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수행은 자유를 얻기 위해서다. 자유는 비움이 기반될 때 가능하다. 이 비움은 영롱한 힘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몰입에 의한 비움이어야 한다. 이때 몰입은 수많은 마음을 한 데 모아 한마음이 됐다가 저절로 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한마음의 초점이 단전에서 되면 마음이 편안할 뿐 아니라 몸 건강에도 이롭다.마음을 단전에 모으기 위해서는 마음에서 단전기운을 느낄 정도로 단전이 단련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 마음이 단전에 스며들어 숙성된 기운을 벗 삼을 수 있다. 이어 선정에 들었다가 출정할 때는 자신의 진리
수행의 길
길도훈 교무
2023.01.03 10:52
-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도광산채(韜光鏟彩)는 빛을 문지르고 무늬를 대패로 깎아 숨긴다는 뜻이다. 이는 명검은 빛과 무늬를 숨겨 도둑으로부터 지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좌산상사는 종법사에 오를 때 첫마디로 “숨바꼭질을 잘 못 해서 이 자리에 있게 되었다”고 했다. 수행자가 보림을 끝내면 그동안 닦았던 의식이 온몸으로 배어나온다. 그러나 아직 단단하지 않기에 혹독한 경계를 마주하다가는 심한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그동안의 수행을 진리도 세상 사람들도 시험하려 들 테니 말이다. 그래서 지혜로운 수행자는 도광산채를 해가며 대경, 즉 경
수행의 길
길도훈 교무
2022.12.23 13:05
-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수행자가 만행을 마치고 나면 자신 수행에서 미진한 부분이나 내면화가 완전하지 않은 부분이 드러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보림이 꼭 필요하다. 보림은 보호임지(保護任持)의 준말로서 한자 보임(保任)이라고 쓴다. 그러나 한글로 쓰고 읽고 말할 때는 보림이라고 한다. 이는 ‘찾은 본성을 잘 보호하여 지킨다’는 뜻으로 본성에 깨어 존재함을 내면화하기 위한 수행이다.수행자라면 보림의 필요성을 틈틈이 절실하게 느낀다. 선방에 가서 공부할 때는 어느덧 견성한 것 같고 부처가 된듯 싶다가도, 생활하다 보면 현실에서
수행의 길
길도훈 교무
2022.12.18 16:03
-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인간이라면 죽을 때까지 꼭 해결해야 할 것이 있다. 이생에서 즐겨하던 습관과 마음속에서 갈구하던 것이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내생의 업과로 이어지게 된다. 내생에 인간으로 태어날 여유마저 없으면 해결되지 않은 일의 주위를 영혼으로서 떠돌 수 있다. 임종에 다다른 사람에게 주위 사람들이 마지막 소원이 뭐냐고 묻는 것도 이런 업과를 막기 위해서다. 죽어갈 때 여한이 없어야 그 영혼이 삶의 의미를 찾아 길을 떠날 수 있다.‘해야 할 남은 과제’는 수행의 완성을 위해서도 해결이 필요하다. 수행자의 우선 과제는
수행의 길
길도훈 교무
2022.12.09 14:12
-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선정에 들기를 반복하며 초월적인 부분이 열리기도 한다. 육근으로 보고 듣고 맡을 수 없는 것 등을 할 수 있게 되고, 궁금해하던 진리와 이치와 일에 대한 것이 열려 알게 되는 것 말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정의 경지를 일상으로 발현시키는 것이다. 좌선 때 입정이 되었다가 출정할 경우 바로 일어나 움직이기보다는 눈 감고 선정의 심법과 기운이 표면의식으로 올라와 존재하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이어서 눈을 뜰 때 그 의식의 느낌으로 사물을 접응하며 존재하여 일상의 기운이 되도록 한다. 이런
