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주 일요일 법회에 나가는 기쁨과 함께 매주 화요일을 기다리며 가는 곳이 있다.

대종사의 법문처럼 곳곳이 부처이고 세상 모두가 펼쳐놓은 경전인 것처럼 그곳에 가면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살아있는 산 경전도 읽을 수 있는 곳이다.

그곳은 새터마을노인회관 무료급식소이다. 나는 봉사활동을 하며 더불어 마음공부도 하고 있다.

이곳에는 봉사하는 즐거움이 있고 마음을 챙기는 공부거리가 많다. 수원교당이 운영하는 새터마을노인회관에서 화요일에는 우리 교당 교도님들 중심으로 봉사를 하고 있다.

자원봉사를 오랫동안 하다보니 봉사자분들도 한 두분씩 계속 늘어나 이제는 수원교당이 담당하는 다른 날에도 나가 함께 봉사하고 있다.

교도님들 모두는 일하는 동안 웃음이 떠날 줄 모른다. 우리는 정성을 다해 밥과 반찬 그리고 국을 만들어 어르신들께서 맛있게 드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심정성을 다한다.

우리 화요일 팀은 주로 나이가 조금 많으신 분들이며 그 중 내가 제일 막내지만 일을 할 때에는 젊은 사람인 나도 못 따라 갈 정도로 일을 열심히 한다.

조물조물 맛있게 나물무침을 하는 이도화님이 계시고 이것저것 갖은 양념 고루고루 챙기어 양념장을 맛있게 만들어 놓고 불고기나 생선조림 등의 요리를 하는 우인선님은 조용하면서 얌전하게 일을 하신다.

제일 큰형님인 이수진님은 우리들을 항상 즐겁게 하기 위한 분위기를 이끌어내며 시원시원한 목소리에 기운도 펄펄하다.

특히 뚝딱하면 100여 개 가까이 되는 식판을 깨끗하게 빨리 씻어내며 부지런한 성격에 남 보다 먼저 일을 마무리 짓는다.

막내인 나도 일을 거들고는 있지만 옆에서 보고 배우면서 마음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고 있다.

새터마을노인회관 무료급식소에는 물품을 관리하고 식재료를 준비해 주는 정은경 교도가 있다. 그에게서 나보다 더 남을 먼저 챙기는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게 된다.

식사준비가 완료되고 배식을 할 때는 많은 것들을 배우고,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특히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 웃는 얼굴로 식사를 하는 분이 있고, 어딘가 많이 불편해 보이는 어르신들도 있다.

치아 상태가 부실해 음식을 잘 못 드시는 분들을 위해 되도록 부드럽게 조리를 하지만 그래도 못 드시는 분이 많이 있다.

때론 식탐을 이기지 못하고 많은 양의 음식을 가져다가 다 먹지도 못하고 버리는 어르신의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피치 못한 사정이 있지만 사은님의 은혜 속에 농어민들이 피땀으로 소중하게 가꿔 우리 식탁에 올라온 귀한 곡식과 채소와 육류, 생선 등으로 이루어진 음식들을 결코 함부로 버릴 수 없는 일이며 고맙고 항상감사하게 먹어야 한다는 걸 새삼 일깨워 준다.

남의 잘못을 책망하기보다는 그 잘못을 알아서 나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 되겠다는 공부를 하게 된다.

내가 공부할 수 있는 은혜는 멀리 있지 않고 항상 내 곁 가까이 있다. 내가 좋아서 하는 공부라야 제대로 된 공부가 될 것이며 마음 또한 행복할 것이다.

<전해인 교도 / 동수원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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