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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라대왕이 내리는 사후심판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윤회의 천업에서 벗어나 영원한 대자유를 얻는 것이고, 둘째는 다생겁래를 반복하는 것이다. 첫 번째 판결을 받는 영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개는 두 번째 판결을 받고 육도로 들어가게 된다.소태산은 다생겁래를 육도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태어난다는 뜻으로 말했다. 다생겁래와 같은 뜻으로 니체의 '영원회귀'가 있다. 다생겁래의 판결에 따라 영가는 염라대왕이 선택해준 육도 중의 하나로 들어가게 된다. 염라대왕이 판결하는 동안에 영가 앞에 영화처럼 육도세계가 펼쳐진다.첫 번
사물에 대한 단상
정도상 작가
2017.12.2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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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상 작가] 영가가 시드파 바르도에 머무는 기간은 22일 동안이다. 그 동안 영가는 '거침없이 움직이는 힘'을 갖고 있었다. 영가는 물질로 이루어진 육체가 아니라 영체(靈體)이다. 물질로 이루어진 육체는 색이고 비물질로 이루어진 영체는 공이다. 그러나 영체가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색체(色體)이다.영가는 '바위나 언덕, 돌멩이나 흙, 집 그리고 수미산까지도 거침없이 통과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가는 생전에 살고 있던 집 주변은 물론이고 다른 별까지도 여
사물에 대한 단상
정도상 작가
2017.12.1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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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의 심판은 시드파 바르도를 여행하는 동안에 이루어진다. 심판을 받기 전에 대자유를 얻게 되면 윤회의 천업에서 벗어나게 되지만, 초재부터 육재에 이르기까지 천도재를 올리면서 '성주'와 '후생길 인도하는 법설'을 듣게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영가가 듣지 못했다면 이...
사물에 대한 단상
정도상 작가
2017.12.0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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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근원을 체험하는 사후세계'인 초에니 바르도의 기간은 열반 후 두 번의 칠 일까지다. 열반 직후의 치카이 바르도와 초에니 바르도에서 '성주'와 '후생길 인도하는 법설'을 듣고도 영가가 깨닫지 못하고 해탈천도의 대자유에 이르지 못했다면, 이제 영가는 분...
사물에 대한 단상
정도상 작가
2017.12.0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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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도에서의 사십구일의 여행은 그냥 아무렇게나 이뤄지지 않는다. 영가가 바르도의 아무 곳에나 여행하고 아무 신이나 만나고 다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바르도의 사십구일에도 여정이 있다. 영가들은 그 짜여진 여정에 따라 여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바르도에서의 첫 칠일 동...
사물에 대한 단상
정도상 작가
2017.11.2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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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칠 천도재를 지내기로 했다면, 사후의 칠일이 되는 날에 초재를 지낸다. 재를 지내는 이유에 대해 소태산은 〈대종경〉 천도품 29장에서 "천지는 묘하게 서로 응하는 이치가 있나니, … 모든 사람이 돌아간 영을 위하여 일심으로 심고를 올리고 축원을 드리며 헌공도...
사물에 대한 단상
정도상 작가
2017.11.1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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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 사자의 서〉에 따르면 영은 '치카이 바르도', 즉 '죽음의 순간의 바르도'인 '첫 날'에 대자유를 얻지 못하면 사후의 두 번째 단계인 '초에니 바르도', 즉 '존재의 근원을 체험하는 바르도'를 본격적으로 여행하게 된다...
사물에 대한 단상
정도상 작가
2017.11.0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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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 몸에 담겨 있던 마음이 몸에서 분리되는 순간을 '첫 날'이라고 한다. 성주를 듣고 일원의 밝은 빛을 보았다면 영은 대자유를 얻고 윤회로부터 벗어나는 해탈 천도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러나 미리 죽음을 예견하고 준비한 사람이 아니라면 결코 대자유를 얻지 못할...
사물에 대한 단상
정도상 작가
2017.11.0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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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숨이 멎고, 브라흐마의 구멍을 빠져나온 프라나가 세파로 변하는 순간, 존재의 근원에서 투명한 빛이 나온다고 한다. 〈티벳 사자의 서〉에서는 죽음의 진행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호흡이 멎었을 때 사자(死者)의 생명력(프라나)은 지혜가 머무는 생명 에너지 센터로 내려간다. 그리고 사자의 의식체(세파)는 자연 상태에서 최초의 투명한 빛
사물에 대한 단상
정도상 작가
2017.10.2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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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흙이 물 속으로 가라앉고, 물은 불 속으로 가라앉고, 불은 공기 속으로 가라앉고, 공기는 의식 속으로 가라앉는 죽음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인간의 몸이 지수화풍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거치고 나면, 육체를 빠져나온 프라나가 세파로 변한다. 프라...
