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4년 개봉된 영화 ‘리틀 부다’에는 티벳 승려 노부가 환생한 스승 도제를 찾아 떠나는 장면이 전반부를 이룬다. 희귀한 일이지만 마침내 찾은 아이들 셋 전부가 스승의 분신들임을 확인한 노부는 좌복 위에 앉아 열반의 길을 떠난다. 한 승려가 매일 그의 경동맥이 뛰고 있는지를 점검한다. 어느 날 숨이 멈추고 사원에는 노부의 죽음을 알리는 북소리가 세상을 향해 울려 퍼진다. 코로나19로 인해 죽음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늘 이 장면이 떠오른다. 죽음은 불가해한 요소가 많다. ‘한때 존재하다 사라지는 나는 누구인가. 왜 나는 지구 위에 있
생명윤리
원영상(익선) 교무
2020.12.10 10:39
-
[원불교신문=전상현 교무] 생명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새로운 양상의 개인적·사회적 고통이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 선택에 따른 고통의 상충은 윤리적 딜레마를 야기하고 있다. 낙태, 존엄사, 뇌사, 장기이식, 생명복제, 의료자원의 배분, 인간과 기계의 공존, 더 나아가 동물과 환경 관련 윤리적 딜레마는 생명윤리 주제가 비단 윤리 분야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사회적으로 개인 및 집단의 윤리관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문제들이기에 관점들과 이해관계를 사회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정치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사회
생명윤리
전상현 교무
2020.11.12 15:39
-
[원불교신문=최운정 교수] 인문융합, 생명존중(Convergence with Humanities & Respect for Life). 원광대학교의 교육방침을 설명하는 단어다. 두 글귀에는 인간중심, 인본주의를 함의해 메디컬 분야의 여러 학과를 보유한 원광대학교가 홍보에도 널리 인용하고 있다.자살율 1위, 출산율 최하위생명존중에 반하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사례로 ‘OECD 회원국 중 2020년 자살률 1위, 출산율 최하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자살하는 사람은 인구 10만 명당 27명으로(2019년 기준), 이러한 슬픈
생명윤리
최운정(덕종) 교수
2020.10.15 14:40
-
[원불교신문=강연석 교수] 생명윤리의 범주를 조금 넓히면 의료정책과 의료직의 사명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최근 우리 사회의 큰 이슈인 의사들의 진료중단 사태에 대해 대종경 인과품을 읽고 일반 언론과 조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봤다.“그대는 도산지옥(刀山地獄)을 구경하였는가” 인과품 32장약간의 외출과 외박이 있긴 하지만 사실상 1년 365일 24시간 직장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고, 직장의 하부구조를 지탱하는 주춧돌로 각종 불편부당함을 감내하고 있지만 그만한 대우를 받지는 못하는, 그리고 폭력이나 감염병 위험에 노
생명윤리
강연석 교수
2020.09.09 13:51
-
[원불교신문=염승준 교수] 인류의 재난과 위기의 역사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초래할 위기에 대한 다양한 진단과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장하준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2008년 금융위기나 1929년 대공황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수요·공급·소비가 한 번에 다 붕괴되는 미증유의 경제위기를 초래할 위험성을 경고했다. 또 케빈 블로우(Kevin Blowe)는 감염된 개인을 식별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안과 시스템이 민주주의나 공공의 안전이라는 원래의 목적을 망각하고 개인 사생활 감시를 위한 여타의
생명윤리
염승준(관진) 교수
2020.08.12 15:24
-