수행의 길
길도훈 교무
2022.12.02 17:12
-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좌선할 때 일반적으로 좌선의 진도와 방법을 몰라서 망념의 잔치를 벌이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망념을 없애는 것으로만 여겨 망념과 힘겨루기를 한다. 좌선을 해야 할 방향과 방법만 제대로 알고 하면 망념은 있든 없든 별 상관이 없다. 다만 망념의 정보를 알면 망념은 활용의 가치가 높다.망념은 보편적으로 이치에 벗어나거나 정상적이지 않은 생각이다. 좌선에서의 좋은 감정과 생각은 잔디밭에서 예쁜 꽃도 잡초가 되는 것처럼 망념이 된다. 좌선할 때 망념을 몹쓸 것처럼 여겨 놓기만 하면 마음에 놓는 힘이 생기기는 한다
수행의 길
길도훈 교무
2022.11.27 19:32
-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과거에는 선정에 들어도 선정인 줄 모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수행을 놓지 않고 나아가는 수행자만이 선정이 잦아지며 영계에 눈이 뜨이고 지혜가 솟아났다. 이것마저 상시로 열려 확연해 지고 나서야 견성을 하고 도인의 반열에 올랐음을 스스로 알게 되었다. 이러니 선정에 들기만 해도 견성이니 도인이니 하여 그 명칭에 따른 무게감이 컸다. 정산종사의 견성 다섯 단계가 온전한 정도다. 이 단계는 만법귀일의 실체를 증거, 진공의 소식을 아는 것, 묘유의 진리를 보는 것, 보림하는 공부를 하는 것, 대기대용으로
수행의 길
길도훈 교무
2022.11.22 17:00
-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선정에 이르는 것은 물리적 트레이닝만으로 되는 게 아니고 정해진 시간도 없다. 내면의 소리를 듣고 감각을 끌어내는 게 필요하다. 선정이란 것이 곧 마음의 세계이니, 객관적 지표를 갖기도 어렵다. 그럼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선정에 이르렀다’는 것을 어떻게 알까? 선지자가 몇 가지만 짚어보면 알 수는 있다. 그러나 선정에 대해 많이 들어 자기화하여 이야기하면 판별이 결코 쉽지 않다. 다만 선정에 자주 든 사람은 최소한 눈빛과 기운이 순수하고 맑고 영롱함, 의미로 깨어 있음, 통찰, 차분함, 진중함, 여유 등
수행의 길
길도훈 교무
2022.11.15 14:48
-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한때 선정에 들어도 진리인식이 깊지 못하면 별 의미가 없다. 선 수행으로 선정에 이르러 솟는 지혜는 진리인식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진리인식을 위한 경전 공부는 일반적인 사고 체계로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법을 문자로만 알면 문자의 의미와 씨름하느라 하세월일 수 있다. 문자가 곧 법이 될 수는 없기에 문자로는 관념의 범주를 넘어서기 어렵다. 문자는 법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불과하니 말이다. 더 구체화시켜 설명한다 해도 인형으로 알려 주는 정도다. 법이 곧 손가락이고 인형인 줄로 알고 손가락과 인형을
수행의 길
길도훈 교무
2022.10.31 14:42
-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좌선만으로는 원만한 수행이 어렵다. 좌선을 통해 선정에 들어도 선정에 든 것에만 그치면 초목과 다를 바 없다. 게다가 선정의 힘으로 마음의 눈이 열리고, 알고 싶은 것을 알아도 깨달음이 크지 못하다. 수행과 더불어 꼭 필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진리인식이다. 선을 통해 선정에 들었을 때, 또는 선정의 힘으로 의식이 열릴 때, 이 진리인식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행자는 진리인식에 적지 않게 공들여야만 한다.진리인식의 기초는 경전 연마로부터 비롯된다. 경전에는 먼저 다녀간 선지자들이 깨달은 진리와 심경이
