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불교여성회 창립15주년에 정병례 전각가가 해남산 납석에 소태산대종사의 성안과 교리표어를 새겨 법신불 전에 봉정했다. 높이 59㎠×폭 12㎠×4면.
▲ 납석의 바닥면에는 사은을 새겼다.
소태산대종사의 성안과 교리표어들이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태어났다.
전각예술의 미래를 꿈꾸는 고암 정병례(63, 사진) 선생에 의해 새김아트로 창작된 것. 정 작가는 19일 반백년기념관에서 열린 원불교여성회 창립15주년 행사에 참석해 대종사 성안과 교리표어들을 새기게 된 궁금증을 풀었다.

그는 "오래전부터 몇몇 교무님과 인연되어 교류를 해왔다. 특히 김대선 교무나 권도갑 교무가 설명하는 교리를 들으니 참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교전을 보고 자연스럽게 작업을 하게 됐다"며 원불교와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제가 직접 대종사의 성안을 뵌 것이 아니라서 상당한 고민과 연마를 했다. 성안과 법문을 새기는 것은 조심스러운 작업이다. 고심 끝에 공간개념을 살려서 새기기 시작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대종사의 성안을 새기기 위해 사진첩도 여러 번 봤다. 교리표어들이 동양 철학과 상통한다는 생각을 했다. 이를 통해 납석에 성안을 새기고 그 아래 게송을, 양 옆면과 뒷면에는 처처불상, 사사불공, 동정일여, 영육쌍전, 불법시생활, 생활시불법, 무시선 무처선을 새겼다. 납석 바닥면에는 사은을 새겼다.

정고암, 교리표어 납석에 새겨
우주속의 울림이 바로 '새김'이라 말하는 그는 "새김은 사귄다의 줄임말이다. 말을 귀로 들으면서 새기고, 눈으로 보면서 새기고, 우리의 육근 작용 모두가 바로 새김이다. 예술 혹은 문화와 결합하면서 교리는 새롭게 해석되는 것이다. 이번 작업은 예술가의 혼으로 해석된 대종사님이 나시는 첫 작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김을 통해 대중에게 법을 전하는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여성회의 문화 활동에 대해서도 조언을 한 후 "여성회는 우리 민족적이고 민속적인 문화를 끌어 안아서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것 같다. 사실 이웃종교들은 우리 문화보다는 자기들의 사상을 각인 시키려 애쓸 뿐이다. 그 문화는 외래문화이다. 여성회는 우리 것을 더 드러내면서 행사를 하니 참 좋다"고 강조했다.

최근 목우십도송(牧牛十圖頌)도 새긴 그는 "법문이나 교리, 목우십도송 등 모두 고암적 해석이다. 예술가가 바라본 대종사를 새기듯이 고암적 목우십도송인 것이다. 이러한 문화운동을 통해서 대중에게 법을 전하는 것이라 본다. 또 법에 어떤 디자인을 입히느냐에 따라 시각효과가 다르고 대중의 반응도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디자인으로 교리를 다양하게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