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고, 교복 공동구매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교복 가격에 대한 논란이 다시 반복되고 있다. 교복은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가장 오랜시간 동안 착용하는 의복이다. 이런 교복은 매년 신학기를 앞두고 항상 뜨거운 감자로 논란이 되고 있다.

그 논란의 중심은 교복 가격이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교복구매를 위해 매장을 돌아보며 지나치게 고가로 형성된 교복의 가격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실제로 한 대기업 업체 브랜드의 교복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남학생을 기준으로 자켓 110,000원 셔츠·하의 98,000원 등을 포함해 총 248,000원의 구입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복 기준으로 하복을 추가 구매할 경우 교복 구매비용으로만 약 400,000원의 비용이 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복 한 세트 가격이 고급 양복 한 벌 값에 버금간다. 결국 대기업 브랜드가 교복 시장의 가격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11년 사)한국교복협회에서 밝힌 적정가격은 167,518원이다. 이 가격은 현재가의 1/3 수준이며 적정가격 기준으로 2/3의 금액이 거품으로 형성된 것이다. 이렇게 거품낀 가격이 학부모들의 주머니를 얇게하고 있다. 1995년 교육부는 교복업체와 일부 학교 간의 비리로 학교의 교복 업체 지정을 금지하고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교복을 구매하도록 했다. 교복시장에 대기업들까지 뛰어들며 과다경쟁이 일어나 각 업체들 간의 마케팅 전쟁이 시작됐다. 결국 교복 원가 이상의 막대한 마케팅비용이 생산가에 포함되고 이것은 교복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져 고스란히 학부모들과 청소년들에게 부담으로 돌아왔다.

이로 인해 최근 몇몇 학교들은 교복 공동구매라는 새로운 방법으로 교복가격 인하를 모색하고 있다. 교립 원광고등학교도 이들 중 하나이다. 학교 측과 학부모 측 대표들이 모여 '교복공동구매추진위원회'를 구성해 40%에 가까운 금액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원광고등학교 양정권 구매추진위원장은 "한번 결정을 하면 길게 3년을 입어야 하는 교복인 만큼 구매업체를 선정하며 품질과 가격을 동시에 만족시키려고 노력했다"며 "이번 공동구매로 1인당 약 10만원의 금액이 절감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각 업체들은 전년대비 3~10%의 가격을 인하하며 교복 가격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이와달리 한 벌에 35만원이 웃도는 '프리미엄 라인'으로 불리는 교복을 내놓으며 교복 가격을 인상하는 업체도 있다.

학교에서는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고 시민 단체들은 교복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다고 비판하지만 오히려 더욱 비싼 교복을 내놓은 것이다. 원광고등학교의 교복 공동구매 로 가격 인하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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