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와 공존을 위한 종교간 대화
KCRP, 이슬람교와 만남 주선

▲ KCRP(한국종교인평화회의)와 (재)한국이슬람교의 주최로 9~10일 용산 하이원빌리지에서 세미나가 열렸다.
종교 간 갈등에 대한 처방전은 '만남'과 '소통'이었다. KCRP(한국종교인평화회의)와 (재)한국이슬람교의 주최로 9~10일 용산 하이원빌리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학자들과 NGO활동가를 망라한 참석자들은 서로 다른 신앙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서로 만나 대화와 소통을 통해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포럼에서는 '이슬람, 다가서다'라는 주제로 세계 3대 종교이지만 우리에게는 낯선 이슬람교와의 만남이 주선됐다.

KCRP 대표회장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는 "한국 사회가 이슬람 국가들과 정치적이나 경제적으로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음에 걸맞게 이슬람교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슬람과의 세미나 역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상호 협력함으로써 모두가 함께 평화로운 내일을 맞이하기 위함"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선문대학교 이원삼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사회는 이스라엘 건국 이후 시작된 팔레스타인 민족의 저항을 중동 테러리즘으로 이해해 왔고 아랍과 이슬람을 동일시하며 테러의 온상으로 보는 시각을 일부 갖게 됐다. 반면 무슬림들은 냉전종식 이후 미국의 일방적인 정책과 친 이스라엘정책, 이슬람 세계에서의 군사작전 등을 이슬람 세계를 위협하는 외부로부터의 요소로 간주했다"며 서방세계와 이슬람세계의 반목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한 원인으로 "종교문화권들은 서로 섞여 있으면서 갈등과 대립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자기중심주의 자기집단 우월주의, 더 나아가 호교론적 배타주의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즉 종교간 갈등은 지리적 경계선은 물론 마음의 경계선을 그어 놓은 결과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무슬림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말라야 대학교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하심 빈 아왕 박사는 "말레이시아에서도 유독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마찰이 심하다"며 "종교에는 강압이 있을 수 없는데 특히 개종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종교는 평화를 위해 존재하고 증오와 불화를 반대한다"면서 "평화와 조화 속에서 살아가라는 가르침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 딘 샴숫딘 의장은 "아시아 국가들이 함께 평화를 이끌어 나가는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대화가 있어야 한다"며 "무슬림과 비무슬림 국가 간 대화의 폭을 넓혀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 간 대화에 대한 실천적 방법론도 제시됐다. 말레이시아국립대학교 유엔 치 컹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먹고, 놀고, 사랑하라'는 주제로 무슬림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전했다.

비 무슬림인 유엔 교수는 "어렸을 적 무슬림 집안의 친구집에 초대돼 그들의 음식을 그들의 방식대로 나눠 먹은 경험이 있다. 음식은 우리를 공동체로 엮어 줬다"며 이웃종교인과 음식을 함께 나눌 것을 권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종교가 다른 이웃을 사랑하고 그들의 믿음과 삶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종교의 울을 넘어 마음을 열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삶의 작은 부분부터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밖에도 이번 세미나에서는 종교분쟁지역의 활동가를 비롯해 국내 거주 무슬림 등이 참석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도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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