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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진은 교무] 자아란 내가 세상에 반응하며 그 속에서 행동하고 적응하는 부분을 말한다. 우리가 보통 ‘나’ 또는 ‘자신’이라고 지각하는 측면이 바로 자아인데, 그 역할 중에는 강력한 본능적 욕구, 현실, 윤리적인 속박 사이를 중재하고, 이들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것이 있다. 만약 자아가 의식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으로 불안을 통제할 수 없게 되면, 위기에 처한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서 무의식적으로 어떤 사고나 행동 방식을 취하게 되는데, 이것을 ‘자아방어기제’라고 한다. 불안으로부터 나, 즉 자신
심리학과 마음치유
임진은 교무
2022.02.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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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진은 교무] 상담자로서 지켜야 할 윤리 조항 중에서 가장 기본이자 으뜸이 되는 것을 꼽자면, 단연 ‘비밀보장’이라고 할 수 있다. 비밀보장이란 상담자가 상담 과정에서 알게 되는 내담자 관련 정보에 대해서 반드시 비밀을 지켜야 하는 것으로, 국내외의 모든 상담 관련 학회마다 기본적인 윤리 규정으로 명시하면서 엄격하게 다루고 있는 조항이다. 상담자는 설사 무해한 정보라 할지라도 내담자의 허락 없이는 어떠한 내용도 공개해서는 안 되며, 말로 전하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상담 기록을 공개하거나 전달하는 것 역시 금지된다. 사생
심리학과 마음치유
임진은 교무
2022.01.2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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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진은 교무] 가끔 누군가와 대화한 내용을 제3자인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야 할 때가 있다. 분명히 집중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하다 보면 어김없이 내용에 대해서 질문을 받게 되고, 그러면 “그러게, 그건 나도 잘 모르겠네…”라고 조금은 난처한 기분으로 답하게 되는 일이 생긴다. 정성껏 대화를 나눴고 그래서 내용을 다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중요한 정보에서 공백이 생긴 것이다. 왜 그럴까?우리는 어떤 사건을 접하면 그 내용을 종합한 다음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으로 요약해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
심리학과 마음치유
임진은 교무
2022.01.2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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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진은 교무] 심리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성숙한 사람의 주요한 특성 중 하나로 꼽는 것이 바로 ‘자기수용’이다. 자기수용이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자신의 강점이나 약점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경향성, 심리적 현상, 신체조건, 행동방식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모든 측면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자기수용은 내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인 동시에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조건을 가진 사람조차도 스스로에 대해 흡족
심리학과 마음치유
임진은 교무
2022.01.0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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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진은 교무] 만약 누군가가 “나는 지금 0000000000을 하고 싶어요.”라는 문장의 빈 칸을 채워보라고 요청한다면 어떨까? 그것도 적어도 5개의 문장을 채워보라고 한다면, 그래서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보도록 한다면, 과연 쉽게 답할 수 있을까? 자신의 욕구, 즉 자신이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차리는 것은 삶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이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활동을 선택하고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원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행동의 목표와 방향성을 잃게 되어 결국 혼란에 빠지고
심리학과 마음치유
임진은 교무
2021.12.2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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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진은 교무] 내 마음속에 있는, 과거 어린 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지닌 또 하나의 인격을 ‘내면아이’라고 한다. 내면아이는 어린 시절 부모의 양육태도와 여러 가지 환경으로 인해서 형성되는데, 특정한 성격과 행동양식을 갖게 함으로써 성인이 된 후에도 계속해서 영향을 미친다. 즉, 나이로는 이미 성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마음속에 어린 아이가 사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내면아이가 있는데, 만약 어린 시절의 경험과 환경이 열악하고 부정적이었다면 자연히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자리 잡게 되고, 이로 인한 문제들이 초래된다
심리학과 마음치유
임진은 교무
