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과소통

지난해 제112회 임시원의회에서 교화보조 역할을 수행할 정토와 관련된 〈정무(正務)규칙〉을 제정하고 공포했다. 원기85년 〈정토회규정〉이 제정된지 10년 만에 관련 규칙을 정비한 것이다.

〈정무규칙〉에 따르면 정토를 '정무(正務)'로 양성하여 교당에서 전무출신을 보좌하여 교화사업을 전개함이 목적이다. 이에따라 교당 교화에 뜻을 두고 소정의 교육과정을 수료한 뒤 교단의 승인절차를 거치게 된다. 그에 상응하는 역할은 교당의 교화보조, 교화의례상 필요할 때 교복과 법락을 착용하고 주례자 보좌, 청소년 법회 주관 등이다. 처우는 전무출신에 준하는 용금과 5급 전무출신에 준하는 근무성적을 반영한다. 이밖에 6년 이상 근무 중 열반한 이는 그 공적에 따라 수위단회의 승인을 받아 전무출신으로 추인 할 수 있다.

현재 상주교당 등 4곳에서 정무제도와 비슷한 모델로 교화에 전력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정토들의 생활권이 익산중심으로 되어 있어 지역을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익산 정토회관을 구심점으로 교단의 기관에 근무하거나 자영업, 직장생활을 병행하고 있어 이미 구축된 네트워크를 떨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안정된 일자리를 놓고 열악한 교화 현장에서 교무와 자녀들과 함께 헌신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3년째 교당에서 교화보좌를 하고 있는 최현지 정토를 보면 교당에서의 생활이 녹록치 않음을 알 수 있다. 경기인천교구 안성교당 산하 안성보은의집에서 황윤도 교무와 함께 교화하고 있는 최 정토는 "33인을 수용할 수 있는 노인요양시설이 교당 옆에 있어 24시간 이곳에 매달리다 보면 정신없이 하루가 간다"며 "보은의집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초창기이고 요양원 특성상 직원들의 이직율이 높아 직원관리와 운영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안성교당의 경우는 황 교무가 주로 교당 교화에 주력하고 복지시설인 보은의집은 최 정토가 책임지고 관리 운영하고 있다. 이와함께 교당의 법회나 의식을 보좌하며 교화활성화에 협력하고 있는 중이다. 최 정토가 가장 염려하는 부분은 교당 구조상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의 삶이 교도들에게 노출된다는 점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에 사생활 보호가 안되는 부분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정무의 교육과 자격을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관건이다. 공포된 정무규칙 제6조를 보면 교육에 관한 사항은 정무교육 및 자격전형위원회에서 결정한다고 되어 있다. 3월로 예정되어 있는 제1회 정무교육 및 자격전형위원회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때 정무에 대한 교육과정은 어떻게 할 것이며 자격은 어느 선에서 접근할지 등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원광디지털대학과 연계한 온라인 강의 시스템 도입과 오프라인 교육, 재교육에 대한 문제 등에 관한 의견도 폭넓게 모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위원회에서는 정토가 교당에 생활한다고 해서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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