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제명 교도 영등교당
요즘 날씨가 너무 추어서 몸을 잔뜩 움추릴 수 밖에 없다. 건강은 날씨와 관계없이 챙기고 또 챙겨도 늘 부족함이 있다. 우연한 기회에 중앙총부 문화사회부에서 운영 중인 문화학교를 접하게 되었다. 문화학교는 초기 교단사를 배우고 현장학습을 통해 교리와 문화를 익히는 등 참여하는 교도들에게는 신심과 공부심을 진작시켰다.

9월부터 시작된 12주 강의는 화요일 오전과 오후로 나눠서 공부하게 됐다. 대략 강의 내용을 살펴보면 원불교 역사 속의 문화, 총부 순례, 대종사의 구도, 대각, 개교, 대종사의 전법과 열반, 정산종사의 생애, 대산종사, 좌산상사, 경산종법사, 새 회상 최초 9인 제자, 익산성지 관련법문 및 일화 현장 교육, 원불교 서울의 역사와 법문, 변산성지 법문 순례 등이다.

매주 화요일 오전10시부터 오후4시30분까지 40여명의 교도들이 함께 하며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지도 교무의 열정적인 강의에 따라 때로는 탄식과 아쉬움 그리고 기쁨이 교차하는 그런 시간이었다. 20여년간' 원불교란 무엇인가요' 하는 물음에 '예, 무엇입니다'라고 대답할 줄도 모르고 그저 교당만 왔다 갔다 했다는 것을 이곳 문화학교에서 단 박에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수업을 받고 있는 곳이 대종사님께서 큰 회상을 펼치셨던 바로 그 장소였다는 사실을 인지할 때 더욱 부끄러운 마음이 일어난다. 필자도 이런 문화학교가 기다려지고 공부시간이 매우 유익하다.

교도들에게는 생생한 현장에서 배우는 초기 교단사가 자신의 신앙심에도 많은 감명을 준다는 것을 안다. 또한 문화학교에 동참하는 도반들과의 대화는 필자의 공부심 향상은 물론 바른 신앙에도 영향을 준다.

원불교가 한국의 4대 종단이라고 하지만 원불교를 모르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 문화학교를 다니면서 배우고 익힌 것들을 지역사회에 더 많이 전파하고 싶어질 정도로 필자에게 강한 자극을 줬다. 원불교100년기념성업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이때를 당해 교단에 무엇을 해야 할까. 자신성업이다. 이 문화학교가 자신성업에 가장 중요한 동기부여를 줬다.

성지 문화학교에 다니면서 한편으로 감사함과 고마운 마음이 난다. 교당만 왔다 갔다 했던 지난 날들이 성지 문화학교를 통해 나의 정체성과 우리 회상이 어떤 회상인지를 알게 되어 더욱 기쁘다. 원불교 공부를 하면서 채워지지 않았던 부분을 문화학교 수강을 통해 이제야 그 길을 찾게 된 것 같아 행복하다.

성지 문화학교는 성지해설사를 양성하기 위한 기초 단계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고 이번에 수료한 교도들 중에는 심화과정을 통해 더 깊은 공부를 희망하고 있어 원불교 성지문화 발전에 고무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문화학교는 일반 교도들이 성지에서 초기 교단사를 공부하고 현장학습을 통해 교리와 문화를 익히게 하려고 기획됐다.

기회는 항상 우연하게 오는 것 같다. 너무 기쁘고 좋은 만큼 아쉬움도 조금 있다. 문화사회부에서 문화학교를 더욱 적극적으로 홍보해 주었으면 한다. 교도라면 모두가 다 다닐 수 있는 곳이 되어야 것이 나의 주장이다. 그리고 학습위주의 수업을 선진님들의 체취를 찾아보는 현장답사와 함께 어느 정도 병행하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프로그램 운영에 있어 커리큘럼이 다양했으면 한다. 또한 타종교에 관해서도 좀 더 이해를 주는 시간이 있었으면 한다.

우리 문화학교가 점점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어 기분이 좋다. 얼마 남지 않은 원불교100년에 성지 문화학교와 함께한다면 자신성업봉찬 사업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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