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頭日日白 사람은 나날이 늙어가고

山色時時靑 산 빛은 때때로 푸르도다

人山俱忘了 산과 사람을 잊어버리면

無白亦無靑 흰머리도 푸르름도 없으리니.

무제 - 효봉(曉峰 1888 ~ 1966 승려)


평양에서 태어난 효봉 스님은 14살에 과거에서 장원급제, 조선이 망하자 와세다대학 법과를 나와 10년간 봉직한 판사를 그만두고 엿장사를 하면서 전국을 방랑하였다. 서른여덟 살 때 금강산 신계사에서 석두(石頭) 화상에게 출가, 1963년 통합종단의 종정으로 추대되었다.
효봉은 금강산 법기암(法起庵)에서 하루 한 끼 식사, 묵언(默言), 장좌 불와(長坐不臥)로 용맹 정진하여 하나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계율은 탐욕을 다스리고, 선정은 분노를 다스리고, 지혜는 어리석음을 다스리지만, 마지막엔 마음을 비워 무심(無心)해지면 도에 이른다는 것. 시에서 효봉은 그걸 잊을 망(忘)으로 표현하였다.

그러나 바다 속에서 육지를 다니듯, 번개 불에 바늘귀를 꿰는 듯한 수단과 안목을 갖추어야 한다니….

 이원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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