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도 교도·여의도교당(논설위원)
산마다 불이 났다. 많은 사람들이 불구경을 가고 있다. 그래서 산으로 가는 도로가 혼잡하다. 단풍놀이가 절정이다. 그들은 단풍의 아름다움에 반하고 대자연의 순환이치를 깨닫고 온다. 스트레스가 풀리고 마음이 넉넉해졌을 것이다. 우리는 이들을 여유로운 사람 또는 부자(富者)라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먹고 살기에 바빠 단풍놀이를 못가는 사람들도 있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마음이 더 바빠져 여유없는 사람 또는 가난한 자(貧者)라 불리기도 한다.

누구나 여유로운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여유로운 부자가 진정한 부자일 것이다.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여유로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원불교 교도들도 진정한 부자가 되고 싶어할 것이다. 원불교에서 진정한 부자가 되는 법을 가르쳐 준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원불교를 찾게 될 것이고 교화대불공은 저절로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먼저 부자의 의미를 살펴보면, 국어사전에서 부자(富者)는 재물이 많아 살림이 넉넉한 사람으로 정의하였다. 일본사전에는 '金持ち(돈을 가진 사람)'으로 표현되고, 중국사전에는 '財主(돈 주인)'으로 적혀있다. 모두 돈, 재물을 위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종교에서는 다르게 말한다. 성경에는 '지혜의 왼손에는 부와 명예가 있나니…' 라고 하여 '지혜'를 강조하였다. 원불교에서는 정산종사님께서 '앞으로는 도(道)로 귀(貴)를 삼으며 덕(德)으로 부(富)를 삼으며 공익으로 몸을 빛내는 시대가 온다'고 하시며 덕을 강조하셨다. 대산종사께서는 '부귀한 사람은 자기 마음 가운데 툭 터서 만족을 갖는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시며, 열린 마음으로 만족함을 강조하였다. 결론적으로 종교계에서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재물만을 가지려 하지 말고, 덕과 만족하는 마음 그리고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원불교 교도들을 부자로 만드는 방법으로 다음을 제안해 본다.

먼저, 부자가 되기 위한 덕을 가지려면 복덕을 쌓아야 함을 깨닫도록 하자. 교단에서는 복덕은 공익사업으로 얻을 수 있음을 교도들이 깨닫게 하여야 한다. 공익사업이란 공공의 이익을 위주로 하고, 영리 추구는 그 다음으로 하는 각종 사업을 말한다. 원불교에서 행하는 교화·교육·자선 사업이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을 수시로 알려 주자. 공익사업은 큰 재물이 있어야만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생활에서 근검, 절약하여 힘 닿는데까지 행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임을 알게 하자. 공익사업을 행함으로써 행복과 기쁨이 넘치는 삶을 살게 하자. 작은 실천이라도 하게 하자. 이를 위해 지금 교단에서 실행하고 있는 공익사업을 세세히 교도들에게 알리고, 교도들이 자기가 행복과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사업에서 복덕을 쌓을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둘째, 부자가 되기 위해 만족하는 마음과 지혜를 깨닫게 하자. 만족하는 마음은 탐·진·치를 조절하여야 가질 수 있음을 알게 하자. 이를 위해서는 마음공부를 하게 하며, 그 결과가 지혜임을 깨치게 하자. 교단에서는 지혜란, 세속의 공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대소유무의 이치와 시비이해의 일을 아는 것이며, 나아가 불생불멸의 진리와 인과보응의 이치를 깨우치는 것임을 배우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즉, 교도들의 근기에 따라 마음 공부방을 개설하자. 그리고 법위등급을 확실하게 실천하자. 교당에 나온 지 며칠만에 법명을 주지 말고, 최소한 불생불멸의 진리와 인과보응의 이치를 알게 될 때 득도식을 하자. 대종사님께서는 법인성사가 이루어진 후에 제자들에게 법명과 법호를 주시지 않았던가.

이상과 같이 실행하여 부자가 된 교도들이 영생토록 원불교 회상과 함께 하도록 출가교도들과 교단도 노력해 주면 좋겠다. 출가교도들은 매사에 진심과 공심(公心)으로 임하는 자세를 유지하여 재가교도들의 표상이 되어 주고, 교단은 열린 교단으로서 교법에 충실하되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해석하고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법의 실천 방안을 제시해 주면 좋겠다.

그러면 교도들이 시대에 맞는 마음을 가진 진정한 부자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