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중대사에 원불교가 한 몫 할 수 있어서 고맙고 감사하다." 요즘 평창교당 이진여 교무의 감상이다.

지구의 반대편에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확정되는 순간 까만 피부의 아이들이 흥겹게 울린 풍물을 많은 사람들이 잊지 못할 것이다. 요하네스버그, 까풍아, 라마코카교당의 교무들이 사막마을의 청소년들을 데리고 풍물을 울리며 아프리카와 한국을 이어주는 감동의 무대를 연출해냈다. 무박삼일의 고된 여정에도 그들은 아프리카에 대한민국 원불교를 심는다는 자랑스러움으로 힘든 줄을 몰랐다.

이석래 평창군수는 환영식장에 모인 군민들에게 "남아공 더반에서 현지인으로 구성된 원광풍물단이 응원하는 등 김혜심 교무를 포함, 현지인들이 지원 사격을 해 줘 더욱 힘이 났다"는 감사 인사를 전달했다. 평창의 군민들도 이 군수의 설명을 들은 후에야 TV를 보면서 가졌던 의문을 해결했다.

유치단과 함께 한 스님도 "조계종과 같이 큰 종단에서도 감히 해내기 어려운 일을 작은 교단에서 해냈다"며 대견하고 부러워하는 인사를 전했다. 원불교의 역할이 국내·외에서 보이지 않는 가운데 다양했음을 인지한 것이다.

지난 해 전국을 휩쓴 구제역에 청정 강원도도 피해가지 못했다. 수많은 가축이 생매장 당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평창교당에서는 구제역은 물질의 노예가 된 인류가 만들어 낸 재앙이므로 특별 참회 천도재를 올리기로 하여 지난해 12월28일부터 1주일간 영월교당 김성희·김철중 교무와 교도들이 협력하여 천도재를 지냈고, 모아진 성금을 불우이웃돕기에 써달라고 평창군수에게 전달했다.

교도도 몇 되지 않는 가난한 교당에서 연전에는 무료진료를 실시하여 군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기도와 특별법회 등으로 꾸준히 군정을 도와주던 평창교당이었다.

이번에는 평창군청에서 성금을 모았다. 군청의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모든 직원이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우선 군수를 비롯하여 간부직원들이 성금을 냈다. 아프리카교당을 돕자는 것이다. 직접적인 이유는 물론 아프리카에서 받은 은혜를 갚고 싶어서였다. 그만큼 감동적이었기 때문이다.

은혜는 홀로 가지 않는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재생산 되어진다. 이번 평창교당의 사례는 은혜와 정성이 바로 교화임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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