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은 건강과 연결됩니다"
몸에 좋은 물을 콘셉트로 제품 출시, 물로 만나는 상황버섯·오이음료 상승세

▲ 오윤정 대표.
▲ 주력상품인 물로 먹는 상황버섯과 오이음료.
▲ 맑은물 농장 전경.
지리산의 정취와 섬진강 물줄기가 휘감아 도는 전남 구례. 숱한 문화재와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용방면 신축공장 사무실에서 만난 영농조합 법인 맑은 물 농장 오윤정(43)대표는 이곳 강물처럼 해 맑다. 순수함 때문인지 모른다.

"처음 충남 예산 본사에서 음료사업을 시작했을 때 한국의 에비앙(프랑스 고급 생수)이 되겠다는 포부를 가졌어요. 첫 제품은 물로 만나는 상황버섯 마엘이었습니다. 이 음료를 세계 각국에 퍼뜨릴 수 있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주문자 상표 부착생산(OEM)방식으로 출시되는 상황버섯 음료는 그의 오랜 신념의 결과물이다. 어린 시절부터 새로운 것을 해 보려는 의지가 밑바탕이 됐다. 친환경 무농약 인증을 받은 상황버섯 재배를 하면서 자녀들에게 보리차 대신 상황버섯 끓인 물을 먹인 결과 놀라운 효과를 얻었다. 감기와 알레르기 비염을 비롯해 알러지가 현저하게 줄었다. 병원에 한 동안 가지 않았다. 그는 여기서 확신을 얻었다.

"상황버섯이 너무 좋은 제품인데 1차 상품으로 팔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끓인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상품화가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죠. 먹을거리가 화학첨가물로 오염되어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것을 상품화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것이니까요."

이때가 그의 나이 36세. 주위의 반대는 그의 신념을 꺾지 못했다. 그가 평소 해 보고 싶었던 일이었기에 강한 의지가 작용했다. 남들이 한 번도 해 보지 않았던 길이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해 볼 수 있는 절대절명의 기회였다고 믿었다. 나중에는 물량 부족으로 충남지역 농가와 계약 재배를 하면서 제품에 정성을 다했다.

"보통 음료는 길어야 1년이고 짧으면 6개월만에 제품이 바뀝니다. 선전 한번 제대로 해 본적이 없는 이 제품이 7년이 지난 지금에도 꾸준히 팔리고 있는 것은 소수의 마니아 층 덕분입니다. 유기농 매장과 고속도로 휴게소에 납품을 하고 있고 미국과 홍콩에 수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음료시장은 마케팅 싸움'이라고 표현한다. 큰 시장이라는 것이다. 무모하게 뛰어들었지만 그의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 제품 자체가 질이 좋기 때문에 오랫동안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추출시간이 오래 걸리는 관계로 대기업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큰 음료 전문회사에 원부자재를 주고 제 방법대로 달여서 담게 됩니다. 대량으로 하다 보니 2시간 가지고는 미묘한 맛이 나지 않습니다. 끓는점에서부터 추출하는데 7시간이 걸립니다. 이러한 상황버섯 추출물은 몸에 좋지만 영지처럼 쓰거나 인삼처럼 강한 향이 있지 않습니다. 그런 개성이 없기 때문에 상황버섯은 물로 먹을 때 가치가 있어요."

사무실에 놓인 '물로 만나는 상황버섯' 페트병 뚜껑을 열고 맛을 보았다. 무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것은 편안하게 마실 수 있도록 물에 주안점을 둔 것이다. 그의 자상한 배려가 숨겨져 있다. 내용량은 상황버섯 0.12%다.

"이 표기물을 보고 의아해 하는 소비자들이 있습니다. 이 음료는 보약 식품이 아닙니다. 갓난 아기부터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쉽게 접할 수 있는 몸에 좋은 물을 콘셉트로 잡았어요. 아기들에게 보리차 대신 이 물로 분유를 계속 타 먹이면 실제로 잔병치레를 잘 안합니다. 감기에 잘 안 걸리는 특징이 있지요. 먹는 것은 건강과 연결됩니다."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오이음료를 2007년부터 출시했다. 약 알카리성 대표식품인 오이가 음료로 선택된 것은 달지 않으면서 향이 있고 식감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오이음료는 그가 중소기업청에 기술개발 과제로 제안한 것이다. 3년여에 걸쳐 개발된 오이음료는 수출용 '오이수'와 국내용 '주트'가 있다.

"오이로 음료를 만드는데 어려운 점은 열을 가하면 맛이 변하고 생즙을 내면 풋내가 나서 먹을 수 없어요. 그것을 가공식품화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여기서 남들이 포기하고 안하는 것에 저의 저력이 작용했어요. 발상은 이온음료를 기본으로 기존의 이온음료보다 당도가 덜 한 음료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음료 중에 거의 달지 않다고 보면 됩니다. 오이음료는 분명 다음 추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는 이외에도 올해 9월에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건강기능 식품을 개발했다. 사무실 책상에 놓고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한 활력고 기(氣)다. 자체적으로 제품을 생산한 만큼 자신만만하다. 경옥고 처방에 복분자, 마, 구기자를 넣어 자양강장 기능을 보강했다.

12월 중에는 우리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토마토를 제품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이상을 실현해 볼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아줌마의 저력이라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 이런 그의 평소 생활철학은 정직이다.

"평소 남에게 정직하게 보이려고 하지 말고 제 스스로 정직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품을 만들 때 스스로 떳떳하고 솔직해지기 위해서죠. 그래야 당당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타협할 수 있어요."
햇살 비치는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에서 소비자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이 읽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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