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와 내가 본래 하나임을

염불은 잡념을 대치하고 가라앉히며 일념을 모으는 빠른 길이며, 좌선은 본래 성품자리에 돌아가 선의 진경에 들게 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염불에서 말하는 염(念)이란 지킴(守)을 뜻한다. 늘 참 성품이 드러나게 하고 끝없이 기르려면 그것을 지켜서 잃어버리지 않아야 한다.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것을 찾아서 지키는 것이다. 또한 염불에서 말하는 불(佛)이란 깨달음이라는 뜻으로 참 마음을 밝게 비춰서, 늘 깨어 사는 수행법이다.

어느 순간의 충격적인 상황이나 탐심 진심 치심 등의 마음이 일어나는 경계를 당할 때에도 한 순간의 염불로 그 상황을 대치하고 본래 안정된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염불은 좋다 궂다 시비하고 분별하는 여러 가지 생각을 놓아버리고 우리의 참 성품을 깨닫는 것이 곧 참다운 공부이다.

부처와 내가 둘이 아니기 때문에 부처를 떠날 수가 없는데, 중생들은 업장 때문에 자꾸만 떠나 버린다. 우리는 부처를 떠나지 않기 위해서 내가 부처임을 재확인하기 위해서 염불을 한다. 염불을 통해 미운 사람도 부처요, 좋은 사람도 부처인 것을 깨달으면 미워도 미운 사람에 집착하지 않고 좋아도 좋아하는 사람에 걸리지 않는다.

염불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부처의 이름, 명호를 외우는 칭명염불(稱名念佛), 부처의 원만덕상을 관찰하는 관상염불(觀像念佛), 부처의 자비공덕(慈悲功德)이나 지혜광명(智慧光明) 등 부처의 공덕을 상상하는 관상염불(觀想念佛), 현상적인 가유(假有)나 허무에 집착하는 무(無)를 다 떠나서 중도실상(中道實相)의 진여불성(眞如佛性)자리 이른바 법신(法身)자리를 생각하는 실상염불(實相念佛)이 있다. 그 가운데 실상염불이야말로 참다운 본질적인 염불로 이른바 법의 실상, 내 인간 생명의 실상, 우주 생명의 실상, 이것을 관찰하는 것이다. 부처의 법신(法身)은 있지도 않고 또는 공(空)하지도 않은 중도실상의 생명의 광명을 관조하는 염불이 곧 실상염불이다.

원불교에서는 천만 가지로 흩어진 정신을 일념으로 만들고, 경계에 흔들리는 마음을 안정시켜 우리의 자심(自心)미타를 발견하여 자성 극락에 돌아가기 위한 공부법으로 염불을 한다. 사람의 마음은 원래 생멸이 없으므로 무량수요, 그 가운데에 밝고 신령하여 매(昧)하지 않으니 이것을 자심미타라고 한다.

우리의 자성은 원래 청정하고 고뇌가 없으니 언제나 변함없는 자성극락이다. 그러므로 이 이치를 알아서 생멸이 없는 각자의 마음에 근본하고 거래가 없는 한 생각을 대중하여, 천만 가지로 흩어지는 정신을 오직 미타 일념에 그치며 순역 경계에 흔들리는 마음을 무위 안락의 경지에 돌아오게 하는 참다운 염불 공부가 필요하다.

<원불교대학원대학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