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세계에서 제일 키가 컸던 사람은 1918년 미국의 일리노이 주에서 태어난 로버트 퍼싱 와들로우(Robert Pershing Wadlow)로 알려져 있다. 그는 22세의 젊은 나이로 숨졌지만 사망할 당시 그의 키는 272cm에 가까웠다.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야마오토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거인 티티오스는 제우스의 아들이다

세상에서 제일 키가 큰 사람이란 과연 이들을 말하는 것인가? 키가 크다는 것을 두 가지 차원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외형적으로 정말 키가 큰 사람으로 거인(巨人), 다른 하나는 내면적으로 도량이 큰 사람 곧 대인(大人)을 뜻한다.

그러면 본 문목에서 지향하는 '제일 큰 사람'이란 거인을 말하는가, 아니면 대인을 말하는가? 문자 그대로 보면 전자에 해당하겠지지만, 의미론적으로 보면 후자에 해당한다. 원불교에서는 어떠한 사람이 제일 큰 사람인가? 거인을 말하는가, 대인을 말하는가? 후자로서 대인의 심경은 외형적 크기가 아니라 내면적 적공의 정도에 따라 달라짐을 알 수 있다.

정산종사는 "몸은 작아도 마음이 크면 대인이요, 몸은 커도 마음이 작으면 소인이라"(〈정산종사법어〉 유촉편 29장)고 하였다.

따라서 세상에서 제일 큰 사람이란 도량이 넓고 큰 대인을 말하며, 대인과 같은 용어로 사용되는 것이 성인, 군자, 불보살일 것이다. 그리고 이와 반대되는 사람을 소인, 중생으로 부른다.

전통적으로 〈주역〉에서 대인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인물로서 천지, 일월, 사시, 귀신과 합일하여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공자는 〈논어〉에서 "우리가 세 가지 경외할 바가 있으니, 천명을 경외하고 대인을 경외하며(畏大人) 성인의 가르침을 경외하라"고 하였다.

이처럼 대인이란 우주 대자연과 합일하며, 인간으로서 본받아야 할 위대한 성자인 셈이다.
초기교단에서는 이러한 대인에 대하여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원기21년 〈회보〉 23호에 〈팔대인각경〉을 소개하고 번역하였는데 대인으로서 깨쳐야 할 법어를 실천하도록 하였다.

여기에서 대인으로서 지녀야 할 여덟 가지 길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불교경전 중에서 보살의 공부길을 간명하게 정리한 것이다. 일례로 대인의 제7항목으로 오욕이 과하면 재앙을 부르나니, 세욕에 물들지 말고 수도하기를 생각하라고 하였다.

앞으로 우리는 큰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소태산대종사는 대인에 대하여 말하기를 "아무리 큰 살림이라도 하늘 살림과 합산한 살림같이 큰 살림이 없고, 아무리 큰 사람이라도 하늘 기운과 합한 사람같이 큰 사람이 없나니라"(불지품 11장)고 하였다. 우주 대자연과 합일하는 큰 도량의 인물이 되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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