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교당에서는 원불교 100년 기도와 교당불사 및 개인정진을 위한 반백일기도를 올리고 있다. 1년에 봄·가을 2회로 각각 50일씩 반백일 기도를 올리고 있다.

원기92년 동수원교당 비전선포식 후 햇수로는 4년째이며 이번이 9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나는 작년에 입교하였고 이번이 세 번째 기도에 참석하고 있다.

한낮의 봄빛은 따스하고 거리 곳곳에는 예쁜 꽃들로 피어난다. 노란 개나리와 산수유, 분홍빛 진달래, 벚꽃도 머지 않아 꽃망울이 터질 것 같다. 이렇게 한낮에는 따뜻하지만 새벽기운은 아직도 쌀쌀하다.

기도를 하기위해 새벽 일찍 일어나려면 몸이 무겁고 힘들지만 또 다른 나와 싸워 이기고 나면 이내 몸이 가뿐해지고 교당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상쾌해지기까지 한다.

작년 기도 때에는 도보로 4~50분을 걸어서 교당까지 갔었는데 올해는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내가 버스를 타고 다니게 된 이유는 이제 내 몸은 내가 아끼고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걸어다니기에도 좀 먼 거리였고 새벽은 더더욱 힘들었다.

새벽기도에 다녀오면 지치고 피곤하여 몸이 나른해진다. 피곤이 쌓이고 쌓이다보면 자칫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어서 건강을 유지하며 교당을 빠지지 않고 오래오래 다니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하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만 원불교에 늦게 들어온 이 공부에 걸림이 없게 하기 위해서다.

새벽 첫차 버스에는 손님이 나 하나 뿐이다. 비록 단 한사람의 손님일지언정 기사아저씨는 내가 새벽기도에 늦지 않도록 시간을 어김없이 지켜주신다.

오직 기사님은 기사님의 맡은바 일에 최선을 다 하는걸 보면서 난 마음 속으로 감사하고 고맙다는 마음을 챙겨 오늘 하루 무사고 운전을 기원한다.

만약 나를 태워다주는 버스가 없고 기사님이 없었다면 내가 이렇게 여유롭게 편안히 새벽기도에 다닐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 이른 이 새벽에 버스가 다녀서 감사하고 기사 아저씨가 감사하다.

버스에서 내려 조금 걸어가면 이내 교당에 당도한다. 법당에 들어서면 따스한 온기와 함께 미소로 맞이하는 법 동지들이 있다. 게다가 이제 입교한 지 얼마 안되는 예쁜 신입교도가 있다.

나도 작년 이맘때에 신입교도로서 교무님과 교도님들로부터 많은 사랑과 은혜를 받았다. 물론 지금도 변함없는 사랑에 많이 행복하지만 이제는 그 사랑과 은혜를 저 예쁜 신입 교도에게 넘겨주고 싶다. 함께 마음공부하며 힘을 모아 은혜의 씨를 뿌리고 가꿀 수 있도록 잘 이끌어줘야겠다고 다짐한다.

새벽기도는 나에게 많은 힘을 주는 것 같다. 기원문을 올리고 독경을 할 때면 우리 모두의 마음이 함께 모아지는 것을 느낀다.

두 손을 모으고 아침기도의 노래와 '원하옵니다'의 성가를 함께 부를 때면 사은님 은혜에 감사의 눈물까지 나온다. 또한 교전을 함께 봉독하는 시간은 마음을 새롭게 다짐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이렇게 혼자는 어렵지만 여럿이 함께 올리는 새벽기도는 분명 위력이 있으리라고 본다. 오늘도 원불교100년성업과 동수원교당 불사가 꼭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교무님을 비롯한 법 동지 모두의 건강과 서원을 기원한다.

<전해인 교도 / 동수원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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