2021.12.1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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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진은 교무] 자신의 생각이나 욕구, 감정, 가치관 등을 다른 사람의 것이라고 지각하는 마음의 현상을 ‘투사’라고 한다. 예를 들면, 자신이 상대방에게 적개심을 갖고 있으면서 오히려 상대방이 나를 미워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오해도 이런 오해가 없다. 이런 현상은 어떤 욕구나 감정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느끼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그 책임소재를 다른 사람에게 돌림으로써 나타난다. 만약 스스로를 돌아볼 때, 다른 사람의 특정 행동에 대해서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심하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게 된다면, 여기에는
심리학과 마음치유
임진은 교무
2021.12.0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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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진은 교무] 내가 아는 한 교무님은 대화를 나누는 상대방을 참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귀한 재주가 있다. 간혹 경계로 인해 잔뜩 동요된 마음을 꺼내 놓아도, 그 상황에 대해 섣불리 자신의 판단을 보태거나 조언하지 않고, 참을성 있게 끝까지 듣고 나서야 때로는 위로로 때로는 동조로 자신의 마음을 건네곤 한다. ‘이 교무님은 어떻게 이렇게 공감을 잘해줄까’ 속으로 여러 번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머리로는 알면서도 여유를 잃고 자주 실수를 범하는 나로서는 참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감이란 상대방이 어떤 상황에서 느끼는
심리학과 마음치유
임진은 교무
2021.12.0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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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진은 교무] 언젠가 한 후배 교무와 있었던 일이다. 모임이 끝난 후 사람들과 함께 식당으로 이동을 하는 중이었다. 삼삼오오 흩어져서 걷고 있는데, 나에게 뭔가 말을 하던 후배 교무를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모양이다. 몇 발 앞서 걷던 다른 교무에게 말을 걸려던 찰나, 그 후배 교무가 다가와서 말했다. “교무님, 제가 말을 하고 있는데 왜 그냥 가세요” 순간 깜짝 놀라서 “아, 미안해요. 몰랐어요”라고 했다. 지나고 보니, 사소한 일이긴 하지만 상황 그대로를 투명하게 말해준 후배 교무의 태도가 반갑게 느껴졌다. 살다
심리학과 마음치유
임진은 교무
2020.06.2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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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진은 교무] 상담에서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는 일반적인 대인관계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상담자는 따뜻함과 민감성을 가지고, 내담자가 어떤 태도를 보이든 어떤 이야기를 하든 판단하거나 비난하지 않으며, 끝까지 존중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변화를 돕는다. 더욱이 비밀보장은 상담자의 기본 윤리이니, 여러 면에서 상담장면은 내담자가 평소의 생활이나 인간관계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가장 ‘안전한’ 공간이 된다. 이 속에서, 내담자는 용기를 가지고 그동안 억압해온 고통스러운 마음을 꺼내 치유하고,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 행동들
심리학과 마음치유
임진은 교무
2020.06.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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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진은 교무] 때론 당사자는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어떤 성격적 특성이나 모순이 다른 사람에게는 분명하게 보일 때가 있다. 예를 들면, 평소 존중과 배려를 강조하지만 행동할 때는 자기중심적인 면이 많다거나, 관념에 물들지 않은 자유로운 정신을 추구하면서도 실제 관계 속에서는 강한 편견과 선입견을 고수하는 경우 같은 것이다. 이런 모순과 불일치는 내면에 갈등이나 양가감정(어떤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 서로 반대되는 두 감정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을 가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그대로 둔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두
심리학과 마음치유
임진은 교무
2020.06.1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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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진은 교무] 명상가이자 심리치료사인 존 웰우드(John Welwood)는 수행하는 사람들이 자칫 수행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내면의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이를 ‘영적 우회’라고 했다. 즉, 영적 우회란 인간의 욕구나 감정,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인생의 과제, 살면서 맺힌 불편한 마음 등을 직면하지 않고 회피하거나 이를 조급하게 초월하려고 시도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수행을 한다고 말은 하지만 사실은 매일매일의 치열한 마음작용을 통한 실다운 수행이 아닌, 그럴듯한 가면으로 자신
심리학과 마음치유
임진은 교무
