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그리스도교 끝장 토론
레페스심포지움, 원익선 교무 발표
역사와 교의 바탕한 소통 필요
2017-01-26 민소연 기자
이번 심포지엄은 지난해 발생한 개운사 불당 훼손사건을 배경으로 열렸다. 이 사건은 드러나지 않았던 양 종교 간의 긴장감을 수면위로 드러내며, 종교 간의 소통과 화합의 필요성을 알렸다. 또한 다른 종교를 이해하지 못한 채, 상대를 경쟁의 대상으로만 바라봤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위험성을 알리는 사건이기도 했다.
토론자들은 자신의 종교와 상대 종교에 대한 견해, 종교 체험과 종교학자가 된 배경 등을 나눴다. 이들은 종교가 형이상학적인 진리 추구에 그쳐서는 안 되고, 인간 삶의 변화로 실현돼야 한다는 것에 뜻을 모았다. 또한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고 개인의 삶에서도 실천적인 기준이 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자고 했다.
이번 심포지움에서는 불교측으로 원불교를 대표하는 원익선 교무가 첫 발제를 맡았다. 한국사회의 종교 현실을 점검하면서 향후 초래될 수 있는 종교 간의 분쟁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원 교무는 "현재 기독교와 불교는 '이상'적으로는 소통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심각한 온도 차가 있다"며 "한국인이 종교에 대해 너그럽기 때문에 다른 나라처럼 양 종교 진영 간의 갈등이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소통을 소홀히 여긴다면 위험한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소통에 있어서도 서로의 '역사'와 '교의'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상대의 성장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 교무는 "한국엔 일본과 대만의 종교까지 들어오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한국인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종교로 그것을 극복한다는 것으로는 해석할 수 없다"라며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에서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형이상학적인 주제인데, 양 종교가 철학적·신학적인 소통을 이뤄내, 종교에게 너그러운 한국인의 특징적 신심을 연구한다면 한국사회가 새로운 정신문명을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록자로 참여한 전철후 교무는 "종교 간 대화는 이웃종교의 진리적 사유와 교리체계를 심도 있게 이해하고 있어야 가능 한 작업이다. 자기 종교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게 재해석돼야 하는 부분들이 필요하다. 그래야 원불교도 이웃종교들과 사상적 실천적 면에서 종교간 대화가 가능해진다. 모든 종교의 본질은 세상의 치료에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준 시간이었고, 근·현대사에서 현 시대에 맞게 치유하는 처방약으로 원불교가 발생한 것 같다는 감상이 든다"며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