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력은 떳떳하고 행복한 생활
자력은 우월의 힘 아닌 성숙한 자아확장, 헌신은 힘미치는 자력만큼 가능
자력자, 정당한 고 수용으로 자유로워

▲ 방길튼 교무 / 전북교구 서전주교당
무자력할 때는 사랑과 인정이 필요하며 사랑과 인정 속에서 자력이 세워집니다. 사랑받고 인정받고 있다는 마음이 박탈되면 자력은 무너집니다. 언제나 돌아가면 따스하게 안아줄 수 있는 존재(품)가 필요합니다. 즉 부모와 스승(정신적 부모)이 있을 때 자신감의 자력이 커갑니다. 이처럼 정당한 타력의 바탕에 자력이 성장되며 자력이 있어야 타력도 수용됩니다.(경의편 9) 즉 타력의 공급 후에 자력이 양성되고 그 후에 무자력자를 보호하는 기여의 폭도 확장되는 것입니다.〈좌산종사 법문집〉

자기성숙과 자아확장의 길

자력은 남과 견주어서 나의 우월성을 확인하는 차원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기완성의 길을 모색하는 자기성숙과 자아확장의 길입니다. 내가 시차를 두고 어제보다 더 성숙했는가를 살피는 성숙비교인 것입니다.
사람들은 관계 속에서 살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의존적입니다.

그러나 건강한 의존과 병적인 의존은 차이가 있습니다. 병적인 의존을 의뢰생활이라고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아이가 엄마에게서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면 무의식 깊은 곳에 의존하고 싶은 마음을 억압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무의식에 있는 의존적인 유아의 마음을 어른의 마음으로 내가 보살펴서 해소시켜야 합니다. 정신의 자주력을 키워 마음속의 의존성을 치유해야 합니다.

자력과 공도헌신의 관계

자력이란 정신의 자주력·육신의 자활력·경제의 자립력입니다.(정전대의) 이 자력을 공부삼아 사람으로서 면할 수 없는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사람의 의무와 책임은 보은봉공(응기편 27)입니다. 사은에 피은되었으니 보은하고 봉공하는 것이 인생의 도리인 것으로, 정신의 자주력과 경제의 자립력 그리고 육신의 자활력을 공부삼아 보은봉공의 도리를 다해야 합니다.(경의편 10)

자력의 반대는 의뢰입니다. 자력과 협력은 양면성으로 자력이 있어야 협력합니다. 자력이 양성되어야 힘미치는 대로 무자력자를 보호하는 공도자가 될 수 있습니다. 자력이 있어야 공도에 헌신하고 참여하며 협력할 수 있는 공도자가 됩니다.

자력양성과 공도자 숭배(공도헌신)는 연관된 양축으로, 헌신은 힘미치는 자력만큼 가능하며 힘에 과(過)한 기여는 무리가 됩니다. 힘에 맞게 할 때 공도헌신이 지속되며 힘에 과하면 결국 헌신은 무너집니다. 복지는 공익으로 무자력자가 되려는 중간층에 늘 자력이 생기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콜롬부스의 달걀처럼 절대빈곤으로 떨어질 불안감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력을 주는 것이 공익복지사회의 핵심입니다.

자력양성으로 강약진화의 사회 건설

자력을 양성하는 것은 강자가 되자는 것입니다. 경산종법사님의 올해 신년법문처럼 도덕성을 갖춘 강자·진급하는 약자가 되자는 것으로, 강자는 약자를 강자로 선도하고 약자는 강자를 선도자로 삼아 진급하는 것이 자력을 공부삼아 진급하는 것입니다.

강자가 약자를 보호해야 되나 한편으로는 부당한 의뢰는 엄단해야 됩니다.(인과품 21) 의뢰심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자력을 보호하자는 것입니다. 강자도 자력자가 되고 약자도 강자를 본받아 자력을 세우도록 자극하는 자력양성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강자와 약자가 자력을 양성하여 서로 상생해야 평화가 실현됩니다.

자력이 바로 자유이다!

자유롭기 위해서는 자력의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과거 여자는 어려서는 부모에게, 결혼 후는 남편에게, 늙어서는 자녀에게 의지했으며 교육과 사교의 권리, 재산상속권도 빈약했습니다. 요즈음 여성들은 경제의 자립력이 생겨서 독립적이고 자유롭습니다. 자유롭기 위해서는 자력을 키워 권리를 얻어야 합니다.

대종사님은 미래 세상은 부부도 각자가 권리가 있어 문패도 나란히 달고 통장도 각자 관리하며 사랑에만 머물지 않고 각자 의무와 책임을 다 한다고 하셨습니다. 자력자는 정당한 고를 수용하나 의뢰자는 부당한 낙에 의지합니다. 결국 자력자에게는 자유가 오고 의뢰자에게는 구속이 따릅니다.

자력양성의 열매

자력이 양성되면 첫째, 인격평등이 실현됩니다. 인격은 자력이 세워질 때 존중받게 되며 의무와 책임을 다할 때 권리도 부여받게 됩니다. 결국 원만평등한 일원상의 진리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둘째, 사은의 은혜에 대한 보은의 자력·봉공의 자력·불공의 자력이 세워지며, 숙세의 빚을 갚고 복록이 저축됩니다.(권도편 30) 셋째, 자력이 양성되면 의뢰의 노예생활에서 벗어나 정신개벽의 주인이 됩니다.

자력은 떳떳하고 행복한 생활

초기교서인 육대요령의 법마상전급 3조에 '부정당한 의뢰심을 두지 말라'는 계문을 두었습니다. 의뢰심을 계문으로써 단속할 정도로 중요하게 여긴 것입니다.

또한 실시품 25장을 보면 양하운 사모님께서 회상창립 전후로 사가 일을 전담하시며 온갖 고역을 다 하시므로 교도들이 이를 죄송히 여기고 거교적인 성금을 모으려 하니, 대종사님께서 이를 중지시키고 말씀하시기를 "이만한 큰 회상을 창립하는데 그 사람도 직접 나서서 창립의 큰 인물은 못 될지언정 도리어 대중의 도움을 받아서야 되겠는가. 자력이 없어서 할 수 없는 처지라면 모르거니와 자신의 힘으로 살 수 있다면 그것이 떳떳하고 행복한 생활이니라".

자력생활이 떳떳하고 행복한 생활임을 대종사님은 양하운 사모님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자력양성하여 자력생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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