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를 강조하는 〈효경〉에서는 "신체와 털과 피부는 부모에게 받은 것(身體髮膚 受之父母)이어서 감히 손상하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라"고 하였고, 공자도 〈논어〉에 효도를 강조하는 의미에서 "집에 들어와서는 효도하고 밖에 나가서는 공경한다"고 했다.

서양에서 효는'filial duty'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본 어의를 보면 효도는 부모와 자녀의 의무라 하고 있다. 동양과 서양의 경우를 비교해 보면 유교의 효사상은 부자간 천륜(天倫)의 차원에서, 서구의 효사상은 다소 인륜(人倫)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는 점이 특징으로 나타난다.

불교의 경우 〈부모은중경〉에 효사상이 나타나 있다. 불교의 효사상은 재가불자를 위한 효와 출가자를 위한 효로 구분하고 있으며, 관련 경전으로는 〈범망경〉 〈부모은중경〉 〈중아함경〉 등이 있어 삼세 부모에 효도하도록 하고 있다.

소태산대종사는 어느 날, 강습 중에 〈부모은중경〉 한 권을 탁자 위에 놓고 말하였다. "뼈만 보고도 남녀를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니 대중 가운데 누가 말하여 보라." 처음 온 한문에 능통한 천도교 교인에게 말해보라 하니 대답이 없자 대종사 말하였다. "아마 어머니 뼈는 검고 가벼울 것이며, 아버지 뼈는 무겁고 누럴 것이다"라고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생명잉태의 어머니에 대한 보은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전통 종교의 효사상에 대하여 원불교의 효사상은 독특한 면을 지니고 있다. 부모를 신앙의 대상으로 격상하여 유교나 불교에 더하여 자녀의 부모에 대한 효성이 지극함을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 정산종사도 모든 보은 가운데 부모 보은이 제일 근본이 된다며, 이를 모르고서 어찌 천지와 동포와 법률의 근본적 은혜를 알게 되겠는가(〈정산종사법어〉, 경의편 59장)라고 하였다.

소태산은 제자들에게 충효열의 가치를 강조하며 춘향전 심청전 흥부전 등을 듣도록 하고 법어를 설하였다. 정절과 효성의 장함을 칭찬하며, 그 형식은 시대를 따라 서로 다르지만 그 정신만은 어느 시대에나 변함없이 활용되어야 한다(〈대종경〉, 실시품 41장)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효자를 두어 마음 편하고 집안이 흥왕하는가? 소태산은 부모와 자녀의 효성을 강조하면서 유가처럼 '효는 백행의 근본이라'(〈대종경〉, 인도품 11장)고 하였다. 나아가 그는 '최초법어'에서 제가의 요법을 두어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밝혔다. 호주는 자녀의 교육을 잊어버리지 아니하며, 상봉하솔의 책임을 다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이어서 가정이 화목하며, 의견 교환하기를 주의할 것은 물론, 모든 가정이 어떠한 희망과 방법으로 안락한 가정이 되었는지를 살피라 했다. 부모의 솔선수범과 자녀와의 부단한 대화를 통해 가정 소통의 장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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