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66: 원불교와 불교의 수행법은 어떻게 다른가요?

답: 부처의 길을 추구한다는 면에서는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러나 전통 불교가 마음의 본래 면목을 깨닫는 견성에 큰 비중을 두는 반면에 원불교는 우주 만물의 원리를 깨치고 그 진리를 체받아서 천지의 대소 유무의 이치에 따라 인간의 시비이해를 건설하는 견성, 양성, 솔성에 동일한 비중을 가지고 수행한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대종경〉 교의품 5장에 보면 "또 여쭙기를 '일원상의 수행은 어떻게 하나이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일원상을 수행의 표본으로 하고 그 진리를 체받아서 자기의 인격을 양성하나니 일원상의 진리를 깨달아 천지 만물의 시종 본말과 인간의 생로병사와 인과 보응의 이치를 걸림 없이 알자는 것이며, 또는 일원과 같이 모든 경계를 대하여 마음을 쓸 때 희로애락과 원근친소에 끌리지 아니하고 모든 일을 오직 바르고 공변되게 처리하자는 것이니, 일원의 원리를 깨닫는 것은 견성(見性)이요, 일원의 체성을 지키는 것은 양성(養性)이요, 일원과 같이 원만한 실행을 하는 것은 솔성(率性)인 바, 옛날 부처님의 말씀하신 계정혜(戒定慧) 삼학도 이것으로서, 수양은 정이며 양성이요, 연구는 혜며 견성이요, 취사는 계며 솔성이라, 이 공부를 지성으로 하면 학식있고 없는 데에도 관계가 없으며 총명 있고 없는 데에도 관계가 없으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다 성불함을 얻으리라"라고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불교의 삼학의 순서가 계정혜로서 그 수행의 목표가 진리를 깨치는 '혜'에 있음에 반해서 원불교는 정신 수양·사리 연구·작업 취사로서 불교식으로 표현하면 정혜계를 이어서 원불교 수행의 최종 목표가 '계' 즉 작업 취사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불교의 가장 큰 화두는 '이 뭣꼬?'임에 반해서 원불교의 최대 화두가 '어찌할꼬?'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습니다. 즉 불교는 진리를 깨치는 데 최종 목표가 있다면 원불교는 깨친 진리를 일상에 활용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대종사님은 〈대종경〉 성리품 21장에 수행의 최종 목표가 견성에 있는 것이 아니고 '우주 만물의 본래 이치를 알게 되고 목수가 잣대와 먹줄을 얻은 것 같이 되나니라'고 말씀하시며 견성을 통해서 '어찌할꼬?'라는 인생의 화두에 대해서 인생의 시비이해를 가늠하는 솔성의 잣대와 먹줄을 얻게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계신 것입니다.

<한양대·중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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