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몸에 맞게 마시는 커피는 좋은 약입니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 COFFEE IN COFFEE 사무실. 김영식(39) 대표가 반갑게 맞는다.
이곳은 커피 유통은 물론 커피숍 컨설팅과 커피 기초이론, 로스팅(Roasting:배전), 블렌딩(Blending:배합), 핸드드립 등을 전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아카데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야기 도중 그가 선보인 에스프레소의 향이 독특했다.

"에스프레소는 위에 크레마(Crema)가 있어요. 크레마는 증기 축출방식으로 뽑지 않으면 생기지 않습니다. 추출이 잘된 것입니다. 흔들어 보세요. 향이 집약되어 있어요. 에스프레소는 먼저 좋은 향을 맡고 위에 있는 부드러운 크레마를 맛보고 중간에 커피의 진한 맛을 느끼고 밑에 있는 설탕으로 입안을 중화시킵니다."

그의 안내에 따라 한 잔의 커피를 맛보았다. 예전에 느껴보지 못한 맛이다. 신선하다.
그는 커피맛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생두가 60∼70%, 로스팅과 블렌딩이 10∼15%, 바리스타 추출이 15%로 꼽았다. 에스프레소의 맛은 마지막에 남는 맛으로 판단된다고 보았다.

"보통 사람들은 에스프레소가 독하다, 쓰다, 진하다, 먹으면 잠이 안 올 것 같다는 안 좋은 선입견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은 좋은 커피 콩들이 많이 수입되고 추출과 관리가 잘되기 때문에 인식들이 바뀌고 있습니다. 식사 후에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시면 향이 오래 남기 때문에 입안의 냄새를 제거해 주고 음식 맛을 돋구어 줍니다. 자연스럽게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제 좋은 에스프레소를 먹어 본 사람과 안 먹어 본 사람과의 차이를 아시겠죠."

이처럼 에스프레소는 커피의 기본이 된다. 이 한 잔이 맛있어야 전체 커피가 맛있다는 것이다. 여기다 물을 첨가하면 아메리카노가 되고 우유를 첨가하면 카페라떼가 된다. 우유거품을 넣으면 카푸치노가 탄생되는 이치다. 그러나 그는 미국식 커피가 들어오면서 혼돈된 맛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카라멜 소스나 바닐라 시럽을 듬뿍 넣은 커피를 맛보다 보니 진정한 커피 맛을 판단할 수 없게끔 만들어 놓았다고 지적했다.

"커피도 기호식품이므로 자기의 몸 상태를 알고 메뉴를 선택하는 것은 본인이 해야 합니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커피가 무엇인줄 모릅니다. 아무리 바리스타가 맛있게 추출하고 좋은 커피를 만들어 주었다고 해도 마시는 소비자가 내가 좋아하는 커피가 아니라면 맛없는 커피가 되죠. 본인이 원하는 커피를 이야기 해주어야 하고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을 알아야 합니다. 이런 문화는 커피에 종사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커피를 마시는 소비자들의 향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는 커피와 건강에 대해서 자신의 견해를 내 놓았다. 커피는 곡물로써 대단히 좋은 성분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자기 몸에 무리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마시는 커피는 굉장히 좋은 약이라는 것이다. 이뇨작용을 통한 몸의 노폐물 배출, 다이어트, 졸음방지 효과, 집중력 강화 등을 예로 들었다. 단지 카페인에 민감하거나 몸에 맞지 않는 사람들은 좋지 않다는 점을 말했다.

"수확된지 얼마 안된 생두는 곡물로 접근했을 때 대단히 좋은 영양소가 들어 있습니다. 좋은 커피콩을 이용하여 로스팅과 추출이 잘된 것은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 좋은 생두로 볶거나 볶은지 한 달이 훨씬 지난 것은 커피로 뽑았을 때 문제의 요건이 됩니다. 상태는 육안으로는 확인이 잘 안됩니다. "

그는 볶은지 가장 좋은 상태를 3∼20일이라고 보았다. 가장 맛있고 향이 좋다고 볼 수 있다. 커피는 볶아지고 난 다음 민감하다. 커피는 볶고 나면 오일 성분이 밖으로 배출되면서 향기가 풍부해지다가 20일 이후부터는 사라진다. 산패되어 맛과 향이 현저히 떨어진다.

"오일의 성질이 변하면서 커피가 가지고 있는 좋은 성분이 변질됩니다. 그러므로 커피가 가장 취약한 것은 열, 습기, 공기, 빛 네 가지입니다. 커피를 구입했을 때 선선한 곳과 빛이 들지 않고 열이 없는 공간에 놓아 두어야 합니다. 그런데 오래된 커피를 마시면 신선한 맛과 향을 잘 느낄수 없죠. 오래 보관하고 싶으면 볶고 나서 밀폐를 잘해서 냉동보관을 하면 향기가 응고됩니다. 좋은 커피를 조금씩 먹고 싶으면 10g, 20g을 해동시켜 추출하면 좋은 맛과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그가 맛있는 커피를 찾기 위해 노력한 것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커피 수입회사인 (주)라바짜 코리아에 1999년 입사한 이후 이태리 토리노에 위치한 라바짜 트레이닝 코스 연수에서 평소 가지고 있던 커피에 대한 의문점이 해소됐다.

2003년 월드바리스타 챔피언십 한국대표선발전에서 준우승을 했지만 교육에 매진했다. 2005년에는 〈에스프레소〉 상·하권을 출판하기에 이르렀다. 쟁쟁한 단체의 심사위원을 역임한 것은 당연지사다. 2007년에는 개인사업을 시작했고 2008년에 심학산 아래에 위치한 파주공장을 열게 됐다.

공장에 도착하자 그는 커피 자루를 열고 석발하는 기계에 5가지 블렌딩한 커피콩을 넣고 잡부스러기를 골라낸다. 그런 다음 터키산 로스터기 드럼에 들어간 30㎏ 커피콩은 시간이 지나자 툭툭 튀는 소리를 낸다. 1차 크랙에 이어 2차 크랙이다.

"열을 가해서 커피를 볶지만 좋은 커피를 만들기 위해 굉장한 노하우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보면 하나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기를 쏟고 신경을 많이 씁니다. 색과 향과 소리로 로스팅 한다고 보면 됩니다. 경험이 쌓이면 그냥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더 좋은 향을 발견하기도 하고 새로운 향을 발견하기도 하죠."

이곳에서는 로스팅을 할 때 강배전을 선호하는 미국과는 달리 중강배전을 선택한다. 단종으로 하기보다 블렌딩을 하기 때문에 향도 좋다.

회사마다 블렌딩과 로스팅을 통해 고유의 맛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그린에서 옐로우 단계를 지나 브라운 단계로 변화되는 과정이 보여진다. 나중 배출을 시킬 때 묘한 매력이 느껴진다. 색깔이 오묘하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한 마디 덧붙였다.

"생두에서부터 커피를 볶는 과정과 유통과정, 추출 등 모두가 커피 맛에 영향을 미칩니다. 어느 것 하나 안 중요한 것이 없어요. 건강적 측면에서 볼 때 에스프레소가 카페인이 적고 인스턴트 커피에는 카페인이 제일 많습니다. 커피는 수용성이므로 물과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카페인이 많이 추출됩니다."
그의 말을 듣다 보니 사무실에서 건네준 에스프레소 향이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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