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확정 순간 아프리카와 한국이 하나되는 함성
동계올림픽 유치 응원
원광풍물단 무박삼일 일정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투표가 열리는 전날 7월5일 저녁 10시에 김혜심 교무와 조현제 교무 등 24명의 청소년과 함께 한 대의 미니버스(20인승)와 봉고차(15인승)에 풍물 악기를 가득 싣고 무박 삼일의 고된 일정을 시작했다.

사전 대사관 등에 문의를 하였으나 모든 일정이 비밀리에 진행되어 행사 준비 진행의 자세한 계획도 세우지 못한 채 대사관의 연락처와 대회 개최 장소, 숙소 등 몇 가지의 정보만 갖고 무리한 여정을 출발한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 청소년들은 바다를 접해보지 못한 사막마을 오지의 청소년들이라 일정과 무관하게 설레는 마음으로 자발적인 적극성을 보였다. 무리한 일정도 개의치 않았다.

출발 당시 여행사의 차량이 사고로 짐을 싣는 트레일러가 문제가 생겼다. 계획보다 두 시간이나 늦어지고 운전사들이 길을 잘 몰라 헤매는 어설픔 속에 밤새 더반을 향해 달렸다. 전날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된 한국상품전시회 공연의 피로도 뒤로한 채 모두들 지쳐 쓰러져 잠이 들어 달린 10여 시간 더반에 가까이 다가서는데 어느덧 먼동이 터오르고 있었다.

중간 휴게소에서 준비해 온 빵과 따스한 커피 한 잔으로 허기를 달래고 나니 어느덧 8시. 잠시 더 달려 10시쯤에 임시 대사관이 설치된 호텔로 찾아가 행사의 전반적인 정보를 얻었다.

올림픽유치위원단이 머무는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환영행사가 준비 중이라는데 대통령의 경호 관계로 대사관에서도 자세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 유치위원들을 통해 행사장 접근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마침 유치단의 프레젠테이션 시간 관계로 더 이상의 정보를 얻기 어려워 오후에 다시 접근하기로 하고 일단 우리아이들에게 바다 구경을 시켜줬다.

라마코카 청소년들의 대부분이 바다를 처음 접해보는 관계로 모두들 흥분된 마음으로 장엄한 바다에 푹 빠져 야단 법석이었다. 아이들이 바다에 빠져 있는 동안 김혜심 교무와 올림픽유치위원단 사무실로 다시 찾아가 담당자들에게 우리의 소식을 전하고 참여할 방법을 찾았다. 의외로 호의적인 반응이다. 내용은 1∼2차에는 개최장소 결정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는데 이번에는 특별한 내용없이 동계올림픽 서포터즈단과 교민들이 모여 축하의 자리를 만든 것이다. 다행히도 대회유치위에서 우리 청소년들의 환영행사 참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아프리카 원광풍물패를 중심으로 환영행사를 급조하게 됐다.

대통령 경호의 문제로 현지 행사장소는 경비가 삼엄하여 누구도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데 다행히 유치위의 적극 협조로 우리 청소년들이 함께 축하하는 장이 마련 될 수 있음에 안도감을 얻고 바닷가 청소년들에게 돌아 갔다. 이곳이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수영과 물놀이에 정신 없는 아이들을 불러 피자 등 점심을 먹이고 행사장으로 향했다.

개최결정 두 시간 전부터 행사장 근처 주차장 차 안에서 복장을 갖추고 대기했다. 만약 평창 개최가 무효가 되면 쥐 죽은 듯이 철수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임에도 환영장소에서는 경비가 삼엄했다. 또한 경호원 경비 관계로 아이들의 이름과 학교 학년 등 세부사항까지 파악하는 것이다.

발표 10여분 전에 행사 준비 측에서 연락이 왔다. 개최가 확정이 되면 바로 풍물놀이를 시작해 달라는 연락이다.
급하게 아이들을 차 밖으로 모아 행사장 입구로 이동하여 대열을 갖추는 순간 엄청난 함성이 들려오는 것이다.

평창이 확정된 것이다. 풍물 놀이를 시작하여 보안 검색도 거치지 않고 바로 행사장으로 향해 풍물의 함성이 시작됐다. 환영인파는 우리 풍물놀이의 연주에 흥을 돋구어 모두가 기쁨의 한마당을 연출했다.

우리 사물놀이패는 수많은 군중을 이끌며 장엄한 축하 장면들을 이끌어 갔다. 모두들 한마음으로 기나긴 행렬이 우리 풍물놀이패를 이어가며 모두가 하나되는 마당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군중들은 아프리카 흑인 청소년 사물놀이패가 만들어내는 농악놀이,아프리카 속에서 아프리카인들이 만들어내는 우리 전통놀이의 흥으로 더욱 고조되어 모두가 기쁨과 놀라움으로 하나가 됐다.

대회 진행단의 행사 진행을 우리 청소년들이 이끌며 감동의 도가니로 끓어 오르는데 잠시후 대통령이 이 자리에 온다는 것이다. 모두가 지시에 따라 대열을 갖추면서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또 다시 우리 청소년들의 부부젤라 함성으로 관중들을 하나로 이끌게 된 것이다.

풍물놀이의 전통놀이 복장을 한 아프리카 청소년들이 대한민국을 연호하면서 불어대는 부부젤라 소리는 참석자들의 뜨거운 함성을 더욱 고조시키는 장관을 연출하게 된 것이다.

마침내 대통령 부부가 도착했다. 모든 서포터즈들과 교민들이 앞으로 나아가면서 우리 아이들이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는 개의치 않고 나름대로 축하와 환영의 공연을 진행하려 하는 중 행사 진행단의 섭외로 대통령에게 아프리카 청소년들을 인사하는 시간을 갖자는 제안에 아이들을 행사장 앞으로 인도해 나아갔다 그런데 경호단에서 대열을 멈추게 했다. 다시 확인 해보니 경비 관계로 취소를 했다는 것이다. 아쉬운 순간 이었다. 아프리카 원광풍물패의 아이들이 대통령과 만나는 장면이 연출되다 취소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대통령 부부가 자리를 뜰 때까지 풍물을 울리며 서포터즈 대중들과 교민들 그리고 아프리카 청소년들의 하나되는 자리를 이끌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항구도시 더반에서 아프리카 원광풍물패의 청소년들이 아프리카와 한국을 이어가는 가교 역할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확정 순간에 하게 된 것이다.

행사를 마치고 곧바로 비좁은 차량으로 10여 시간을 달려 라마코카로 돌아오는 무박 삼일의 기나긴 여정의 길은 피곤함 속에서도 마냥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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