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종교간 대화의 전제조건

2009-11-17     원불교신문
진리가 하나이고, 세계도 하나이며, 모든 성현의 뜻이 하나이고, 모든 종교의 목적이 하나라는 점에서 종교 간의 대화는 바람직한 것이며 또한 소망스럽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10여 년 전부터 한국 종교인 협회가 결성되어 대화와 이해를 위한 모임을 추진해왔으나 별다른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고만 것은 매우 애석한 일인 동시에 종교인의 입자에서 사회에 대해 더욱 입장에서 사회에 대한 더욱 부끄럽기도 한 것이다.
대산 종법사는 일원의 진리에 바탕 하여 종교 UN의 창설을 기회 있을 때마다 역설하고 있다. 정치 UN만으로는 진정한 세계 평화를 가져오기 어렵고, 종교 UN을 통한 모든 인류의 화합이라야 이 지상에 영원한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대산 종법사의 이러한 탁견을 높이 숭앙하는 것이다. 성현의 말씀은 땅에 떨어지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땅에 떨어져서도 안 된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종교 간의 대화는 꼭 성취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종교 간의 대화가 실재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아심을 가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종교가 걸어온 과거의 역사가 잘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종교 간의 대화가 실재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되어야 할 전제조건이 있다는 사실을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모든 종교와 종교인은 아집과 편견과 독단을 버려야 한다. 특히 종교의 핵심을 이루는 교리의 문제에 있어서 근본적으로 서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고 용납하기 어려운 점들이 있다. 같은 종교끼리도 교리의 해석 때문에 분열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어떻게 해서 다른 종교끼리 상반되는 교리를 서로 이해하고 용납할 수 있을 것인가는 매우 의문시되는 것이다. 이 문제의 해결 없이 종교 간의 대화는 너무도 어려웁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또 종교 간의 대화는 어디까지나 신자들의 종교 혼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지, 종교 지도자들의 국제회의로서는 매우 어려운 것이다. 정치적인 문제나 경제적인 문제는 서로 이익 추구가 목적이기 때문에 외교 활동이나 국제회의로서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종교 간의 대화는 신자들의 신앙과 수행을 통한 종교 행위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지 국제회의를 아무리 자주 연다고 해서 실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사실은 그간의 수십 차례에 걸친 국제적 종교회의의 결과가 잘 말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두 가지 전제조건을 먼저 해결하고 종교 간의 대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교헌 개정 2주년
발전하는 교세에 대응하고 교단의 여망에 의해 교헌이 개정된 지, 지난 10월 28일로서 만 2주년이 되었다. 재가· 출가에게 문호를 넓히고, 교단의 장래를 내다보는 입장에서 인류의 역사와 종교사에 크게 거울이 될 교헌으로 개정한다는 큰 뜻으로 교헌개정 작업이 여러 해에 걸쳐서 진행된 것이다.
그러나 막상 교헌 개정 작업이 끝났을 때, 과연 후진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교헌이며, 앞으로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상당수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제 교헌이 개정된 지, 2주년이나 지난 오늘의 시점에서 볼 때 역시 2년 전의 교헌 개정은 교단사에 빛날 작업이라기엔 아쉬운 느낌이 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구성원들의 욕구와 현실 문제에 대한 집착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 없었기 때문에 와지는 연쇄반응이 눈에 띠었다. 또한 교헌을 준수하고 운영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정리되고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발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벌써부터 교단 일부에서는 지난번의 교헌 개정이 수준작이 못 된다는 의견과 함께 다시 개정하고 보완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는 여론도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여론에 귀 기울여야 함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아직도 미비한 교규 교령 및 각종 시행세칙도 하루 빨리 정비해야 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약간의 미비한 점이 있으면 있는 대로 운영의 묘를 최대한 살려야 할 것이고, 교헌 정신에 위배되는 운영이 없도록 더욱 노력해야만 할 것이다. 즉 빈번한 개정과 위배되는 운영은 함께 배제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