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소통하는 열쇠는 진심이다"
세계적 종교되려면 통념 깨고 자기 혁신
시대정신 빨리 파악, 해결방안 제시해야

▲ 예술의전당 김장실 사장.
'예술의 심장'이라고 불리우는 예술의전당 김장실 사장은 2010년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를 획득했다. 3년동안 최저단계인 미흡에서 3단계를 상승시킨 것이다. 이는 관객과 호흡하고 소통하는 김 사장의 탁월한 리더십의 결과이다. 김 사장은 클래식의 공간속에 있으면서도 〈한국 대중가요의 정치사회학〉이라는 책을 발간하고 특강을 할 만큼 대중 친화적이다.

- 고객만족도에 '우수'등급을 받은 비결은.

예술의전당은 23년이 됐다. 그동안 시설이 낡아 고객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했다. 그래서 고객 지향 마인드에 바탕해 두가지로 접근을 했다. 낡은 시설과 서비스 정신을 바꾼 것이다. 시설 개선은 어린이를 맡기는 키즈라운지를 비롯 음악당과 중대형극장을 완성했다. 공연후에 식사할 수 있는 식음료 공간도 만들었다. 또 하나는 서비스 정신을 강조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억지로 웃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를 위해 스마일 아카데미를 통해 고객서비스 교육을 받았다. 이러한 고객 마케팅 교육을 실시해 효과를 얻고 있다. 여론조사가 그 결과를 말해주고 있다.

-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새로운 시작, 신선한 감동'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이는 원불교 교단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미래의 문화 비전을 제시한다면.

예술의전당은 한국문화 예술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다. 국내 1등에 만족하지 않고 전세계를 상대로 기획하고 있다. 다른 기획과 음반도 이런 추세에 발맞추어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23년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기 보다는 더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혁신을 위한 콘텐츠가 중요한 것도 이와 연관된다. 지금까지 대중문화가 한류를 이끌었지만 이제는 순수예술이 한류를 이끌어야 한다. 클래식 한류의 진원지를 동양에서 찾아야 한다. 미래의 문화 비전은 새로운 시작만 가지고 안된다. 감동이 있어야 한다. 원불교는 유구한 다른 종교의 역사에 비하면 어린아이다. 소태산대종사는 도탄에 빠진 백성을 건지기 위해서 왔다. 그 가르침이 세계인의 가슴에 와닿도록 앞으로 노력해야 한다. 대외에 알리는 작업과 홍보가 필요하다. 구호를 만들어야 한다.

- 예술도 고객과 만나듯이 종교도 교도와 만난다. 대중과 소통하는 키워드는.

대중과의 소통은 한마디로 진심이다. 선조들은 손님을 맞이할 때 오랜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반가운 마음을 가졌다. 예술의전당도 서비스 기관의 중심인 만큼 잘 모시겠다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종교도 마찬가지다. 교도들의 아픔이 무엇인지 알아주고 해결 방안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그러면 아픔이 치유되어도 그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다시 찾아온다.

- 명품 기획 프로그램을 위해선 발상의 신선함, 규모의 대담함, 시의 적절함 등을 꼽았다. 원불교신문의 기획은 어떠해야 한다고 보는가.

예술하는 기관은 건물이 화려하다고 해서 좋은 공간이 아니다. 예술은 좋은 작품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 순수예술은 다른 기관이 할 수 없는 것, 시대를 선도하는 것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주5일 근무제에 맞추어 부부가 함께 관람하는 토요콘서트를 만들었다. 예전에는 여성 관객이 주류를 이룬데 반해 이제 부부가 손을 잡고 함께 온다. 거의 매진 상태다. 예술의전당 연간 유료관객이 220만명이며, 무료관객을 포함하면 1천만명이 넘는다. 언론의 기획도 마찬가지다. 시대의 정신을 재빨리 파악하고 대중의 욕구를 읽어야 된다. 한 사회의 부족한 부분을 드러내서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잘 안되는 부분을 선도하는 역할이 작용해야 한다.

- 원불교가 문화발전을 위해 (사)원불교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를 창립했다. 서로 연계된 시너지를 바탕으로 문화 활성화에 일조를 하고 있다. 원불교 공연문화에 조언하고 싶은 것은.

20세기 이전의 세계 예술은 분화의 시대였다. 지금은 쟝르간에 종합예술로 가고 있다. 광주비엔날레에서도 보면 춤과 회화가 만나고 춤과 비디오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 독자적인 논의는 시대상을 반영할 수 없다. 유기적인 관계가 시대정신을 반영한다. 원불교의 세계적인 확산을 위해서도 문화는 절대적이다. 매력적인 교리를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 예술이 생성되어야 한다. 우선 국내에서 흥행하고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새로운 한류의 진원지가 원불교에서 나올 수도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원불교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창립은 아주 잘했다고 본다.

- 클래식 장르에서도 대중문화처럼 스타를 발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종교계에서도 스타가 필요한가.

원불교 교리는 너와 나라는 구별이 없다. 다만 역할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각 영역에서 스타를 만들어야 된다. 불교도 장좌불와, 묵언정진 등 수행에 있어서 스타가 나왔다. 의도적이지는 않았지만 인물이 나온다. 예를들면 성철스님의 3천배라든지 수행 그 자체가 불교를 알리고 있다. 원불교에서도 특별한 수행이나 봉사, 교육 부분 등에 스타 인재를 만들어야 된다.

- 평소 가훈으로 삼고 있는 마음 표준과 종교관은 무엇인가.

어릴때 어머니의 손을 잡고 가던 곳이 남해의 보리암이었다. 고등학교때는 불교학생회 멤버였다. 하와이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3년동안 대원사에 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전에 직장에서 힘든 적이 있었다. 그때 신앙과 수행으로 극복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엔 염불 수행을 30분씩 했다. 어느 스님이 사경을 하라고 일러줘 5년 전부터 하고 있다. 매일 시주 지갑에 천원씩 보시한다. 사람이 종교를 믿는다는 것은 중화(中和)를 지키기 위해서다. 사람이 희로애락을 발하지 않는 상태가 중이라고 한다면 화(和)는 희로애락이 나타나더라도 마음이 편안한 상태다. 무슨일이든지 지극정성으로 해야 사람이 감동하고 그것이 오래오래 지속되면 천지신명이 감동한다고 했다. 이제는 기도를 3~4년이 아닌 30~40년을 잡고 일상의 삶처럼 하고 있다.

- 원불교 교단에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예전에 종무실장을 할 때 원불교와 친해졌다. 원불교가 한국의 종교이지만 교리를 더 가다듬고 지속적인 노력을 한다면 세계적인 종교가 될 것이다. 민족종교가 세계 종교가 되기 위해서는 재가교도들이 함께 연구해야 된다. 과감하게 통념을 깨고 자기 혁신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원불교는 과감함 보다는 대종사님 말씀을 지키고 유지하는데 주력해 왔다. 앞으로 100년은 교리적 재해석이 필요하다.

사진 채일연 기자 chiy@wo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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