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봉 원로교무, 출역 빠지면 불호령, 마음 근본자리 항상 살펴야

대각개교절 법잔치에서 송영봉 원로교무는 "대종사님 자모이자 엄부셨다"며 친견제자로써 구전심수 법문을 전했다.

4월21일 중앙총부 반백년기념관에서 송 원로교무는 "일찍이 대종사님을 뵙고 수행할 때 회상을 생각하고 오늘 이 법당을 쳐다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시종 대종사를 모시고 받든 법문으로 일관했다.

송 원로교무는 "총부에 와서 대종사님을 뵈니 어떻게 용안에 광명이 나시고 두렷하시던지 쳐다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밝으셨다"며 15살 되던 해 봄, 총부에 오던 때를 떠올렸다.

송 원로교무는 "대종사님은 '너희는 아버지가 다 나와서 활약하니 집에서 누가 너희들을 받쳐주겠냐 내가 너희 아버지 노릇 할테니 모든 것을 다 얘기 해라'고 하시면서 자비스러운 어머니처럼 저희들을 다독이셨다. 양말, 수건, 저고리감 등도 일일이 챙겨 주셨다"며 대종사의 사랑에 감격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마당도 그냥 무턱대고 쓰는 것이 아니다. 흙을 길 가운데 소복이 모으고 검불(쓰레기)만 거둬서 버려라. 그러지 않고 싹싹 쓸어버리면 길이 패어 나중에 어떻게 되겠냐'며 마당 쓰는 법도 지도해 주셨다. 방 청소할 때에는 어느새 뒤에 오셔서 '방 닦는 법을 아느냐 방 닦으려면 걸레부터 깨끗이 빨아야 한다. 깨끗이 빨아서 뽀득뽀득 닦아야 한다. 때가 있는 데는 아주 깨끗이 닦아야 한다'며 세심하게 지도해 주셨다"고 또렷하게 기억했다. 그의 말에서는 대종사님의 자비가 진하게 묻어났다.

송 원로교무는 "대종사님은 '가리 위에 시가 뭐냐? 오가리 위에 접시다'며 대중이 쉽게 아는 수수께끼를 예를 들면서 '이런 것은 너희들이 잘 알지만 성리의 근본이 뭐냐 하면 입이 딱 붙어서 할 말도 못한다. 그러니 성리도 단련을 해야 하는데 성리가 뭣이냐 여러분들의 마음 근본자리다. 마음의 근본자리를 여러분들이 살피고 사는지, 놓아버리고 사는지 일일이 챙겨야 한다'며 성리법문을 설해 주셨다"고 강조해서 말했다.

송 원로교무는 "대종사는 자비스러운 어머니와도 같으시고 엄하신 아버지와도 같으셨다"며 엄부이신 대종사를 떠올렸다. 그는 "대종사님이 제일 엄하게 다스린 것은 출역할 때 였다. 출역할 때 함께 참석하셔서 풀도 뽑고 하셨다. 만일 누가 출역에 빠지면 불호령을 내렸다. 대종사는 빠진 사람이 있으면 불러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 출역에 빠지면 너희들이 큰 죄악에 떨어진다'고 크게 꾸중하시며 권선징악을 분명히 하셨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대종사님은 놀고먹는 것을 제일 싫어했다. 평소에 대종사님은 '노력 없이 밥을 먹으면 빚이 하늘같고 죄악이 무섭다. 그러니 너희들은 오늘도 내가 하는 것 없이 밥을 먹고 사는가 하는 게 있어서 밥을 먹고 사는가를 마음속으로 항상 대조하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며 "그런데 지금 저는 나이가 들었다고 놀고먹고 살면서 문득문득 그 법문이 떠올라 죄송스럽고 송구스럽다"고 미안함을 표했다.

송 원로교무는 "대종사님은 열반에 드실 무렵에 영산에 계신 정산종사님을 총부로 불러들여 대중의 선을 지도하는 교감자리에 앉혔다. 그리고는 느닷없이 자그마한 법상을 짜서 공회당에 놓으라고 하시고는 그자리에 정산종사님을 앉으라고 명령하셨다. 정산종사님은 사양하시다가 딱 한 번 앉으시고는 법상을 치우셨다"며 "지금 생각하니 그것이 법을 전하고 받으신 증거인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송 원로교무는 "우리 다 같이 삼학팔조 사은사요 간단하고도 실행하기 어려운 것, 간단하고도 공부하기 어려운 것, 간단하고도 지속하기 어려운 이것을 내가 어느 만큼 공부하고 실행하고 지속하는가 항상 점검하면서 이생이 다 하도록까지 공부해 나가자. 우리의 목적은 성불이니까 끝까지 성불대원을 이루도록 열심히 수행 정진해 가자"고 간곡히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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