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山日落 서산에 해가 지고四溟風寒 사방은 바람 차다月渚夜冷 달 비치는 개울가 밤은 깊은데雪菴燈殘 설암엔 등잔불만 외로이 탄다.'서산에 해 지고(悼四室)' - 허정(虛靜 1670~1733 조선 영조 때 승려)허정의 이름은 법종(法宗), 완산 전씨로 관서 땅 출신이다....
대추 밤을 돈사야 추석을 차렸다 이십 리를 걸어 열하루 장을 보러 떠나는 새벽 막내딸 이쁜이는 대추를 안준다고 울었다 절편 같은 반달이 싸리문 위에 돋고 건너편 성황당 사시나무 그림자가 무시무시한 저녁 나귀방울이 지껄이는 소리가 고개를 넘어 가차워지면 이쁜이보다 삽살개...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한강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 량이면나는 밤하늘에 나르는 까마귀와 같이종로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두개골(頭蓋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
松下問童子 소나무 아래에서 동자에게 물으니言師採藥去 선생님은 약을 캐러 가셨다 하네只在此山中 오로지 이 산중 어딘가에 있으련만雲深不知處 구름 깊어 그 곳을 알지 못하겠네.심은자불우(尋隱者不遇) - 가도(賈島 788~843 당나라 시인)가도는 출가하여 법호를 무본(無本)...
空山不見人 빈 산에 사람 기척은 없고但聞人語響 간간이 들려오는 말소리뿐,返景入深林 비낀 햇빛 숲 속에 들어오니復照靑苔上 푸른 이끼 더욱 빛이 난다.녹시(鹿柴) - 왕유(王維 701 ~ 761 당 나라 시인)궁정시인인 왕유는 남종 문인화(南宗文人畵)의 창시자이다. 그의 ...
해와 하늘빛이문둥이는 서러워보리밭에 달 뜨면애기 하나 먹고꽃처럼 붉은 울음을밤새 울었다.문둥이 - 서정주(徐廷柱 1915-2000 시인)서정주는 박한암 스님의 도움으로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그의 시 세계는 폭이 넓고 깊어서 현대 시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문둥이...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
月入松聲白 달빛 들어 솔 소리 희고 松含月色寒 솔잎은 달빛 머금어 차다 贈君般若劍 그대에게 반야검을 주노니 歸臥月松間 돌아가 달과 소나무 사이에 누워 지내라.월송 대사에게 주는 글(贈月松大師) - 함월 해원(涵月 海源 1691~1770조선 영조 승려)함월은 함경북도 함...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그 눈동자 입술은내 가슴에 있네바람이 불고비가 올 때도나는저 유리창 밖 가로등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세월이 가면 - 박인환(朴寅煥 1926 ~ 1956 시인)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난 박인환은 평양의전을 중퇴, 1949년 후반기 동인에 참여하...
山水與柱杖 산과 물과 함께 한 주장자를 古人曾點得 옛 사람이 이미 알아 얻었으니我也打合睡 나는 그저 잠이나 잘 밖에淸風過虛庭 맑은 바람이 빈 뜰을 지나네.*주장(柱杖- 설법할 때 지니는 지팡이) 전법게(傳法偈) - 동헌 완규(東軒 完圭1896 - 1983 스님) 동헌 ...
거북네는 만주서 왔단다. 두터운 얼음장과 거센 바람 속을 세월은 흘러 거북이는 만주서 나고 할배는 만주에 묻히고 세월이 무심챦아 봄을 본다고 쫓겨서 울면서 가던 길 돌아왔단다띠팡을 떠날 때 강을 건널 때 조선으로 돌아가면 빼앗겼던 땅에서 농사지으며 가 갸 거 겨 배운다...
송화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집 눈 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이고 엿듣고 있다. 윤사월(閏四月) -박목월(朴木月 1916-1978 시인) 박목월은 김소월과 김영랑을 잇는 시인으로 민요 가락에 향토적인 서정을 담담하고 소박하게 담았...
人頭日日白 사람은 나날이 늙어가고山色時時靑 산 빛은 때때로 푸르도다人山俱忘了 산과 사람을 잊어버리면 無白亦無靑 흰머리도 푸르름도 없으리니. 무제 - 효봉(曉峰 1888 ~ 1966 승려)평양에서 태어난 효봉 스님은 14살에 과거에서 장원급제, 조선이 망하자 와세다대학 ...
나는나는 죽어서파랑새 되어푸른 하늘푸른 들날아다니며푸른 노래푸른 울음울어 예으리나는나는죽어서파랑새 되리.파랑새 - 한하운(韓何雲 1919 ~ 1975 시인)한하운은 함경남도 함주에서 출생하여 베이징대학 농업학교를 졸업, 나병에 걸려 유랑하면서 민요가락으로 인간의 고통과...
千里家山萬疊峰 천리 길 내 고향 산이 첩첩하지만 歸心長在夢魂中 마음은 꿈속으로 돌아가 오래 머무네 寒松亭畔孤輪月 한송정 가에는 달이 외로이 뜨고 鏡浦臺前一陣風 경포대 앞에는 한줄기 바람이 부네沙上白鷺恒聚散 모래 위에 갈매기 흩어졌다 모이고波頭漁艇各西東 파도 위로 고깃배...
留春春不駐 봄을 붙잡아도 봄은 머무르지 않고春歸人寂寞 봄이 돌아가니 세상은 적막하누나厭風風不定 바람을 싫어해도 바람은 정처가 없고風起花蕭奈 바람이 일어나니 꽃은 쓸쓸하도다.'낙화부(落花賦)' - 백거이(白居易 772~846 당나라 시인)백낙천(白樂天)으로 더 잘 알...
冷炎全欺雪 싸늘해서 자칫 눈으로 속겠구나餘香乍入衣 향기는 사뭇 옷깃에 스며들어와春風且莫定 봄바람은 그리도 정처가 없는지 吹香玉階飛 향기를 불어서 자꾸 섬돌로 날리네.'배꽃(梨花)' - 구위(丘爲 ? - 8세기 당나라 시인)구위는 왕유, 유장경과 친교가 두터웠던 시인...
껍데기는 가라4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껍데기는 가라동학년 곰나루의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껍데기는 가라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申東曄 1930-1969 시인)신동엽은 충남 부여에서 ...
院落深深春晝淸 울안이 깊고 깊어서 봄날이 맑은데梨花開遍正冥冥 배꽃이 가득 피어 몹시 자욱하구나 鶯兒 是無情思 꾀꼬리란 놈은 생각이 아주 없는지掠過繁枝雪一庭 가지들 사이를 뛰어 온 뜰이 눈이로다.이화(梨花) - 이개(李塏 ? - 1456 조선 단종 때 사육신)이개는 단종...
雨歇長堤草色多 비 개인 긴 언덕에는 풀빛이 푸르기도 한데送君南浦動悲歌 그대를 남포에서 보내며 슬픈 노래 읊조리네大同江水何時盡 대동강 물은 그 어느 날에 다 스러질 것인가 別淚年年添綠波 이별의 눈물이 해마다 푸른 물결에 더해지는 것을.송인(送人) -정지상(鄭知常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