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의 힘으로 만든 교당
문장교당 송원근 교무, 장성 상무대 예회

정산종사께서는 '복중에는 인연복이 제일'이라고 말씀했다. 요즘 군 교화를 하면서 이 말씀이 가슴 깊이 와 닿는다. 지난 주에 처음으로 상무대 학교장인 윤광섭 소장과 면담을 하게 됐다.

상무대 법회를 시작한지 3년 만에 이루어진 일이다. 원불교 군교화 담당자로서 학교장과 면담을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으니 영광스런 자리였다. 그런데 윤광섭 학교장과 대화 중에 원불교와 인연이 깊은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중학교 때 교당에 다닌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때 학생회 담당교무가 강대행 교무이라는 사실까지 털어 놓았다.

현재까지 상무대 예회를 보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낀 것은 군 장교 교도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도 상무대를 총괄하는 학교장이 원불교와 인연이 있다는 사실은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다.

11월18일 강대행 교무을 비롯하여 양제우 군종교구장, 이정택 광주전남교구장, 조원오 영광교구장, 김현제 광주전남교구교의회의장 등이 학교장과 면담을 했다. 이 시간을 통해 원불교 교당 설립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특히 기계화학교 부사관 숙소에 있는 옛 식당 자리를 교당 건물로 용도변경해 주겠다는 파격적인 선물도 받았다. 간담회를 하면서 만난 간부들 중에도 원불교와 직간접으로 인연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원광대 출신 학군장교와 친구가 원불교 교무로 근무하고 있다는 사연들을 접하게 됐다.

원기93년 3월5일 사창교당에서 5명의 병사들과 함께 첫 법회를 시작할 때가 생각이 난다. 상무대 군예회가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두 분의 인연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지금까지 지속될 수 있었다.

그 한 분은 현재 5사단에 근무하는 이길재(법명 도영)상사다. 당시 기계화학교에 근무하면서 법회장소, 법회인원동원, 출입관리 등등 현재의 예회를 위한 기반을 모두 마련해 줬다. 또 한분은 보병학교 교도대대에 근무하던 이창훈(법명 덕훈) 교도다. 당시 교도대대 상병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이 교도는 원광대 출신으로 군에 오기 전까지 원불교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던 청년 교도였다. 군생활도 모범적이어서 함께 근무하는 후배들을 예회에 참석시키며 지금까지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상무대는 육군의 병과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병과종합학교다. 병사들의 후반기 교육 뿐 아니라 장교나 부사관의 병과교육을 담당하고 있어서 군 핵심전력을 키워내는 중요한 기관이기도 하다. 필자 자신도 이곳에서 후반기교육을 받았던 인연이 있다. 상무대예회를 담당하는 것도 또 다른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숨은 인연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상무대교당처럼 어느 인연이 어느 곳에서 주인 역할을 할지 모르니 인연의 씨앗을 뿌리는데 게으르지 말고 교화대불공에 힘을 쏟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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