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정법은 인물 양성이 으뜸이라

▲ 황상운 그림
신용벌에 불법연구회가 자리를 잡고 제도 개혁의 기치를 들고 공부와 사업에 몰두한지도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
박중빈은 평범한 일상을 무엇보다 중요시 한다. 불법연구회 총재로 각 지역 교당을 순방 할 때다.

"선생은 위생관념이 지나쳐 밥만 먹으면 밖으로 나가는데 언제부터 그런 신선이 되었나요? 지금 우리 동포들은 땅속 두더지와 같이 어렵고 괴롭게 살아가는 형편이오. 식사할 때 은혜에 감사하기보다 원망스런 얼굴로 식사를 하다니 밥값을 해야지…."

서울교당에서 무척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한 제자가 냄새나는 식당을 못마땅해 하며 식사하는 걸 보고 책망하는 말이다. 또 정원을 돌다가 김치 우거지를 버린 것을 보고는,

"김치를 함부로 버려서 되나?"
"맛없는 우거지라 버렸습니다."
"저렇게 아낄 줄 모르다니. 교당 물건 하나가 일반 가정의 물건 보다 중요하거늘 종이 한 조각, 연필 한 토막까지도 아낄 줄 알아야 한다"며 근검절약을 강조한다.

그는 법을 전할 때 마다 우주를 한 울타리로 보고, 만물을 진리에 따라 소유하고 있으면서 실생활에서는 종이 한 조각, 노끈 한 개라도 버리지 않기를 실천하고 있다.

불법연구회는 근검절약 정신에 따라 가정의례를 고친다. 그 내용은 상상을 넘은 혁신적이다. 아기의 출생시 미신적인 행위는 폐지하고 산아와 산모의 위생에만 힘쓰게 한다.

결혼은 실질적인 방법과 정신적 결합을 중심으로 하여 절약한 경비로 훗날 가정 살림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장례법으로 소상과 대상을 폐지하고 음식을 차리지 않고 정결한 화초로 추모의 정성을 다하도록 한다.
장녀 결혼식을 정해진 예법에 따라 예물 교환도 없고 고구마를 삶아서 나눠먹는 것으로 마친다.

인재 양성에도 소홀하지 않고 기질과 성품에 따라 큰 그릇으로 키운다.
진안 김대거를 처음 대할 때다. 김대거는 젊고 기질이 호탕하여 장부로 태어나 중국으로 건너가 대륙을 누비며 세계를 주름잡는 사람 되기를 말한다. 그의 말을 듣고 박중빈이 크게 화를 낸다.

"사람이 한평생 재미있게 살다가 가는 것도 좋은 일이다. 그러나 현대의 도인은 땀을 흘리며 일하는 사람이다."
공부와 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박중빈이 이공주에게 묻는다.
"그대는 보람되게 할 일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저는 일본에 유학을 가서 문학박사가 되어 일천만 한국여성을 위해 헌신하고 싶습니다."

"허 허, 젊은 여성으로 큰 뜻을 가지고 있네. 그렇지만 그 포부는 담뱃대 통속과 같은 소견이네. 공주는 문학박사 아니라 우리 법을 세계만방에 전하는 도덕박사가 되어야 하네."

이후 이공주는 박중빈의 가르침을 가장 많이 기록하여 전하는 도덕박사의 역할을 담당한다. 이처럼 박중빈은 제도 정법의 큰 인물을 키우는데 온갖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대들을 쓸모 있는 교역자로 만드는 것은 온갖 쇠를 달구고 때려서 잡철을 다 떨어버리고 좋은 쇠를 만들어 필요한 도구를 만든 것과 같다."

제자들을 엄격한 교법 훈련을 통하여 양성한다. 이렇게 하여 새로운 터전 신용벌에 일등 별들이 줄줄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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