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죽음된 223마리의 상괭이가 수거되었다. 세계적으로 보고된 바가 없는 일이다.

이 상괭이 떼죽음에 대해 전주지방환경청은 2월25일 납득할 증거자료 없이 부검 결과를 통해 질식사로 결정을 내렸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혼획되는 상괭이의 숫자는 2008년 365마리, 2009년 219마리로 떼죽음 당한 상괭이의 수는 1년간 혼획되는 숫자와 비슷하다.

이처럼 커다란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인 현지조사와 여러 전문가의 의견도 없이일사천리로 일을 마무리하고 있다.

상괭이(영어명. Finless porpoise, 학명. Neophocaena phocaenoides)는 쇠돌고랫과에 속하는 여섯 종의 고래 중 하나이다.

지역에서는 물돼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몸빛은 검은색에 가깝고, 몸길이는 1.5~1.9m 정도로 성인이 누워 있을 때의 크기이다.

등지느러미가 없는 대신에 높이 약 1㎝의 융기가 나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우리나라 황해에서 비교적 자주 관찰되는 종이다. 바다와 강하구 등의 민물의 영향을 받는 곳에서 모두 목격 가능하다.

새만금에서도 방조제가 만들어지기전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전역에서 살아왔고 새만금 방조제 공사후에도 새만금내의 어족자원이 계속 존재함과 동시에 먹이가 있는 새만금에서 계속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어민들의 증언에서 과거에도 있었던 종인걸 알 수 있다.

상괭이는 다른 돌고래들과 조금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날렵하다라는 느낌보단 느긋한 느낌을 주는 바다 포유류다.

주둥이는 둥글고, 머리는 중앙이 움푹하다. 영명의 'Finless'에서 보는거와 같이 등지느러미가 거의 없다.

상괭이는 단독으로 다니기도 하며 여러 마리가 함께 행동하기도 한다. 간혹 짝을 이뤄 유영하는 것을 볼 수도 있는데, 어미와 새끼가 함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상괭이들이 대부분 새끼를 배에 가지고 있었는데 죽은 상괭이 배에서 새끼들이 있는 것들이 많이 관찰되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상괭이의 서식지는 인도양 연안 등 한국, 일본 등지에도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서해 연안에서 종종 관찰된다.

상괭이는 우리나라에서 그 어떤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지만, 고래에 속하는 해양생물로 국제기구 및 단체들에 의해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고 있다.

상괭이는 IUCN(국제자연보호연맹)과 CITES(멸종위기야생동식물의국제거래에관한협약)에서 각각 멸종위기 취약종 및 부속서1에 지정한 해양생물로 지정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수만 마리 정도만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에서만 발견되는 상괭이는 수심이 50m 이내의 연안에 서식하며 황해와 같이 대륙붕이 얕은 곳에서는 연안에서 150㎞ 떨어진 곳에서도 발견되지만 주로 연안 가까운 바다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해는 지금까지 연구조사로 아시아 최대의 상괭이 서식지로 3만 마리 정도가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도 있다.

이번에 새만금 내해에서 죽은 상괭이가 무려 223마리나 된다는 것은 황해 전체의 면적과 비교해 봤을 때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다른 지역의 바다보다 서식밀도가 최소 4배 이상 되기 때문이다. 만약 이 상괭이 개체들이 새만금 내해에 서식하고 있었다면 새만금이 해양생물의 서식지로 중요하며, 멸종위기 해양생물의 보호구역으로 지정될만한 생태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인간만이 생명이라는 너무도 단순하고 비윤리적인 생명경시로 밖에 볼 수 없다. 생명을 생명으로 보지 않고 개발의 방해꾼으로 생각하는 지금의 풍조는 무분별한 개발이 주는 쓰디쓴 문화의 결과이다.

수면부 얼음에 의한 질식사라는 주장은 국한된 장소에서는 현실성이 있다. 처음에는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현장에서 모니터링 결과 이는 추측 이상의 결론을 내기 힘들다는 걸 알았다.

수심이 비교적 깊은 곳은 한파가 심한 상황에서도 일부 얼지 않은 것이다. 얼음이 얼었던 장소는 수심이 얕은 상류쪽이다.

얼음에 의한 질식 자연사 피해로 223마리가 떼죽음된 사실을 단순히 질식사로 결론짓는 것은 상당한 무리가 있다. 11월 말이 되어 이미 많은 어류들은 수온이 낮아지자 깊은 수역으로 들어갔다.

상괭이도 먹이가 많은 대부분 얼지 않은 수역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먹이가 많은 곳을 두고 1~2m의 수심이 낮은 곳으로 200여 마리가 넘는 숫자가 먹이가 상대적으로 적은 얼음판 밑으로 들어갔다는 것은 믿기 힘들다.

 



전문가들의 부검결과는 특별한 외상 없음, 지방층 발달, 죽기 전까지 대부분 잘 먹었음이다.

그렇다면 질식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이 분명한 견해일 것으로 판단된다. 부검결과로만 '질식사'로 단정 짓는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환경청은 구제역의 살처분처럼 급하기 짝이 없다.

겨울의 '한파'로 단순히 질식사 결론을 냈다면, 여름철에 이 같은 대량 폐사가 이뤄지면 그땐 무더위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

강 하구의 똥구멍을 막고 해수를 들이지 않아 생긴 일 아닌가. 일제 치하 일본에 끌려간 많은 사람들이 먹지도, 입지도 못하고 죽어갔다. 그 사람들의 사인은 단순히 앞뒤 원인 파악없이 동사와 굶주림인가?

지금 어민들은 해수가 들어오지 않거나 불규칙해 새만금내의 어패류가 몰살 위기에 있다고 한다. 때문에 하루빨리 수질과 생명을 위해 수문을 열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어민들은 먹고살기 위해 고기를 잡지만 대신 바다가 위기에 빠지면 바다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겸하고 있다. 이것이 함께 공존하는 그들의 방식이다.

우리는 지금 공존의 방식을 택하고 있는 걸까. 자연이 수 천년간 만들어 놓은 자연을 틀어막고 쌓고 메우고 자연을 새롭게 만든다는 것이 개발이 아닌 파괴라는 걸 새삼 느끼게 하는 사건이다.

하루빨리 해수를 유통시켜 어민과 이곳의 생명들을 지켜내고, 합의된 논리로 만들어가야 한다.

또한 우리는 잘 알지 못했지만 어린 상괭이를 키우기에 적합한 곳이었다는 걸 예측해볼 수 있는 상황에서 볼 때 새만금은 당연히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 조치에는 새만금을 상괭이와 같은 해양생물의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 오동필 전북환경운동연합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