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도 교도·여의도교당
(논설위원)
서민전용 대출인 미소금융이 인기라 한다. 벌써 100개 지점이 전국 곳곳에 생겼다. 대출금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미소금융이란 서민들이 창업이나 운영자금이 필요할 때 무담보·무보증으로 금융기관보다 낮은 금리로 소액대출을 해 줌은 물론 창업시 경영컨설팅까지 제공하는 제도를 말한다. 우리 사회에서 성실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잘 살게 만들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원불교법으로 평가하면 사회적 약자인 서민들을 약자에서 벗어나게 하거나 강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과 지식을 지원하는 좋은 제도이다.

우리나라에서 서민들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지원하는 서민금융기관은 새마을금고, 신협, 상호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기관 등이 있다. 이들은 소득이나 신용이 낮아 은행을 이용 못하는 서민들에게 그들이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여 주는 장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받는다는 것이 단점이다. 서민들이 빌린 돈을 제대로 갚지 못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서민금융이 서민에게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지만 그들에게서 높은 금리를 받음으로써, 서민들의 살림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경제적 약자를 도와준다고 했지만 그 결과는 반대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처한 '서민을 살려야한다'는 인식하에서 나온 정책이 미소금융이다.

미소금융은 70년대 방글라데시, 베네수엘라 등에서 빈민에 대한 소자본 창업지원 프로그램으로 첫 도입 되었다. 그 후 인도네시아, 남미 등에서 성공사례가 보고되면서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현재 마이크로 크레딧(Micro-Credit)이라는 학문으로 발전했다.

우리나라에는 2000년부터 민간단체들에 의해 도입되었지만 재원조달의 어려움과 사회적인 관심의 부족으로 활발하게 활성화되지 못했다. 이것을 이명박 정부가 서민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휴면예금과 금융기관 및 대기업의 기부금으로 재원을 충당하면서 대대적으로 확대해 가고 있다.

2009년부터 실시되고 있는 미소금융제도의 조직은 미소금융 중앙재단과 미소금융 지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앙재단은 미소금융을 총괄하며 휴면예금, 금융기관 및 재계의 기부금으로 재원을 조달하고 그 재원을 미소금융 활동을 하는 지점으로 공급하는 곳이다. 지점은 미소금융을 실행하는 곳으로 서민들에게 자활자금지원 및 회수, 컨설팅, 상담 등의 업무를 한다.

지점의 설립은 개인, 금융기관, 대기업 등에서 설치할 수 있다. 지점은 대표자와 기간요원 및 자원봉사자로 구성된다. 기간요원은 금융기관 퇴직자들로서 대출서류심사, 현장실사, 면담심사 등의 금융업무를 하고, 청년 자원봉사자들은 교육 및 연수를 받고 소액금융상담, 신용관리상담, 자활컨설팅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지점 대표자는 무보수·명예직이지만, 기간요원에게는 월 100만원 이하의 보수가 지급되고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실비 지급과 복지기관과 금융회사에의 취업 희망시 우대를 한다.

이 미소금융제도에 원불교가 참여하면 다음과 같은 좋은 점이 있을 것 같아 제안해 본다.

첫째, 지역 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것이다. 어려움에 처한 서민들에게 마음의 평온함과 심력을 키울 수 있는 일원의 진리를 알려 줄 수 있다면 정체된 지역교화를 활성화하는 계기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전문 재가교도들에게 자선의 길을 열어 준다는 것이다. 많은 재가교도들이 금융업무, 컨설팅 등에서 쌓은 전문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봉사의 대열에 참여할 것이다. 나아가 교도들의 아름다운 재산기부로 이어질 수도 있다. 셋째, 대학생 또는 청년들에게 봉사와 경험의 기회를 주어 청년교화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원불교법에 기반한 봉사와 경험을 원하는 젊은이들에게 사회에 기여하는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교단차원에서 더 깊은 연구로 좋은 실천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해 본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