에서 대중을 거느리시고 남쪽으로 가시다가 마침 마른 뼈 한 무더기를 보시게 되었습니다. 이때에 부처님께서 해골더미를 향하여 이마를 땅에 대고 큰 절을 하시었습니다. 이것을 본 아난존자가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스승이시고 모든 중생의 어버이신데 어찌하여 보잘 것 없는 해골더미에 절을 하나이까?" 부처님이 아난에게 "이 한 무더기 뼈들은 전생에 나의 조상이었을 것이고 또 나의 부모도 되었을 것이므로 내가 지금 예배한 것이니라. 아난이여!만일 남자의 뼈라면 희고 무거울 것이요, 만일 여자의 뼈라면 검고 가벼울 것이니라"고 말하고 계십니다. 여기서 우리는 나를 위해서 서말 서되의 피를 흘린 부모의 은혜를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원불교 〈정전〉의 부모 피은의 강령에 '사람의 생사라 하는 것은 자연의 공도요 천지의 조화라 할 것이지마는, 무자력할 때에 생육(生育)하여 주신 대은과 인도의 대의를 가르쳐 주심은 곧 부모 피은이니라'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한양대·중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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