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균 교도 잠실교당
시대화, 생활화, 대중화를 지향하는 원불교가 원기95년을 맞아 금년에는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에서 교화대불공, 자신성업봉찬, 세계주세교단건설, 대자비교단, 보은대불사 등 5대 지표아래 50여개의 크고 작은 사업을 계획 진행 중이다.

그 중 비중 있는 사업으로 서울회관 재개발을 통한 100년기념관 신축사업, 미국 원다르마센터 봉불과 교서 정역사업, 원불교 TV진출과 디지털 문화콘텐츠 확충, 대산종사 추모사업 등을 계획하고 있다니 실로 반갑다.

12월1일 명절대재가 어느새 다가오고 있다. 작년에는 원불교 중앙총부를 비롯하여 각 교당에서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대재가 진행 되었는데 원음합창단이 성가를 부를 때마다 심오한 교리가 담긴 아름다운 음율에 참으로 은혜를 많이 받았다.

그런데 나는 벌써부터 경계가 일어난다. 원불교가 교화, 교육, 자선의 3대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법회 시간마다 경계가 모두 사라지지 않고 일어나는 것은 다름 아닌 청소년들이 원불교 성가에 갖는 관심부족 때문이다. 우리 성가는 조화의 어루만짐으로 물들여진 진리의 소리로 갈등을 치유하는 영원한 생명의 찬가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법회 시간마다 '법신불 찬송가'에 맞추어 찬배하고, 교무님의 모습을 살펴가며 아주 천천히 경건하게 성가의 끝과 절을 딱 맞추어 끝을 맺으면서 은혜를 많이 받는다. 문제는 대중성이다. 은혜의 깊이와 율명은 있지만 성가를 따라 부르는 청소년들을 보면서 느끼는 바다. 평생을 교육자로서 대안학교까지 운영하면서 살아 온 나는 누구보다도 젊은 학생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생활하며 청소년 교화에 힘쓰고 있다. 그런데 우리 학생들마저 J팝과 힙합, R&D음악 등 빠르고 경쾌한 음악에 길들여져 있어 성가를 건성으로 부르는 것을 종종 보면서 그들의 성불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유를 물어보면 원불교 성가가 기독교의 찬송가나 가스펠송 등에 비해 어딘지 어렵고 친숙도가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저변 종교음악 교육현장을 보자. 교세를 떠나 기독교나 가톨릭계열 대학교의 경우, 연세대, 가톨릭대는 말할 것 없고 모든 신학대학교에 초창기부터 종교음악과가 개설된다. 동국대의 경우도 범패과, 불교음악 작곡과, 불교사학 음악과, 국악과 등을 설립해야한다는 도올 김용옥의 훈계로 불교음악과를 개설하여 '영산재'공연 등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반해 원광대학교에는 음악과(국악전공, 음악전공)가 전부이며, 그것도 교양필수과목으로 '종교와 원불교(3학점)' 정도를 수강케 하는 것으로 원불교 음악의 교육이념과 건학정신에 충실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원불교 성가연구회에서 창작성가경연대회를 개최해 창작성가를 발굴하고 청소년교화 활성화를 꾀하고는 있지만 기독교의 경우처럼 각종 교계단체에서 전국복음성가경연대회를 다양하게 개최해 창작활동의 모티브를 제공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기독교의 경우 그러한 대회를 통해 청소년들의 구미에 맞는 현대음악적인 찬송가가 매년 숱하게 쏟아져 나와 찬양되고 있는 것을 보면 부러울 뿐이다.

무엇보다 중앙총부 차원에서의 체계적이고 치밀한 대책이 화급하다. 대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며, 청소년교화비의 탄력적 운용 등을 검토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원광대에 장학금이 있지만 정작 장래가 촉망되는 원불교 음악인들을 키울 수 있는 총부 장학금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다행히 교화훈련부 청소년국에서 청소년교화교재공모전을 9년째 펼치며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교화현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교화교재를 개발, 보급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청소년 교화에 역부족이다. 더구나 성가에 관련한 부분은 왠지 빠져있다. 원대한 원불교100년 사업계획을 보면서 한편으로 신바람 나는 진리의 성가 보급을 통해 청소년 교도가 20%를 상회하는 새로운 교화불사를 다짐하는 계기가 폭넓게 마련되어야 하겠기에 촉구한다. 청소년교화에 뒤떨어지는 종교는 퇴보할 수밖에 없음을 명심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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