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반을 훨씬 넘어버린 늦은 나이에 난 원불교 교도가 됐다. 벌써 입교한지는 1년이 다 넘어 간다.

입교 전 나는 일찍 남편과 사별 후 두 아이를 책임져야 되는 엄마였으며, 혼자 두 아이를 책임져야 되는 엄마였다.

이로 인한 고난과 역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많았고 순간마다 걱정이 가슴 깊은 곳에서 떠나지 않았다.

매일 같이 찾아오는 고민은 한고비 넘기면 또 한고비 찾아왔으며, 경계마다 원망과 미움뿐이었다.

그렇게 가슴앓이 하기를 여러 해를 넘기며 아픔에 무디어 갈 때 쯤 친정 엄마의 도움으로 원불교 교도가 됐다.

남편과 사별 이후 줄곧 마음 다스리지 못하고 힘들어 할 때 묵묵히 옆에서 지켜 주시고 위로 해주시던 친정어머니는 나의 구원자이셨다.

이미 신심 깊으신 원불교 교도이셨던 친정 어머니는 교당 생활도 열심히하셨고, 교리 공부에 열을 올리셨다. 곁에서 친정 어머니의 열정을 지켜본 나는 늦은 나이에 시작한 마음 공부와 교리를 공부하며 조금씩 달라져 갔다.

경계가 경계인지 모르고 터부시 하며 경계를 대할 때마다 원망과 미움이 가득했던 지난 세월이었다.

살아오며 우왕좌왕 서둘러대며 했던 행동들은 '이 나이에 무슨 공부를 하나? 너무 늦은 나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래도 한 번 해보자라고 시작한 마음공부와 교당 생활은 두 번의 반백일 기도를 통해 마음에 안정을 되찾았다.

이 법과 이 공부가 나에게 꼭 필요하고, 내가 꼭 해야만 하는 공부였던 것이다. 이를 위해 매일같이 참회기도와 함께 원망과 미움의 찌꺼기들을 정화시켰다.

원불교를 늦게 만나 늦었다고 생각했던 마음공부이지만 그렇지 않았다. 지금부터 시작하고,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은 정말 소중하고 은혜로운 일이었다.

탐심과 욕심을 버리고 너그러움과 자비를 갖춰갔으며,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고, 부족함보다 나눔의 넉넉함 속에 하나, 둘씩 알아가는 배움의 기쁨은 마음공부와 더불어 찾아온 내 생활의 변화였다.

요즘 나에 입가엔 웃음꽃이 절로 피어나고 있다. 아침·저녁 심고와 함께 선을 하고 있으며 짬짬이 여유가 생기는 시간에는 교전 봉독과 사경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정전 한문본을 사경 할 때면 새로운 한문을 한 자 한 자 알아가는 재미에 빠져 들어 그 즐거움은 배가 되곤 한다.

행복이란 내가 기쁨을 느끼고 재미를 아는 바로 지금이고 이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하기 전에 나 자신을 먼저 뒤돌아 보고, 내 본래 마음을 살필 줄 안다면 은혜의 감사함에 잃어버린 마음도 챙기게 될 것 같다.

이 법을 만나 공부할 수 있도록 은혜를 주신 법신불 사은님과 교무님, 친정 어머님께 감사한다.

<전해인 교도 / 동수원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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