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와 조행, 그리고 유무념

작업취사 훈련과목에서도 주의와 조행이 짝을 이룬다. 주의는 '사람의 육근을 동작할 때에 하기로 한 일과 안 하기로 한 일을 경우에 따라 잊어버리지 아니하고 실행하는 마음'을 말하고, 조행은 '사람으로서 사람다운 행실 가짐'을 말하는 것으로 '이는 다 공부인으로 하여금 그 공부를 무시로 대조하여 실행에 옮김으로써 공부의 실효과를 얻게' 하자는 것이다.

주의와 조행은 작업취사를 할 때, 그 취사하는 주의심과 그 취사 실행의 결과로 분할하여 내외가 원만한 취사의 힘을 기르도록 한 것이다. 이를 상시에서는 '유무념' 공부로 하는데, 유념은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에 취사하는 주의심을 가지고 한 것'이고, 무념은 '취사하는 주의심이 없이 한 것'이다.

'처음에는 일이 잘 되었든지 못 되었든지 취사하는 주의심을 놓고 안 놓은 것'을 중심으로 하고, '공부가 깊어가면 일이 잘되고 못된 것'을 위주로 하는 것이다. 유무념 공부가 반드시 단계로 나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심천에 따라 2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단계는 '주의'가 위주가 되어 '잊어버리지 아니하고 실행하는 마음'을 중심으로 살피는 것이라 할수 있고, 2단계는 '조행'이 위주가 되어 그 실행의 결과까지도 살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주의와 조행의 공부시간은 오전이든 오후든 그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당일의 24시간 전체가 모두 그 공부시간이 된다.

그 공부대상은 자신의 작업(作業), 즉 육근 동작, 심신 작용이 모두 그 대상이 된다. 이는 책상에 앉아서 하는 공부만 아니라 실생활에서 심신을 응용하는 공부까지도 훈련의 한 과목으로 정한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을 정하는 것이다. 정기에는 대체로 정해진 규율이 있으므로 일과와 학습시간, 훈련내규를 그 조목으로 삼아 실행함을 위주로 하면 된다. 이를 점검하기 위하여 '정기일기법'에서 당일내 작업시간 수, 당일의 수입지출 대조, 그리고 심신작용의 처리건 등을 기재하여 감정하게 한 것이다.
상시훈련에서는 유무념 중심의 작업취사가 주체가 되는데, 상시에는 정해진 규율보다는 스스로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을 정하여 한다는 특징이 있다.

물론 그 조목은 〈정전〉만 보더라도 상시응용주의사항과 교당내왕시주의사항 등 12개 조뿐만 아니라 계문, 솔성요론, 예전의 각 조항, 그리고 사은·사요의 실천 조목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하게 제시되고 있어 이를 참조하면 된다.

다시 이를 점검하기 위하여 '상시일기법'에서 유념·무념, 학습상황, 계문 등을 조사하여 기재하고 이를 단장(지도인)이 감정하게 한 것이다.

<원불교사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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