수행의 길
길도훈 교무
2022.10.21 16:18
-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독야청정(獨也淸靜)은 홀로 사념 없이 맑고 고요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시끌벅적한 곳에서도 맑고 고요히 존재하는 경지’를 일컫는다. 즉 이 수행은 경계가 있는 곳에서도 맑고 고요함을 닦고자 함이다. 경계에는 역경, 공경, 순경이 있다. 역경은 마음과 일을 거스르는 어려운 경계이고, 공경은 평범한 일상인 경계이며, 순경은 하고자 하는 모든 것에서 뜻대로 순조롭게 이뤄지는 흐뭇한 경계를 말한다. 외경이 있는 곳에서의 좌선은 처음에는 가벼운 역경에서부터 해가는 것이 좋다. 강남 번화가 한 복판에서도
수행의 길
길도훈 교무
2022.10.17 15:32
-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학부시절 “좌선할 때 호흡은 코에 새의 깃털을 대도 깃털이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해야 한다”는 말을 선진들로부터 숱하게 들어왔다. 호흡을 그만큼 단련하라는 의미겠지만, 자칫 호흡을 억지로 미세하게 하면 병을 만들 수 있다. 호흡을 인위적으로 가늘게 하다 보면 마음, 호흡, 몸 모두 긴장돼 폐가 약해지고 몸으로 찬 기운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호흡은 좌선에 공들이며 자연스럽게 깊고 고요해져서 몸 건강과 선정에 이르는 데에 도움 되게 하는 것이 좋다. 즉 미세호흡은 저절로 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세호흡
수행의 길
길도훈 교무
2022.10.10 14:40
-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필자가 20대 시절, 법타원 김이현 종사가 하루는 “백회에서 단전으로 하나의 굵은 파이프가 연결되었다는 느낌을 갖고, 백회에서 우주의 상서로운 기운이 그 파이프를 통해 단전에 들어온다는 느낌으로 호흡해 볼래?”라고 했다. 그 느낌으로 호흡해 보니 정말 심신의 기운이 상서롭고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백회호흡은 백회로부터 호흡을 하는 것이다. 백회(百會)는 의식을 각성시키는 대표적인 혈 자리로, 앞 머리카락 경계로부터 머리 정 가운데 위로 다섯 치 뒤쪽 지점에 있다. 그 지점은 옆에서 볼 때 대체로 머리 가운
수행의 길
길도훈 교무
2022.09.30 15:28
-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단전주선을 하기 위해서는 단전에서 마음이 살 수 있는 담뿍한 단전 기운이 필요하다. 단전에 기운이 담뿍할수록 마음이 단전 기운에 자연히 의식되어 머무르기 쉽다. 기운이 주체가 되어 마음을 끌어당기는 형태다. 그동안 다뤄왔던 누워 단전 만들기, 자기 호흡 찾기, 수식법이 모두 이를 돕는다.이로써 마음이 기운 담뿍한 단전에 머무를 수 있다. 그러나 이로써 선정으로 가는 첫 관문인 마음이 단전에 제대로 스며들어 존재하기는 어렵다. 마음먹고 마음이 단전에 제대로 스며들어 존재해 보려고 해도 사람들 대부분은 이 언
수행의 길
길도훈 교무
2022.09.22 09:21
-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좌선을 소리 없는 염불이라고 한다. 염불이 염불 일성에 집중하는 것처럼, 좌선에서 단전에 마음 두는 것도 염불이라 할 수 있다. 단전에 마음 두는 것보다 집중하는 면에서 수식법이 훨씬 수월하다. 수식법(數息法)은 여러 가지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한 호흡에 ‘하나’ 다음 호흡에 ‘둘’하며 세는 것이지만 그 전에 할 것이 숨을 들이쉴 때 초 단위로 ‘하나, 둘, 셋’ 등으로 세는 것이다. 이는 마음을 좀 더 세밀하게 가질 수 있고 단전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단전주 수식법은 단전주 호흡처럼 들숨은 유념,
수행의 길
길도훈 교무