[원불교신문=김영전 교수] 생명윤리란 생명과 관련한 요소를 법률·철학·의학·종교·경제 등의 시각에서 해석하는 분야이다. 낙태, 존엄사, 배아세포 활용 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윤리적인 판단을 필요로 하는 의료, 생명과 관련한 다양한 요소들이 논의 대상이다. 최근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이하 코로나19) 사태에서 ‘누구를 먼저 치료할 것인가?’,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을 위해 건강한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주입해도 좋은가?’, ‘낙태한 태아에서 추출한 세포로 백신 연구를 해도 좋은가’ 등의 문제 제기는 생명윤
생명윤리
김영전 교수
2020.07.09 11:14
-
[원불교신문=원영상 교수] 원불교는 불법시생활 생활시불법을 내세우는 개혁불교, 현대불교, 참여불교이다. 존재 자체를 중시하는 소태산 대종사의 죽음에 대한 인식 또한 원불교의 이러한 성격과도 깊은 관계 속에 있다. 물론 초기 및 대승불교의 핵심 교의도 수렴하며, 보다 창의적인 입장에서 재해석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전통의 생사관도 엿보인다. 이러한 역동성은 소태산이 각득한 통합적이고, 현실적이며, 유기적인 세계관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시공간의 비초월성소태산의 사후인식에 대한 특징은 먼저 시공간의 비초월성이다. 천도재에서 “생생에 사람
생명윤리
원영상(익선) 교수
2020.06.25 10:08
-
[원불교신문=이현도 교도] 세계 태아 4명 중 1명은 낙태세계보건기구(WHO)와 구트마허 연구소(Guttmacher Institute,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5600만건의 낙태가 시행되고 있다(2010~2014년). 지난 25년간 낙태율이 감소했으며, 특히 쉽게 낙태할 수 있거나 낙태가 합법인 나라에서 낙태율 감소가 더 뚜렷했다. 반면 낙태를 가장 엄격히 금지한 국가들의 낙태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합법화로 인해 낙태가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학계의 의견이다.낙태 허용 국가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
생명윤리
이현도 교도
2020.05.07 16:58
-
[원불교신문=강지숙 교수] 2013년부터 이듬해까지 임신중절 시술을 69차례 했다가 기소된 한 산부인과 의사가 2017년 2월 헌번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했고 이 헌법소원은 2019년 11일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낙태죄는 100년을 훌쩍 넘은 시점에 폐지되게 됐다. 낙태가 죄가 된 시점우리나라에서 낙태(落胎)가 ‘죄’로 다뤄진 것은 1910년 한일병합 이후 일본 형법이 적용되면서부터였다. 즉, 법으로 낙태 행위를 처벌하기 시작한 시기는 일제강점기로 일본 형법을 조선에 적용해 1910년 만들어진 ‘조선형사령’를 근거로 낙태한 여
생명윤리
강지숙 교수
2020.04.23 13:50
-
[원불교신문=최덕문 교무] “잘못하면 벌을 받아야 한다.” 많은 이들이 동의할만한 명제이다. 직관적으로도 감성적으로도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 즉, 어떠한 것이 ‘잘못’인지, ‘벌’은 무엇인지에 관해 100명에게 물어도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개인이 또 다른 개인에게 하는 복수는 동일할 수 없고, 정형화될 수 없다. 개인적인 복수를 정당화한다면, 사회구성원들의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국가(원래 부족이었던)를 통해 복수 하거나 또는 국가가 대신해서 ‘처벌’이라 불리는 복
생명윤리
최덕문 교무
2020.03.11 13:57
-
2019년 연명의료 내용 개정‘사전연명의료 의향서’는 19세 이상인 사람이 자신의 연명의료 중단 등 결정 및 호스피스에 관한 의사를 직접 문서로 작성한 것을 말한다. (연명의료 결정법 제2조 9항) 2019년 3월에 연명의료 내용이 개정됐다.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항암제 투여, 혈액투석 하는 것 외에도 추가적으로체외생명유지술(ECLS), 수혈, 혈압상승제 투여의 시술로서 치료 효과 없이 임종과정의 기간만을 연장하는 것도 연명의료로 정의했다. 연명의료 중단에 제외된 사항(사)원불교 호스피스회는 사전연
생명윤리
김인진 교무
2020.02.04 0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