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마스를 맞아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제 곧 크리스마스고 연말이다. 들뜬 마음에 여기저기 약속이 많이 생긴다. 내가 다니고 있는 원남교당 청년회도 평상시에는 술자리를 많이 자제하고 마음공부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지만, 연말이 되면 역시나 술자리가 자주 생긴다. 이런 모두가 연말의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난 매년 교회가 크리스마스 날짜를 참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12월25일은 예수의 실질적인 탄생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고대 태양신 호루스, 그리스의 아티스, 인도의 크리슈나 등 고대 신들의 생일이 전부 12월25일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처녀에서 잉태되었고 십자가에 못 박혀 3일 후에 부활한 공통된 신화를 가지고 있다.

아무튼 연말에 자리 잡은 크리스마스는 새해와 더불어 모두를 설레게 하는데, 특히 젊은 남녀에게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런 때를 이용해 교화를 해보면 어떨까? 우리 원불교도 크리스마스에 학생들과 청년들에게 무언가 추억과 이벤트를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다른 종교를 보면 부러운 것이 문학의 밤도 있고, 밴드 활동도 하고 여러 가지 취미를 나눌 수 있는 다양한 무엇이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이 있다. 근데 우리 원불교는 다른 종교에 비해 젊은 교도들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꺼리가 다소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

젊을 때는 종교에 나오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재미'이다. 나도 그랬지만 학생 때는 특별히 신앙심이 없어도 '재미'가 있으면 종교에 나오게 되어있다. 교화가 다른 것이 아니고 일단 원불교에 대해 알리고 교당에 나오게 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 학생회와 청년회도 이렇게 신나는 연말만큼은 적절히 재밌는 파티도 좀 하고, 모임도 주도해서 즐겁게 노는 것에 마음공부를 대조해서 했으면 좋겠다. 이런 때 만큼은 법당이라는 곳이 즐겁게 사람과의 만남과 대화의 장소로 이용되어도 좋을 것 같다. 청년회 같은 경우는 함께 와인도 좀 마시고 말이다.

크리스마스가 기독교의 축제이긴 하지만 우리 원불교만큼 다른 종교를 포용할 수 있는 종교도 없으니,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법당에 모여 즐겁게 대화하고 회식도 하며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문화가 형성 되었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교당에 대한 이미지가 즐거운 곳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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