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종사는 〈정산종사법어〉에 '반야심경'의 강령은 오온이 모두 공한 것을 비추어 보는 데서(照見五蘊皆空)드러났다고 하였다.

'휴휴암좌선문'은 '반드시 지선에 통달해서 마땅히 스스로 성성한 것이다(須達乎至善하야 當自惺惺이니)'라고 한 글에서 그 요지가 있다. 성성한 정신으로 동정 간에 성품을 떠나지 않게 하는 선 수행법이다.

곧 동정 간에 맑고 밝게 깨어 있는 정신을 의미한다. 몽산의 선 수행은 성성한 지선에 통달하게 하는 선법이다. '휴휴암좌선문' 전문이 동정 간에 적적 성성한 공적영지의 밝은 마음을 가져야 하는 법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학〉의 삼강령인 명명덕(明明德), 신민(新民), 지어지선(止於至善)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지선에 그친다는 것은 그 마음이 항상 적적 성성한 밝은 덕을 의미한다. 몽산이 말하는 지선은 〈대학〉에서 밝힌 명덕인 성품을 의미한다고 본다. 소태산은 "지선은 선과 악을 초월한 자리다"고 정의하고 있다.(〈대종경〉 성리품 3장).

'또 성품이란 정하면 선도 없고 악도 없는 허령불매하고 공적영지한 자리이며, 동하면 능히 선할 수도 있고 능히 악할 수도 있는 것이다.'(성리품 2장).

정명도(1032~1085)는 지선에 대해 "지선은 반드시 이에 그쳐서 옮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선은 사리의 당연한 표준이다. 사리의 당연한 표준은 명명덕 신민을 말한다. 모두 마땅히 지선의 자리에 그쳐 옮기지 않는다. 대개는 반드시 명덕과 신민으로 정성을 다하는 것으로 그칠 줄을 안다. 천리의 지극함은 인욕의 사사로움이 조금도 없다. 이 세 가지가 '대학'의 강령이다."(止者 必止於是 而不遷之意 至善則事理當然之極也. 言 明明德 新民 皆當止於至善之地而不遷 蓋必其有以盡夫 天理之極而無一毫人欲之私也. 此三者 大學之綱領也).

지선은 명덕에 그쳐 그 마음을 움직이지 않음을 의미한다. 명덕에 들어간 경지를 노자의 귀근정(歸根靜)은 근본에 돌아가 고요한 경지와 같은 정의 경지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맹자의 존야기(存夜氣)의 호연지기이다. 이 호연지기는 적적성성한 밤기운과 같은 기운으로 만물을 살리는 기운이다.

정자는 말하기를 명덕은 사람이 하늘에서 얻은 것으로 허령하여 어둡지 않고 이에는 모든 이치를 갖추었을 뿐이고 모든 일에 감응한다고 밝히고 있다.(程子曰 明德者 人之所得乎天以虛靈不昧 理具衆理耳 應萬事者也).

명덕은 성품이고 성품은 적적 성성한 공적영지의 지선을 말한다. 이는 유불도 삼가의 수행에서 모두 같은 개념으로 상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휴휴암좌선문'의 선의 요지는 적적 성성한 명덕의 성품을 동정 간에 떠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삼산 김기천 선진은 철자집에서 명덕에 들어가는 공부는 삼대강령이요 취사팔조라고 하였다.(入德工夫 三大綱領 取捨八條 指導簡明 律度圓融).

휴휴암좌선문의 요지는 지선의 적적 성성한 성품을 동정간에 기르는 선 수행법이다.

<원광대학교병원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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