사물에 대한 단상
정도상 작가
2017.10.2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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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육체를 지탱하는 것을 목숨이라고 한다. 목숨을 심령의 힘이라고 하는데, 티벳어로는 '룽(rlung)'이라고 하고 산스크리트어로는 '프라나(prana)'라고 한다. 프라나는 우주 만물의 근원이자 살아 있는 모든 것의 본질적 에너지이다. 인간의 몸에서도 프라...
사물에 대한 단상
정도상 작가
2017.10.1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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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동작을 정지하고 허파가 숨을 내보내지 않을 때를 일러 '사망했다'고 한다. 마음이 온전히 몸을 벗은 상태다. 만물은 몸에 생명을 의탁하고 있다. 그것이 생명의 형식이다. 개는 개의 몸을 빌어 존재하고 소나무는 소나무의 몸을 빌어 존재한다. 상사화는 상사화의 ...
사물에 대한 단상
정도상 작가
2017.09.2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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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례법회의 순서 중에 제일 기분 좋은 순서는 '산회가'를 부를 때이다. "거룩한 회상에 참예한 행복/ 저마다 나홀로 차지를 한 듯/ … 이날에 얻은 법 정신의 양식/ 실제의 생활에 광채를 내고/ 반가운 얼굴로 돌아오는 횟날 …" 산회가를 부르면서 ...
사물에 대한 단상
정도상 작가
2017.07.1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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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법회를 보러 교당에 들어서면 맨 먼저 회보를 받는다. 공손한 마음으로 회보를 받아 늘 앉는 자리에 앉는다. 일원상과 대종사님 존영에 짧게 합장하여 예를 표하고 회보를 펼쳐 읽기 시작한다. 피아노 반주에 맞춰 오늘 법회 때에 부를 성가를 연습하는 소리가 들린다. ...
사물에 대한 단상
정도상 작가
2017.07.0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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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와 천주교, 성공회 등 범기독교에는 헌금이 있고, 불가에는 시주가 있으며 원불교에는 '헌공금'이 있다. 원불교도라면 누구나 지게 되는 사종의무인 '보은헌공'을 실행하는 행위가 바로 헌공금이다. 이슬람교에도 보은헌공의 제도가 있는데 '자카트(Zakat)'...
사물에 대한 단상
정도상 작가
2017.06.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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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산악에 있는 몬드라곤은 인구 삼만 명이 채 안 되는 작은 도시다. 1940년대 몬드라곤은 폐허로 변했고 죽음의 도시가 되었다. 스페인 내전에 공화파로 참전했던 몬드라곤 사람들 중에서 수천 명이 포로가 되었고 또 상당한 숫자가 처형당했다. 1941년...
사물에 대한 단상
정도상 작가
2017.06.23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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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기시대의 어디쯤에서 인간은 하늘의 소리를 듣고자 하였고, 사람의 소리를 하늘에 전하고자 하였다. 부족을 이끄는 족장은 제사장이었고 무당이었으며 점성술사였고 연출가였다. 그는 부족원 중에서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을 골라 벽화를 그리게 하였고, 시를 짓게 했으며 춤을 ...
사물에 대한 단상
정도상 작가
2017.06.1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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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가 시작되기 전, 피아노 연주에 맞춰 성가 연습이 한창이다. 그러나 교당에 나와 있는 모든 교도들이 성가 연습을 하는 것은 아니다. 대개의 교도들은 주변 사람들과 수다를 떨거나 안부를 묻는 등의 잡담에 빠져 있다. 마침내 죽비가 울리고 "입정에 들겠습니다&...
사물에 대한 단상
정도상 작가
2017.06.0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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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佛家)의 제자들이라면 누구나 염주 한 두 개씩은 갖고 있다. 염주의 종류는 아주 다양하다. 알을 무엇으로 했느냐에 따라서 부르는 이름이 달라지기도 하고, 길이에 따라 종류가 나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108개 이상의 알로 만들어졌거나 목에 걸 수 있는 것은 이름 ...
사물에 대한 단상
정도상 작가
2017.05.26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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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에 개봉된 임권택 감동의 영화 를 보면 주인공 법운스님으로 분한 안성기가 물이 뚝뚝 떨어지는 동굴 안에서 수행하는 장면이 나온다. '용맹정진이라고 하는 것, 수행이라고 하는 것이 바로 저런 것이로구나'라는 선입견이 그 때 생겼다. 잠도 ...
사물에 대한 단상
정도상 작가
2017.05.19 1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