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타종·야간 성지순례 등 독특한 프로그램 호평
“수도인 일과 주관하고 참여할 수 있어 큰 감동”

[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100년 전 소태산 대종사가 ‘불법연구회’ 간판을 걸고 제자들과 공동생활로 일궈낸 정신개벽의 터전 원불교 익산성지. 이곳의 수호를 담당하는 원불교 중앙 상주선원이 100년 전 소태산의 정신을 되새기고, 모든 교당·기관의 뿌리인 중앙에서부터 선풍과 법풍을 일으키고자 ‘특별한 훈련’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익산성지 생활훈련이 그것.

어둑해진 저녁, 원불교 익산성지에 성가가 울려 퍼진다. “임께서 거니시던 마음의 고향 찾아가리 찾아가리 총부를 찾아가리♪”

‘마음의 고향’을 그리워하며 원근 각지에서 찾아온 교도들은 소태산 대종사와 역대 선진의 흔적을 따라 걷는다. 3월 22~24일 중앙 상주선원이 진행한 ‘익산성지 생활훈련’(이하 생활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일산·울산·남양주 등 각지에서 모인 14명의 재가교도 입선인들은 “성지에서 ‘살아본다’는 경험을 찾아 이번 훈련에 참석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특히 고요한 밤시간에 성지를 거니는 야간 성지순례는 큰 감동을 전했다. 올해가 중앙총부 기지 건설 100주년인 만큼, 성지순례의 첫 코스는 ‘본원실(도치원)’이었다. 불법연구회의 첫 시작이 선포된 본원실부터 김동주 교무(상주선원 부원장)는 전법성지의 역사를 전했다. 이어 ‘금강원’에 이른 순례단은 김광선 선진과 제자들이 금강원을 지을 때 일과 공부를 함께했던 ‘앞소리·뒷소리’를 직접 따라 부르면서 성지의 역사를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성지의 옛 흔적을 둘러본 입선인들은 “보통은 성지에 와도 큰길 쪽(반백년기념관)만 보고 가는데, 이렇게 전세 낸 듯 둘러보니 감격스럽다”며 “<대종경>에서 읽었던 법문들이 실감나게 떠오른다”고 말했다. 

‘생활훈련’이라는 이름에 맞게 성지의 일과를 직접 주관하고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호평을 받았다. 입선인들이 직접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타종을 하고, 원로교무나 중앙총부에 근무하는 교무들과 함께한 새벽 좌선은 용장한 전진심을 되새기는 시간이 됐다는 반응이다. 이튿날 저녁 입선인들은 ‘나와 너, 우리를 위한 기도’의 기원문을 직접 작성해 성탑에서 각각 기도를 올리며 스승님들의 경륜을 체받아 실천하기를 다짐했다. 

이에 소예원 교도(정토회관분원교당)는 “지금 서울에서도 서울교화100주년을 기념하고 있는데, 훈련을 받기 위해 익산에 내려오면서 서울에서 소태산 대종사님을 뵈러 오는 제자가 된 심경이었다”고 말했고, 심도연 교도(좌동교당)는 “<원불교신문>을 보고 생활훈련을 알게 돼 참여했다”며 “교당에서는 내가 공부를 잘하고 있는지 잘 몰랐는데 전국에서 모인 도반들을 보며 부족함을 알게 돼 분발심을 내게 됐다”고 훈련의 효과를 전했다. 
 

공동생활·훈련으로 초기 교단 정신 되살려

전명주 교도(남양주교당)는 “수도인의 생활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고, 총부에 대해 깊이 알게 됐다. 성탑기도 후 성가를 부를 때 눈물이 났는데, 마치 기도의 응답을 받은 것 같다”고 생활훈련 감상을 전했다.

생활훈련의 취지에 대해 성명종 상주선원장은 “총부 건설 100주년을 맞아 초기 교단의 선도량·훈련도량의 모습을 되찾자는 생각으로 이번 생활훈련을 준비하게 됐다”며 “소태산 대종사께서 제자들과 공동생활하며 공부했던 모습을 재현하는 훈련에 함께한 교도님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생활훈련’에서는 조정중·조원오 원로교무의 일원상과 철자집 강의가 이뤄졌고, 이웃종교 성지(미륵사지·왕궁유적지) 탐방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생활훈련은 2차 5월 17~19일, 3차 9월 27~29일에 추가로 열릴 예정이며 일반 방문객들도 참여가 가능하다. (문의: 중앙 상주선원 063-850-3282)

[2024년 3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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