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 피아노 독주회

러시아에서 유학한 김정 피아니스트의 곡 연주는 힘이 넘치면서도 섬세한 선율이 특징이다. 그만큼 스케일이 크고 장대하면서도 곡 해석에 있어서는 꼼꼼함이 돋보인다. 어쩌면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음악적 고향으로 삼은 것이 그 연유인 듯 하다.

10월19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진행된 '김정 피아노 독주회'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연주가 아니라 아카데미적 프로그램에 기반한 모험적이고 실험적인 무대였다.

김 교도는 "알베르토 히나스테라는 아르헨티나 사람이면서 고전 낭만파의 형식을 벗어나 민족주의적 성향을 가진 작곡가"라며 "기존의 음계와 리듬에 많은 변화를 시킨 예술가로 최근에 우리나라에 소개될 정도로 생소한 감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피아노 독주회에서 발표된 곡은 알베르토 히나스테라 소나타 1번과 베토벤의 소나타 27번, 쇼팽의 발라드 모음 전곡을 연주했다.

빠른 악장, 느린 악장, 빠른 악장으로 작곡된 소나타의 형식을, 다시 느린 악장의 4악장으로 끝내는 실험적이면서 낭만적인 노래로 끝낸 베토벤의 파격적인 작품과 히나스테라의 남미 특유의 열정과 현대적인 선율을 소화한 김 교도의 손끝은 자신만의 아우라(Aura)가 엿보였다.

쇼팽의 발라드 모음 역시 기존 피아노 독주회에 볼 수 없는 전곡을 소화해 내며 선율의 수준을 끌어 올렸다.

김 교도는 "이번 독주회까지는 다소 전문적인 곡을 연주했는데 앞으로는 일반인들이 친숙한 편안한 피아노 곡을 찾아 선보일 예정"이며 "원친회(김영종 원로교무 딸) 회원으로서 원불교 음악에 기여하고 싶고 익산지역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소감을 표명했다.

11번째 독주회를 마친 김 교도는 원광대 음악교육과를 수석 입학하고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을 졸업, 동 국립음악원에서 연주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시립교향악단, 동 국립음악원 오케스트라, 헝가리안 솔리스트 챔버오케스트라 등 국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해왔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