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노래’언어로 사물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라고 쓴 어느 시인의 글은 따스하고 아름다운 봄에 대한 동경을 안겨주는 멘델스존(1809~1847)의 ‘봄노래’에 비하면 어딘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짧은 곡이지만 ‘언어가 끝나는 곳에서 음악은 시작된다’는 모차르트의 말을 명징하게 보여줍니다. 가사 없이 멜로디만으로 언어 이상의 뜻을 표현하는 ‘무언가(無言歌)’. 이 명칭은 멘델스존이 누이인 화니에게 쓴 편지에 처음 나타납니다. 1830년 이탈리아 베네치아
‘꿈속의 고향’‘꿈속의 고향(Going home)’으로 친숙한 곡이죠? 드보르자크(1841~1904)의 교향곡 9번 E단조 OP. 95 ‘신세계로부터’의 2악장 라르고(Largo)를 그의 제자 윌리엄 피셔가 흑인영가 풍으로 만든 가곡입니다. 잉글리시 호른의 애절한 선율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인상적인 곡입니다. 1892년 자넷 서버 여사의 초청으로 체코 시골 푸줏간 집의 무뚝뚝한 아들 드보르자크가 새로운 세계를 상징하는 뉴욕에 도착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을까요?유럽의 유명 작곡가가 국립음악원장에 취임한 전례가 없던 미국에서 그가 참석한
〈쇼생크 탈출〉피날레 “기억해요, 레드. 희망은 좋은 겁니다. 가장 좋은 것일지도 몰라요. 좋은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요.” 프랭크 다라본트가 메가폰을 잡고 팀 로빈스와 모건 프리먼이 열연한 영화 〈쇼생크 탈출〉(1994)의 피날레에 흐르는 대사입니다. 은행원 앤디(팀 로빈스)는 아내와 그 애인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받아 쇼생크 교도소에 수감됩니다. 전혀 다른 세계에 적응을 못하던 앤디는 교도소 내 모든 물건을 밀반입해주는 레드(모건 프리먼)와 친해집니다. 간수들의 비공식 회계사로 일하다가 마침내 교도소장의 비자금까지 관리하게
최근에 읽은 음악 에세이 이야기입니다. 고인을 추모하는 한 장례식장에서 바이올린 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아름답고 명상적인 곡이 연주되자 조문객들은 옷깃을 여미고 조용히 귀를 기울였습니다. 장례식장의 분위기를 더욱 경건하고 뜻있게 만든 이 음악이 바로 ‘타이스 명상곡’으로, 상주가 직접 연주를 부탁했다고 하더군요. 고인에 대한 기억과 함께 이 곡은 모두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남았을 것입니다. ‘타이스 명상곡’은 쥘 마스네(Jules Mass-net)*의 오페라 에 나오는 간주곡(인터메조, Intermezzo)입니다. 인터메조란
비킹구르 올라프손(1984~ )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중 아리아입니다. 피아노 소리가 얼음처럼 투명하고 아름답지요? 75분 분량의 전곡 연주를 담기 위해 25년의 세월을 연마한 그가 지난해 12월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고양 아람누리 아람음악당과 예술의 전당 등에서 이 곡을 연주했습니다.간결하면서도 우아한 이 아리아는 영화 〈양들의 침묵〉(1991)과 〈잉글리시 페이션트〉(1996)에 삽입돼 유명합니다. 소리를 색감으로 느끼는 아이슬란드 출신의 명 피아니스트가 “피아노 건반 위에 펼쳐지는 작은 우주와 같다”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카를로스 클라이버 지휘 빈 필하모닉 해마다 1월 1일 11시 15분(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의 황금홀*에서 열리는 빈 필하모닉 관현악단(이하 빈 필) 신년 음악회는 지구촌 클래식 팬들이 기다리는 연례 행사입니다. *황금홀(Goldener Saal): 무지크페라인(Musikverein)의 6개 콘서트홀 중 빈 필하모닉의 연주 홀인 대공연장의 별칭. 언제나 그렇듯 지휘자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오케스트라 자체의 독립성을 위해 상임지휘자를 두지 않는 관례가 있기 때문이죠. 올해는 드레스덴 슈타츠 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