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중고교 개교기념식

▲ 백마고지 전투 위령비에 학생대표가 분향했다.
한국전쟁 중 가장 큰 접전지역 중 하나인 강원도 철원 백마고지에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외치는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연평도사건, 키리졸브 훈련 등으로 남북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탈북 청소년학교인 한겨레중고등학교 학생 150여명은 개교기념일에 백마고지를 찾아 간절한 마음으로 남북통일을 염원했다.


최유리 학생은 모든 학생을 대표해 고향에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며 고향에 있는 가족들의 그리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 양은 "할머니 생각을 하면 너무 일찍 고향을 도망치듯 떠난 것 같다는 생각에 죄송해요. 할머니가 손을 잡아줬을 때의 그 따뜻함을 잊을 수 없어요"라며 그리움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하루 빨리 통일이 돼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도 뵙고 친구들도 보고 싶다"며 통일에 대한 염원을 전했다.


최 양의 편지에 대부분의 학생들도 눈물을 닦으며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 지켜보는 이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기념식을 지켜보던 한 군인은 "편지를 낭독하는 학생의 눈에는 눈물보다 그리움이 더 많이 묻어났던 것 같다"며 슬픔을 함께했다.


매년 3월1일 아주 특별한 개교기념일을 보내고 있는 한겨레중고등학교는 파주, 통일전망대 등 북한과 가까운 곳을 방문해 올해 6번째 개교기념식을 했다.


곽진영 교장은 "92년 전 이날은 모두에게 뜻 깊은 날이었다. 그 때는 남북이 갈라지지도 않았고, 종교, 이념과 상관없이 한 마음으로 독립운동을 한 날이기 때문이다"며 "남북의 분단이 벌써 60년을 넘어섰다. 여러분이 통일을 위한 역군이 돼야 한다. 지도자가 돼야 한다"며 통일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 홍련 학생은 "매년 이렇게 고향 가까이 오면 그리운 마음이 강하다. 작년보다 더욱 성숙해 평화 통일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포부를 이야기 했다.


한편 학생들은 백마고지 방문 이외에도 제2땅굴, 철원평화전망대, 월정리역, 노동당사를 방문해 눈으로 바라볼 수 있지만 철조망에 가로막혀 갈 수 없는 북녘땅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봤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