2022.09.14 12:35
-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단전으로 자신만의 좋은 호흡을 할 수만 있어도 좌선 수행의 기초로는 충분하다. 수행해가는 데 어려움 없다. 석가모니 부처가 호흡을 바라보다 선정에 든 것보다 수행하기 훨씬 수월하니 말이다. 나머지는 정성만 들여도 되는데 문제는 수행이 무료해서 정성을 꾸준히 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동안 세상에 수행의 고수가 많지 않은 연유인가 싶다. 의사들에게 좌선을 가르칠 때 “단전으로 자기 호흡을 할 정도면 나머지 수행은 알아서 해도 돼요”라고 했더니, 그중 한 의사가 “교무님! 우리는 이것으로 몇 년을 이어갈 수
수행의 길
길도훈 교무
2022.09.01 13:40
-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단전주선을 제대로 하려면 단전에 마음이 살 집부터 지어야 한다. 마음이 살 단전은 몸에 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의식, 즉 마음을 두는 곳에도 있다. 몸 단전은 배꼽 아래의 기해(氣海)라는 혈의 안에 두나 마음 단전은 주로 허공에 둔다. 단전주선의 단전은 몸 단전을 기본으로 말하고 있으나 마음 단전을 아예 배제하지는 않는다.좌선의 강령에서 ‘좌선은 기운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지키기 위하여 마음과 기운을 단전에 주(住)하되 한 생각이라는 주착도 없이 하여, 오직 원적무별한 진경에 그쳐 있도록 함이니’라고 한
수행의 길
길도훈 교무
2022.08.26 10:59
-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단전주 호흡도 자신의 좋은 호흡으로 해야 선정 깊이 드는 데 수월하다. 사람마다 잠잘 때 호흡의 느낌, 길이, 세기 등이 다른 것처럼 제각각이다. 그런데 좌선을 할 때 일률적으로 조용하게 호흡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인위적일 뿐 아니라 긴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해서는 좌선의 내용이 좋지 않다. 게다가 지속할 경우 몸의 면역은 물론이고 호흡이 얕아서 폐 기능마저도 약화시킬 수 있다.호흡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것이 기본이다. 좌선도 자신의 가장 편안한 호흡을 찾아서 단련할 때 건강과 더불어 수행의 진전
수행의 길
길도훈 교무
2022.08.18 10:50
-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법타원 김이현 종사는 필자가 부교무 시절일 때 단전주호흡을 일러주었다. “우리는 단전주호흡이다. 단전으로 들이쉬는 숨은 유념이고 내쉬는 숨은 무념으로 하는 것이다. 풍선을 불었다가 놓으면 저절로 나가듯이 숨을 놓으면 숨은 저절로 나간다”고 했다.이것은 단전호흡과 구분된다. 단전호흡은 들숨에서 단전과 숨에 집중하고 날숨에서는 숨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단전주호흡은 들숨에서 단전과 숨에 집중하는 것이 단전호흡과 같을지라도, 날숨에서 숨은 무념이나 단전에는 유념인 것이 다르다. 즉 날숨에서 차이를 보
수행의 길
길도훈 교무
2022.08.12 09:43
-
[원불교신문=길도훈 교무] 대산종사는 제자들이 누운 채 단전호흡 하는 것을 지켜보며, 단전에 손을 대 체크해 주곤 했다. 단전 위치를 잡는 데에는 앉아서보다 서서가 낫고, 서서보다 누워서 잡는 것이 쉽고 정확하기 때문이다. 숨에 대한 의식은 코에서 단전으로 내려오는 것보다 허리 뒤 잘록한 부분인 명문에서 단전으로 가는 것이 숨 쉬는 데 수월할 뿐 아니라 기체 예방에도 탁월하다.숨을 들이쉴 때 단전 부위가 그 위나 아래보다 먼저 나올 정도가 되어야 단전이 정확하게 잡힌다. 숨의 세기는 한껏 들이쉬는 숨의 80% 이내가 좋다. 그리고
수행의 길
길도훈 교무
2022.07.28 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