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가는 사람 모두가 행복해 지는 집이죠"

▲ 눈내린 아침의 함열덕성원.
밤사이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린 고요한 아침이다. 따듯한 방 창문 너머의 텅 빈 들녘은 아침 햇살에 더욱 반짝인다. 이 모든 풍경을 방안에 앉아 바라볼 수 있는 함열덕성원.

아침 식단에 구수한 된장국이 나왔는지 바깥 풍경과 제법 잘 어울리는 훈훈한 실내. 삼삼오오 어르신들이 모여 앞치마를 정리하고 TV를 시청하며 거리낌없이 깔깔깔 박장대소가 시끄럽지 않다. 순간 '저렇게 크게 웃을 수 있어야 사람이 병들지 않는 것인데….' 하는 한 생각이 스쳐간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고희(70)가 되면서 부터는 서서히 어린아이가 되어가는 경향이 있다. 함열덕성원을 방문했을 때의 첫 인상은 어르신들이 인생의 모든 숙제를 마치고 마지막 학교에 입학한 느낌이다.

우리는 행복한 가족

함열덕성원 박천권 원장이 물리치료실을 방문했다. 한 어르신이 열심히 허리 찜질을 하며 손을 움직인다.
박 원장이 "내일이면 뛰어 다닐 정도가 되겠어요"하고 말을 걸자 어르신은 "암만, 새 봄에 내가 살아있다면 차타고 꽃 보러 나들이 가야죠. 우리 원장님이랑~" 하고 인사를 받았다. 원장과 어르신들 간의 거리낌 없이 오고가는 대화에 정이 듬뿍 솟구친다.

함열덕성원에는 어르신들의 편리를 도모하기 위해 침대방과 온돌방, 물리치료실 및 휴게실, 프로그램실, 자원봉사자실 등이 골고루 있다. 50명 입소 정원의 요양원이지만 대형 시설에서 갖춰야 할 기본 시설을 이곳에서도 빠짐없이 갖췄다.

함열덕성원은 건물입구에 '이곳에 오시면 모두가 행복해 집니다'는 대형 플래카드를세웠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행복이 최고의 가치라 생각된다"며 "이곳을 인연으로 직원들도 행복하고 자원봉사자도 행복하고, 어르신들도 행복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행복한 말하기 운동, 웃음을 나누는 구성원 등 아침에 만나면 행복한 미소를 나누며 시작하고 행복한 하루를 마칠 수 있도록 변화되어 가고 있다.
▲ 입소 어르신들의 생신잔치는 늘 흥겹기만 하다.
훈훈한 정이 넘치는 집

이렇듯 '행복'이 함열덕성원의 주요 컨셉트가 되자 행복 바이러스가 마구 퍼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매일 아침 직원 모두가 조회를 통해 〈대종경〉을 봉독하며 마음공부와 교리공부를 한다. 공부를 하면서 서서히 변화를 가져왔다. 그 변화는 어르신들에게까지 전파됐다.

표정이 없던 어르신들도 미소를 짓게 되고 함열지역에서 존재감이 미약하던 함열덕성원이 지역민들에게 인식되는 기관으로 자리 잡게 됐다. 올해 초 30여 명에 불과했던 입소 어르신들이 이제는 95% 까지 채워졌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함열덕성원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쉬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함열덕성원 김순옥 사회복지사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며 "주기적인 도시락 배달과 노인정에 떡 나누기, 쌀 나누기 등 봉사를 통해 지역민들에게 가깝게 다가가 어려움을 상담하고 어르신들 간의 안부를 전달해 주는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지역 로터리클럽과 라이온스 클럽 회원들이 이곳을 찾아 자원봉사활동을 하며 보람을 크게 갖는다는 것이다. 또 함열여고와 남성여고, 성일고 등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이 매일 오는 경우도 있다. 사랑의 빵굽터는 초등학생들이 빵을 만들어 이곳에 가져와서 어르신들과 나누며 재롱을 부린다. 원광대 학군단에서 3년째 자원봉사를 쉬지 않고 있으며 코레일과 119소방서도 주기적으로 자원봉사에 적극적이다. 그래서 함열덕성원은 지역사회에서 '맑은 마음 밝은 웃음 훈훈한 정이 넘치는 집'이 됐다.

또 함열덕성원은 직원 채용을 지역민 위주로 한다. 이는 지역을 잘 아는 사람이라야 지역 어르신들의 마음을 헤아려 적재적소에 필요한 서비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최근 한 어르신이 입소를 했는데 직원 중에 어르신 친구 분 아들이 있었다. 그 청년을 보고 '아무개 아들아녀' 하면서 친근감을 갖게 되어 이곳 생활에 적응도 빨랐다"는 점을 소개했다.
▲ 흥겨운 국악공연이 펼쳐질 때면 어깨춤이 절로 절로.
함열덕성원의 발전 과제

최근 함열덕성원은 장기요양보험이 실시되면서 50명 정원으로는 운영이 빠듯하다. 그래서 80명 정원으로 확장 계획을 구상 중이다. 또 내년 11월 까지는 내부 수리를 해야 할 상황이기도 하다. 현재 상태에서도 최대한 알뜰한 운영을 위해 전 직원들이 합력하고 있다.

박 원장은 함열덕성원의 확장 계획을 위해 "후원자 CMS 회원 늘리기와 부지 확보, 지역과 함께하는 환경 미화로 지역민에게 인식 확대하기 등을 통해 이미지 제고에 최대한 관심을 쏟겠다"고 말했다. 그는 함열덕성원을 설립하기까지 함열교당 교도들과 회장인 탁정영 대호법과 신옥래 운영위원장의 부지 희사와 노고를 치하했다.

17일 4/4분기 운영위원회에서 신옥래 운영위원장은 "행정팀과 케어팀 간 소통이 원활해지니 크고 작은 과제들도 스스로 해결되는 상황을 보고 있다"며 "함열덕성원의 실속 있는 운영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직원들간 화합으로 똘똘 뭉쳐진 함열덕성원은 활발한 운영을 위해 내년에는 지역 환경미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번 겨울에는 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녹이는 차 나누기를 구상했다. 그런데 이 모든 활동을 '모두가 행복해지는 집, 함열덕성원'이라는 글귀가 쓰인 어깨띠를 메고 할 것이란다.

함열덕성원은 '함열 지역의 교화공동체'를 위해 시작됐다. 행복바이러스를 타고 교화로 까지 전염될 것이다는 희망이 눈송이처럼 내린다.
▲ 박천권 원장과 입소 어르신.
▲ 2010년도 4분기 운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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