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봉공회에서 운영하는 '사랑해 빨간밥차'의 역할이 크다.

서울역 앞에서 서울 노숙인 복지시설협회가 운영하는 무료실내급식소 '따스한 채움터'는 민간단체 10여 곳이 점심 공양을 하고 있다. 원불교봉공회는 수·금요일 두 차례 급식을 책임지고 있다. 이틀동안 5백여 명에게 급식을 하는데 다른 날 보다 인원이 많다. 점점 그 수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담당자는 걱정이 앞선다. 우선 원불교봉공회에는 남자 회원이 없다. 가끔 거친 노숙인들을 관리할 남자교도가 급하고, 역시 끊임없이 들어가는 무료급식의 재료비의 확보문제가 걱정이다. 봉공회의 자금을 무료급식에만 투여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

이제 겨우 3개월 째 진행하고 있지만, 초반에는 이웃종교인들이 "좁은 공간에 왜 원불교가 끼어 드느냐"며 불쾌해했고 운영책임자들도 도움보다는 불편을 주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원불교봉공회에 감동하고 있다. "우리 종단의 지도자들도 원불교봉공회원들이 활동하는 것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달 말 서초구 방배동 우면산 일대의 산사태로 많은 인명 피해와 함께 밀려내려 온 토사와 빗물에 침수된 지역의 복구활동에 원불교봉공회원들이 땀을 흘렸다.

역시 이 때에도 빨간밥차는 위력을 발휘했다. 맨몸으로 나선 복구활동 봉사자들과 가재도구 하나 성한 것이 없는 피해 주민들에게 나누어 준 점심은 상상 이상의 감동이었다. 봉사활동에 직접 팔을 걷어붙인 오예원 봉공회장을 '전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자 주민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오 회장은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에게 죄 지은 게 많잖아요. 더 열심히 봉사해서 보은 해야죠"라며 바쁘게 움직였다.

강남구 포이동의 화재 현장에도 봉공회는 달려갔다. 작은 도움이지만 진정성이 담긴 지원은 그들을 감동시켰다.

사회복지법인 원봉공회 사무국장 강명권 교무는 "인권 문제 등에 원불교가 적극 나서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며 "교구나 지구 차원에서 힘을 합하면 행정기관과 협력관계가 좋아질 수 있다. 법회도 중요하지만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동포들을 위해서 주변 교당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없어 너무 안타깝다"는 하소연이다.

"이제 밥차는 됐으니 '세탁차'가 한 대 있으면 제대로 봉공활동을 할 수 있겠다"는 강 교무의 소원이 언제쯤 이뤄질까?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