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친구가 되어

▲ 황상운 그림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 날
우리들 세상.
1922년 방정환(方定煥) 선생님의 지도 아래 천도교 서울지부 소년회를 중심으로 5월1일을 기념일로 정한 것이 어린이날의 출발이다.

초기 어린이날의 취지에는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하는 뜻이 들어 있었다.
1925년의 어린이날 기념행사에 전국의 소년·소녀들이 30만 명이나 참가할 정도로 성장한다.
그러나 일제는 어린이날이 우리의 민족정신을 심어준다는 트집을 잡고 대동아 전쟁을 일으키고 부터는 이를 억압하는 것이다. 박중빈은 이를 심히 안타깝게 여긴다.

1942년 전국 순방길을 마무리 짓고 돌아온 박중빈이 이듬해 이른 봄 총부 넓은 뜰아래에서 귀여운 아이들과 친구가 된다. 출가 수행자들의 자녀들이다.
"할아버지! 이 꽃 예쁘지."
"예쁘고, 말고."
"나 꺾어줘."
"아가야, 꽃을 꺾으면 꽃이 아프다고 하지. 그러니까 구경만 하자."
"할아버지, 나 안아줘."
"그래 그래, 이리 온."
박중빈이 아이들을 일일이 안아주며 어루만진다.

이를 바라보는 제자들이 스승의 끝없는 아이들 사랑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할아버지 몸도 편찮으신데 너무 성가시게…."

아이들은 할아버지를 더욱 좋아한다. 학교에 갈 때면 책보를 끼고 달려와 합장을 하고 인사를 한다.
박중빈은 아이들로부터 인사 받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그리고 인사를 받을 때 마다 귀한 과자를 준다. 아이들이 좋은 성적표를 보여주면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부모들이 자녀가 스승을 너무 귀찮게 한다 싶으면 이를 말리는 부모에게 교육애를 말씀하신다.

"괜찮다. 나의 가르침을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마음을 마음대로 잘 쓰게 하는 것이다. 그 밖에는 별다른 것이 없다. 이 아이들이 우리 교단의 꿈이고 미래다. 자라나는 아이들 이 마음을 잘 쓰고 못 씀에 따라 우리 교단의 밝고 어둠이 달려 있다. 너 나 할 것 없이 자녀교육은 부드럽게 해야 한다."
박중빈은 한국의 페스탈로찌다. 아이들의 친구가 되는 교육철학자며 실천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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