2020.06.0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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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진은 교무] 무의식 속에는 ‘그림자’라는 것이 있다. 그림자는 어두운 측면, 즉 무의식에 있는 열등한 인격을 말한다. 자아가 어떤 것을 지향하면 할수록 그와 맞지 않는 것들이 생기는데, 그런 부분들이 무의식 속에 억압되어 그림자를 형성한다. 고상하고 높은 인격을 지향하다 보면 미숙하고 바람직하지 않고 도덕적으로 열등한 성격부분들은 억압되고, 그림자가 된다. 그림자는 그 자체로는 자각하기가 어렵고, 주로 투사를 통해 감지할 수 있다. 투사란 자기 마음속에 있는데 그것을 모르고 밖에 있다고 하는 현상으로, 영사기를 통해서
심리학과 마음치유
임진은 교무
2020.05.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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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진은 교무] 우리는 몹시 속상하거나, 두렵거나, 괴로운 것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이 들 때, 반사적으로 이를 피하려 하게 된다. 예를 들면, 부모님의 심한 불화로 마음이 편치 않은 학생이 스마트폰 게임에 빠져들거나, 입사시험에 실패한 절망감을 잊기 위해서 친구들과 정신없이 밖으로만 돌아다니는 것과 같은 행동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경험 회피’라고 하는데, 경험 회피란 신체적 감각, 감정, 생각과 같은 자신의 사적인 경험들에 있는 그대로 ‘접촉’하지 않고, 이런 경험이나 발생한 상황 자체를 바꾸려고 하
심리학과 마음치유
임진은 교무
2020.05.0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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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진은 교무] 명상에 대한 교양수업 내용 중에 듣기 명상이 있다. 서로 한 번도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는 사람과 짝이 되어서 마주 앉게 하고, 한 사람씩 차례로 주어진 시간 동안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하게 한다.이때 상대방은 그 이야기에 전적으로 주의를 기울인다. 만약 침묵하면 조용히 기다려주는 것도 규칙 중 하나다. 신기하게도, 처음에는 낯선 이 상황에 어쩔 줄 몰라 하던 학생들도 어느새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밝은 표정으로 재밌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게 된다. 학생들은 명상을 듣기에 적용할 수 있다는 데 놀라워하고
심리학과 마음치유
임진은 교무
2020.04.3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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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진은 교무] 오래전에 ‘엄마가 뿔났다’라는 주말드라마가 있었다. 주인공인 60대 주부 한자는 가난한 집 딸로 자라 25살에 친구의 오빠와 사랑 하나로 결혼했다. 천진난만하고 착한 성격으로, 어려운 형편이지만 시동생 뒷바라지까지 하면서 살았다. 그러나 돈에도 출세에도 무능하고 오로지 좋은 사람일 뿐인 남편과 얽혀 보낸 세월이 억울해지고, 자식들도 속을 썩이면서, 점차 ‘나는 뭔가’라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여학생 시절부터의 소원은 책만 읽으면서 사는 것. 몇십 년간 묵묵히 며느리이자 엄마의 역할로 살던 한자는 결국 가족
심리학과 마음치유
임진은 교무
2020.04.2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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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진은 교무] 후배 교무와 의논할 일이 있어 카페에 갔다. 커피를 주문하려고 메뉴를 보는데, 처음 보는 메뉴들이 눈에 들어온다. 호기심과 안전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주문을 받는 매장 직원에게 “000 맛있어요?”라고 물었다. 낯선 메뉴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듣고는, 결국 늘 마시던 커피로 주문을 마쳤다. 2층으로 올라가는데 뒤따라오던 후배 교무가 웃으며 말했다. “교무님은 뭘 고를지 잘 모르겠으면 직원에게 이거 맛있냐고 묻는 거 아세요? 그러면 그 직원이 뭐라고 답을 하겠어요” 그 말을 들으니 웃음이 나왔다. ‘맞아,
심리학과 마음치유
임진은 교무
2020.04.1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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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진은 교무]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상담 분야 역시 전문적인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과정이 꽤 어렵고 긴 편이다. 3급부터 2급, 마지막으로 1급 자격증까지 취득하기 위해서는 학위과정과는 별개로 현장에서의 긴 수련 기간이 필요하다. 이런 수련 과정 중 필수적인 것으로 ‘슈퍼비전(supervision)’이 있다. 이것은 초보상담자가 상담을 하고 나서 그 내용에 대해 공인된 전문상담자로부터 지도·감독을 받는 것을 말한다. 내담자의 호소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적절한 상담이론을 적용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하고, 부족한
심리학과 마음치유
임진은 교무
2020.04.0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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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진은 교무] “인생이라는 것이 꼭 잔디밭 같은 거야. 멀리서 볼 때는 깨끗하게 보이지만, 막상 가까이 가서 앉으려고 보면 마땅한 곳을 찾기가 어려운….” 예비교무 시절, 어느 교무님이 한 말씀이다. 멀리서 바라볼 때와는 다르게, 가까이에서 보는 잔디밭은 말끔하지도 깨끗하지도 않아서 늘 몇 뼘 크기 앉을 자리를 찾아 서성이게 된다. 멀리서 볼 때는 사람들의 세세 곡절을 알 수 없으나, 가까이 다가가 보면 고통 없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그런 비유로 들려준 것이다. 감정은 우리 삶에 다채로운 색깔을 준다. 만약 우리 인생을
심리학과 마음치유
임진은 교무
2020.04.02 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